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과학자 집단망명, 조작이냐? 사실이냐?

이 뉴스를 공유하기

N.Korean-defect

미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이 북한 핵문제를 두고 3자회담이 발표된 직후 터져 나온 북한핵과학자들과 고위 군간부 망명사건 보도는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대규모 마약을 적재한 북한 선적의 ‘봉수’호가 호주 당국에 나포되는 사건 까지 겹쳐 전세계에 묘한 파장을 몰아 오고 있다. 또한 이 사건은 미국, 뉴질랜드, 나우루를 포함해 스페인, 필리핀, 태국, 스페인,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아 등을 비롯해 한국인, 중국인 등 현재까지 11개 국가들이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국가들에서는 정치쟁점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실정
이다.

 뉴질랜드에서 환경보호정책을 기조로 하고 있는 그린파티(녹색당)은 북한 핵과학자 망명에 뉴질랜드가 깊이 관여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이를 정치문제화 하겠다고 선언했다. 뉴질랜드 헤랄드지는 21일 호주 언론은 이 망명작전에 뉴질랜드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그린파티가 이를 정치문제로 다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주 언론보도에서 이번 사건의 주도적 인물은 베이징에 거주하는 “붉은 머리카락의 뉴질랜드인”으로 중국어를 유창하게 말하며 “중국 무예인 쿵후 실력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그린파티의 외교대변인 키스 록크는 20일 당은 정부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정부가 진실을 규명해 국민에게 사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뉴질랜드가 베이징에 있는 나우루의 유령대사관 설치에 관여했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내주 휴회중인 국회가 개원하면 관계 장관들에게 이 문제를 따지겠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북한 핵과학자 망명사건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보도를 부인하고 나섰다고 이 사건을 처음 보도했던 오스트레일리언 지가 21일 밝혔다. 헬렝 클라크 총리는 오스트랄리언지가 보도한 미국변호사 필립 개그너의 이름을 ‘결코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신문은 지난 1월 29일 버너드 도우위이고 전 나우루 대통령에게 준비된 브리핑노트에서 개그너 변호사는 “미국과 뉴질랜드 정부는 무기개발을 하고 있는 특정국가에 관계된 특정 난민 구조에 나우루가 협조하기를 원하고 있다’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나우루와 관련된 문건에는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가 지난해 미국의 CIA와 관련된 장시간 회의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총리 대변인은 20일 “만약 뉴질랜드 정부가 어떤 형태든 협조를 구할 경우였으면, 우리는 워싱턴DC의 변호사를 이용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개그너라는 이름을 들어 본 일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망명작전에 관련된 한 소식통은 “이 사건에 대해 모른다고 하는 것이 성공에 이르는 중요한 길”이라며 “이 사건에 미국과 뉴질랜드가 주도적 역할을 했으나 호주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호주의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이번 사건의 폭로는 비정부 단체 관계자로부터 발설됐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마도 나우루 공화국측에서 소문이 나왔을 것”이라고 밝
혔다.
 한편 이번 작전 배후에는 프리돔하우스 회장인 제임스 울시 전 미CIA국장을 포함해 레이건 대통령의 마이클 호로위쯔 (허드슨 연구소)보좌관 등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질랜드의 선데이스타 타임스지는 20일 북한의 핵과학자와 고위 군간부 20여명의 탈북 망명작전에는 뉴질랜드와 나우루 공화국 등을 포함해 적어도 11개국이 ‘영사보호’ 명목 등으로 관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 망명작전은 지난해 10월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발생한 테러사건 이후 개시됐다고 밝혔다. 또 이 작전에는 신원미상의 뉴질랜드인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나우루와 뉴질랜드 정부 관계자들이 워싱턴DC에서 수 차례 만나 작전을 숙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망명 계획은 지난해 10월 12일 인도네시아의 발리 테러사건이 발생한 다음날부터 작전에 돌입했다고 스트레이트 타임스지가 20일 보도
했다.

오스트레일리안지 보도에 따르면 망명자 중에는 북한 “핵개발의 대부”로 알려진 경원하 박사도 포함돼 있다. 경 박사는 스페인 관리들의 도움으로 지난해 말 탈북, 서방 국가의 안전한 장소에 머물고 있으며 미국 정보관리들에게 영변 원자로 등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신문은 보도
했다.

 이 신문은 북한 고위 관계자들의 망명 작전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추진돼 최근 완료됐으며 여러 나라가 중국을 떠난 망명자들에게 최장 30일간 은신처를 제공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족제비 작전’으로 불린 이 망명작전은 중국으로 탈출한 인사들을 나우루 영사관 차에 태워 빼돌려 제3국에서 은신하게 한 뒤 서방세계로 데려오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작전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또 이 신문은 이 계획은 중국과 남태평양의 섬 나우루 등을 무대로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추러브 기자는 이어 북한인들의 탈출 경위와 관련해 “북한인 20명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북한을 탈출했다. 이들은 3개의 경로를 통해 두만강을 건넌 것으로 알고 있다. 탈출과정에서 일가족이 사살되는 등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자들이 왜 한국 정부와 접촉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대해 “망명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북핵 관련 정보가 너무 민감한 나머지 서방행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가 망명사건을 주도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탈북을 원하는 망명자들의 희망과 북한 핵정보를 파악하려는 서방 측 필요가 맞아떨어져 망명이 성사됐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 1980년대에 미국에서 캐나다를 통해 북한으로 망명한 경원하 박사가 어떻게 엄중한 감시망을 뚫고 서방으로 망명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북한은 아주 부패된 사회다. 경원하 박사를 포함한 망명자들은 돈으로 북한당국을 매수, 감시의 눈을 피해 탈북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또 추러브 기자는 “망명자 중 3명은 미국에 있다. 나머지는 동남아 국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
‘족제비 작전’은
미,기획망명

