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불 헤로인 운반 북 화물선 나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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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연방경찰과 방위군은 지난 20일 호주 동부 해상에서 마약 밀수에 연루된 북한 화물선 한 척을 나포했다고 군 관계자들이 밝혔다. 군.경찰 요원들로 구성된 호주 특수부대는 이날 뉴사우스 웨일스주 소재 뉴캐슬항에서 35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4천t급 북한 화물선 ‘봉수호’를 발견, 수 차례에 걸쳐 정선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북측이 명령을 거부하자 호주 정부는 헬기와 잠수부대 등 특수부대를 동원해 봉수호에 기습작전을 편 후 선박을 제압했다.
 봉수호는 곧 해군 프리깃함의 호위를 받아 시드니 항에 예인됐으며, 북한인 선장과 승무원 29명은 앞으로 수일 동안 연방 경찰의 조사를 받은 후 기소될 것으로 호주와 영국의 언론 들이 보도했다.
 경찰과 군은 선박 나포 1주 전 빅토리아주 로른에서 2천4백만달러 상당의 헤로인 50㎏을 밀수입한 동남아인 4명을 검거한 뒤, 이 마약을 운반한 혐의로 봉수호를 16일(수요일)부터 나흘간 계속 감시와 추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해군은 경찰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고 헬기 한대와 고무보트를 동원해 화물선에 진입했다고 해군 소식통들이 밝혔다. 더 타임스는 21일자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동남아인은 34세의 싱가폴인, 44세와 45세의 두명의 말레시아인, 신원미상 1명 등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이 체포된 인근 해안에서 1명의 표류 시체가 발견됐는데 경찰은 일당 중의 한 명으로 마약 인수시 험한 파도 때문에 익사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번 북한 선박 나포작전에는 호주의 군특수기동타격대를 포함한 잠수부대원들이 해군, 경찰, 세관 등과 함께 C-150 수송기, 프리깃함, HMAS경비정, RAN헬기. 고무보트 등을 동원해 입체 추적 작전을 벌였다. 결정적인 선박 나포 때는 해상이 강한 폭풍우 때문에 엄청난 파도가 밀려 한때 기습작전을 연기할 계획도 세웠다.
“타르탄”이란 작전명을 띈 이번 수색작전은 지난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봉수호’가 로른 해안에서 헤로인을 넘겨준 것을 탐지한 군, 경찰, 세관 합동팀은 북한측이 모르게 감시해 뒤를 따랐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보당국으로부터 선박 위치에 대한 위성감시정보를 건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디어 지난 19일 새벽 4시 호주 해군 함정은 수평선 상에 나타난 봉수호를 발견했다. 당시 봉수호는 시드니항으로부터 90마일 해상에 있었다. 이 작전에 동원된 헬기에서 정선 명령이 스피커로 울리고 해군 함정은 라디오 교신으로 역시 정선을 명령했다. 그러나 봉수호는 이를 거부한채 도주할 기미를 보였다.
 이에 해군함정은 봉수호와 200-300미터까지 접근했으며, RAN헬기-호크 헬기에 탑승한 특수부대원들은 신속하게 선박에 뛰어 내려 기습작전에 돌입해 8분만에 선박을 점령했다. 이 당시 북한 승무원들의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해군측은 밝혔다. 영어를 떠듬거리는 북한 선박의 선장은 ‘배가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라고 말했다고 작전에 참가한 한 대원은 전했다.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는 봉수호 나포와 관련해 “호주 해안선 방어를 위한 국방력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호주 당국이 불법 마약 밀수 근절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의지가 있음을 국제 마약조직에 보여준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호주의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언지는 21일 하워드 총리가 ‘봉수호’는 평양에 본사를 두고 있는 ‘봉수해운상사’ 소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로이드 해운기록부에는 봉수해운상사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다. 다만 이 해운소속 선박들이 일본과 홍콩 등지에서 나포된 적이 있다고 알려졌다. 외화난에 시달리는 북한은 지난 몇년간 중국.일본.대만 등을 대상으로 마약밀매 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과거에는 아편을 주로 밀매했던 북한은 최근 헤로인을 집중적으로 밀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헤로인 밀수사건도 북한은 버마-라오스-태국 등으로 연결된 세계최대마약단지로 불리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커넥션으로 보여진다.
 이번 마약 검거는 호주 빅토리아 지역내에서 행한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북한선박
나포가 주는 의미

 호주 법에 따르면 호주 영토 내에서 범죄행위에 연루된 선박은 비록 공해상으로 도주하더라도 추적, 나포할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또 공해상에서 외국의 민간 선박에 대한 군함의 임검과 수색에 대해서는 유엔 해양법협약 110조에도 규정돼 있다. 이 규정에 의거 해적행위와 노예무역, 밀수 등 범죄행위와 무국적선에 대해 모든 국가의 군함이 임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또 국기게양이나 국기표시 거부 등의 혐의가 있는 선박에 대해서는 군함이 임검 나포 및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번 사건에서 정확한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규정으로 볼 때 이번 경우도 지난해 북한 미사일선박에 대한 스페인 군함의 나포와 같이 우선 범죄혐의에 대한 임검권 행사 차원으로 보인다.
 임검에 불응, 도망간 경우 는 추적할 수도 있다. 지난해 스페인 군함이 도망가는 북한 선박을 경고사격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번의 경우도 임검에 불응해 일부 무력을 발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9ㆍ11테러 이후 유엔 안보리를 통과한 대테러 결의안이 보장한 규정에 따라 테러 국가들에 대한 정보를 관계국에 제공해 준 것으로 보여진다. 북한의 선박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하는 첩보위성 등을 통해 미국은 관계국과 긴밀한 관계를 가져왔다. 특히 호주는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영국과 함께한 동맹국가 이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되는 점은 미국의 감시망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 북한이 이 같은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경제사정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더구나 핵문제와 관련해 미,북,중 등 3자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시점에서 ‘마약 밀수선’ 행위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함께 국제적으로 비난이 될 것이 자명하다.
 북한 선박 나포 사건은 일단 미국의 대 이라크전, 대 테러전과는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마약자금이 어디에 사용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한다.
 미국은 항시 북한의 마약밀매에 대해 예의 주시 해 왔다. 미국의 정보 소식통들은 북한이 매년 40톤의 아편을 생산하고 있으며 100달러 위조지폐 발행으로 년간 5억 달러 정도를 불법 거래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의 공식 대외무역 거래는 년간 6억5천만 달러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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