“아니면 말고 식 보도 이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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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사퇴 공세에 “국민여망 거스를 수 없다”

손병관 / 최경준 기자

사진3 설명-[문광위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솔직히 말하면’이라는 말과 함께 할 말도 거침없이 했다. ⓒ 오마이뉴스 최경준]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15일 국회 상임위 답변에서 ‘사실조차 왜곡하는 비판과 공격’이라는 표현으로 일부언론의 보도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 장관은 홍보방안에 대한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저항과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선의로 출발한 방안이 이렇게 사실 전달이 왜곡되고 공격의 대상이 될 줄은 몰랐다. 사실을 숨기거나 중요한 사실을 왜곡하는 식의 비판과 공격이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직원들이 신문보도 때문에 오히려 정책추진에서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는 말도 했다.
이 장관은 “기자든 작가든 말 하나의 표현에도 대단히 신중하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 중의 하나는 ‘(언론이) 정치인이나 공직자는 근거 없이 비판해도 된다’는 생각”이라며 “정치인, 공직자에 대한 비판은 왜 신중하게 하지 않고 적당히 비판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비판이 허용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자신이 “쓰레기통을 뒤져서 기사를 써라”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내일 인사발표가 나는데, 오늘 저녁 누가 될 것이라고 들었다. 공무원이 이를 확인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나는 ‘내일 발표할 것을 오늘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인사 발표는 공평하게 줘야 하는데, 친한 언론인에게 주면 안 된다. 쓰레기통을 뒤져서라도 쓰는 것은 기자의 몫이다. 공무원은 공평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마치 특종을 하려면 쓰레기통을 뒤지라’는 식으로 언론인들을 흥분시켰다. 공평의 원칙이 사회적 원칙으로 고민되어 보지 않은 주제이고, 합의가 안됐다고 느꼈다. 기자의 질문은 그걸 해도 문제없지 않냐는 취지로 한 질문이었다. 사회적 가치의 불일치를 느꼈다.”

사진2 설명-[이 장관의 ‘쓰레기통’ 발언을 제목으로 뽑은 3월15일자 중앙일보]
그는 홍보방안의 지속에 대해서는 “지금 갈등을 겪고 있지만, 의제로 꺼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홍보방안이 시행된 지 이제 한 달이 넘어 부작용이 있지만, 최대한 선의를 잃지 않고 진심을 가지고 시행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부의 정보공개가 부실하다는 김병호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5월말 홈페이지를 개편하면 정보 공개가 더욱 원활해질 것이다. 마지막 단계로, 문화행정혁신위원회에서 정보공개의 혁신적 방안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국회 본회의 답변 태도에 대한 한나라당의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국회 질의답변이 행정부와 의회사이의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했다. 없는 말주변이지만, (준비된 답변을) 읽는 대신 내 진심을 전하려고 했다. 나의 진심 어린 태도가 어떤 면에서는 어색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국회를 경시하거나 모욕하려는 태도는 아니었다. 오해가 있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서투름의 결과”라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한나라당의 장관사퇴 공세에 대해 “국민들의 여망을 거스를 수 없다”고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후6시 지방출장을 이유로 자리를 일어서려는 이 장관에게 한나라당 문화관광위 간사인 고흥길 의원은 “우리 당에서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자는 얘기까지 나왔는데, 자진 사퇴할 용의는 없는가?”라고 물었다.
이 장관의 마지막 답변은 이렇게 이어졌다.

“제가 직접 말하는 게 도리겠죠. 장관으로서 책임질 일 있으면 언제라도 그만두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참여정부의 첫 문화부 장관이자 문화예술인 출신 첫 문화부 장관이기도 합니다.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직 두 달도 안됐는데, 국민 여망을 거스르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문화부 홍보방안’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는 집요하게 이어졌다. 특히 정병국 의원은 질의때마다 이 장관에게 일문일답식 답변을 요구하기도. 그러나 회의실을 나선 이 장관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세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가 (현안을) 이해하는 데 많이 도움됐다”고 촌평했다.

사진1 설명-[국회 상임위에서 노무현 정부의 장관들을 연일 난타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풍자한 16일자 <경향신문> 김용민 화백의 만평.]

[오마이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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