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감원… 교포 승무원만 짤랐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이라크 전쟁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일부 직장에서는 감원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감원 바람이 한국기업이라고 피해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미주 전역 한인들의 분노를 자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지난 12일 발생하였다.

다름아닌 대한항공이 애써 채용한 미주 승무원을 일방적으로 5월 31일까지 해고 통보하였고, 한 지점에서는 즉석에서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곳 미주지역으로 진출할 당시에는 미국 문화와 현지를 잘 파악하고 있는 현지채용 직원을 반기며 8차례에 걸쳐 채용하더니, ‘경기가 침체되었다’는 이유로 헌짚신 짝 버리듯 일방해고 조치를 감행한 것이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동포들은 분개하며 해고 승무원들에게 법적대응이라도 하라며 격려하고 있다.

박상균 (취재부기자) [email protected]

황지환 (취재부기자)
[email protected]


부끄러운 우리의 날개 “대한항공”

‘자랑스런(?) 우리의 날개’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미주 현지 승무원을 일방적으로 해고통보 조치하였다. 대한항공은 LA 8명, 뉴욕 6명, 그리고 하와이 호놀롤루 5명 등을 포함해 총19명에 해고통보를 알렸고, 이들 중 일부에 통보와 함께 즉석에서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주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해직통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법률검토를 거쳐 진행되었고, 이런 해직통보는 IMF때에도 한차례 겪었던 사안이어서 별 문제 될 것이 없다”라고 말하며 “이번 해고조치는 이라크 전쟁과 사스(SARS)로 인한 경영난 악화와 환율 및 유가 급등 등의 이유로 본국지침이 떨어져 불가피하게 감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말만 남길 뿐 공식적인 인터뷰 등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관례적으로 일정기간 의료보험 혜택과 한 달치 정도의 월급을 추가 지급할 예정이며, 이러한 배려는 우리 밖에 없다”라며 금번 해고조치에 대해 스스로 위안(?)을 하려는 발언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이미 본국 대한항공에서 4월 21일자로 100 여명의 명예퇴직을 받아서 감원조치를 했다. 이와 같이 본국 직원들(계약직 제외)은 노조에 가입되어 노조의 보호 속에서 적절하게 명예퇴직이라는 자진사퇴가 유도된 것과는 달리 미주 지역 직원들(본국파견 직원제외)은 ‘노조자격이 없는’ 즉 ‘노조의 보호로부터 벗어난 사각지대’에서 일을 해왔고 이런 와중에 일방적 해고통보를 받은 것이다.

따라서 일부 시각에서는 ‘본국에서 1명의 직원을 명예퇴직 시키는 것보다 이곳에서 2-3명을 해고 처리하는 것이 더욱 쉽고 별문제가 없다’라는 시각의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해고사유는 이라크, 환율 등

미주 지역본부 관리부의 관계자의 말을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결국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이번 해고조치는 하등의 법적 하자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었다는 주장이며 표면상으로는 경기침체 즉 이라크 전쟁과, 환율 급등, 그리고 유가 급등 등의 이유로 해고를 감행했다고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이례(?)적으로 의료보험 연장 등 푸짐한(?) 선물까지 안겨 주었으니 회사를 이해해 달란 얘기다. 이라크 전쟁이 막을 내리면서 최근 환율이 1,100원 대까지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일 수도 있겠지만 환율은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더욱이 유가 또한 이라크 전 이후 그간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완연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과연 한국의 대표 항공사로서 대한항공이 1-2달 간의 환율하락, 유가급등 등현재의 ‘경제적 여건’을 감안하지도 않고 직원을 뽑았겠는가? 그것은 아닐 것이다. 미주 한인 직원을 헌신짝 버리듯 거리로 내몰아 버린 이번 행태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부메랑 효과를 아시는지

더욱이 미주 대한항공지사는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를 들어 해고통지를 받은 승무원을 회사로 소환하는 어이없는 행동마저 저질렀다. 이런 일련의 조치에 대해 해고통보를 받은 해당 승무원들은 미주 한인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이에 절대로 굴복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시민들도 대한항공에 대한 불신감과 신뢰감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분개했다. LA 한인들은 타국 항공사에 비해 비교적 높은 가격인 한국의 대한항공을 애용해 왔던 이유는 애국심과 동포애가 가슴 한편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었다며 이번 처사는 단순히 미주 승무원을 해고하는 차원이 아니라, 미주 한인들을 영원히 고객으로 맞고 싶지않다는 통보라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들이었다.

10여년 가까이 대한항공을 이용해 왔다는 한 미주 한인은 “서비스가 불충분하더라도 모국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대한항공사를 애용해 왔지만, 앞으로 가격 경쟁력면에서 비교적 저렴한 타국 항공사를 이용할 것을 이번 기회에 결심했고, 주변 이웃들에게도 이를 권할 것이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결국 대한항공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감안해 장기적으로 다양한 고객층을 외면했다는 평이 많다. 이런 부당한 처사가 해고당한 승무원 가족들을 포함해 이들의 이웃들에게 퍼져 미주 한인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할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측은 단순 승무원 해고에서 번진 이번 불길에 매우 당혹해 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입장 표명도 없이 그저 잠잠해지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LA를 비롯한 미주 전역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승무원 일방 해고조치’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해명 등 진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들의 광고 문구처럼 ‘자랑스런(?) 날개’가 아닌 ‘추락하는 날개’로 미주한인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