 지난해 10월 중국 지역에서 “북한의 핵관계자가 미국에 망명했다”라는 소문이 무성했
었다.
 한 정보관계자는 “지난해 10월께 저명한 북한 핵물리학자가 망명했다는 첩보가 중국 현지에서 나돌았다”면서 “만약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이 개입했다면 한국 정부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 지원단체의 한 관계자도 “영변 핵시설에서 근무하던 과학자가 정보를 갖고 탈북해 미국 측에 넘겨줬다는 얘기가 지난해 10월을 전후해 베이징에 퍼졌다”면서 “당시 CIA가 관여됐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밝혔다.
.
 그 소문의 진상이 이번 호주의 위크엔드 오스트레일리언지 보도로 신빙성을 더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 보도가 있기 전 인콰이어러(Inquirer)’가 2주일 앞서 보도했지만 오스트레일리언 지의 보도를 인용한 AFP통신이 세계에 타전하면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족제비 작전 (Operation Weasel)’으로 불리는 이 작전은 북한 핵 과학자와 군 고위 간부 20여명을 서방으로 망명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번 보도는 몇 달간에 걸친 방대한 취재 내용과 많은 관련자들의 증언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어 상당한 신빙성을 느끼게 한다.

 이번 작전의 목표는 북한 핵 과학자와 장교를 망명시켜 김정일 정권을 붕괴시키는 것이었다. .작년 초 워싱턴에서 미국 정부의 외곽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이 비밀리에 이 계획을 수립했다. 이들은 정부와 가까우면서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민간인 신분이었다. 비밀 계획이 탄로 날 경우 미국 정부가 곤경에 처할 수 있으므로 중국과 외교관계가 있고 탈북 인사의 망명 경유지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지나친 의심을 사지 않을 나우루 등 ‘소국’들의 도움을 얻기로 했다. 공작비용은 워싱턴의 ‘국제법연구소‘ 등 비영리 민간 기구들이 대기로 했다.

 이 작전에 따라 탈북 망명한 북한 인사는 2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한꺼번에 탈북한 것은 아니다. 경원하 박사는 작년 말 가족들과 탈북해 망명했다. 이 과정에 몇 나라의 자원자들이 참여했다. 북한 인사들 일부는 위조 여권을 사용했고, 일부는 몰래 강을 건넜으며, 뇌물을 주고 국경을 통과하기도 했다. 중·북 국경의 양진이라는 곳에 한때 머문 사람도 있었다. 일단 중국으로 넘어오면 다른 국가들이 지원에 나섰다.

 뉴질랜드, 필리핀, 스페인, 태국 등 10여 개 국가들은 직접 북한 인사들을 빼낸 것은 아니며, 중국에 들어온 북한 인사의 이동에 차량을 제공하거나 잠시 그들 공관에 은신처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작전의 최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북한 핵과학자인 경 박사는 스페인 관리들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했다. 현재 서방국가의 안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 그는 북한 핵 능력에 관해 전례 없이 깊숙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특히 (1994년까지 폐연료봉 8000개를 만들어낸 후 가동이 중단됐다가 최근 북한이 재가동을 선언한 5㎿의) 영변 제1호 원자로에 관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나우루는
어떻게 관여했나

 세계 최소국 중의 하나인 나우루는 남태평양상의 나라로 이번 작전에 협력한 11개 국가 중 하나다. 인구 1만2천여명의 소국이어서 망명을 중개할 만큼 국가 조직이 정비돼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과거 호주의 보호령이었던 나우루는 그러나 이번 작전에 100% 예정 계획대로는 참여하지 못했다. 나우루의 전 재무장관 킨자 클로두마(Clodumar)는 “(100만달러를 받고) 북한의 핵 과학자와 가족을 중국의 한 농가에서 베이징의 대사관으로 데려올 예정이었다”고 말했으나 이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다.

 작년 10월 12일 나우루의 여권 판매(passports-for-sale) 회사를 대리하는 워싱턴의 변호사 필립 개그너(Gagner)는 미국 정부 관리들 모임에 초대받았다. 여기서 스티븐 레이(Ray)라는 미국인과 존 스미스(Smith·가명)라는 뉴질랜드인의 부탁에 따라 개그너는 호주 멜버른에서 당뇨 합병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던 나우루의 르네 해리스(Harris)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워싱턴에 나우루 총영사관, 베이징에 나우루 대사관을 건립하는 자금을 지원하겠으며, 러시아 마피아 등이 돈세탁 장소로 이용하는 나우루의 은행 시스템을 개혁하는 대가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비우호국’ 명단에서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해리스 대통령은 워싱턴에 사람을 보내 레이 및 스미스와 접촉,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그는 지난 1월 29일 후임 대통령인 버나드 도위고요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미국과 뉴질랜드 정부가 북한의 망명자 문제와 관련, 나우루가 도와줄 것을 원했다”고 했다.
 또 나우루의 전 재무장관인 킨자 클로두마는 “북한의 핵과학자와 가족을 중국의 한 농가에서 나우루 영사관 차량으로 대사관으로 데려올 예정이었다”며 “그 대가로 100만달러를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
 클로두마 전 장관은 레이와 스미스가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직계”이며 “올리버 노스의 친구”라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또 나우루의 해외 공관 설치 자금은 워싱턴의 비영리 기구인 ‘국제법 센터’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족제비 작전의 후원자는 제임스 울시 전 미 중앙정보국(CIA)국장이 회장으로 있는 ‘프리덤 하우스’라고 말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