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섹스를 위한 기교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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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동의보감에 견줄만한 일본의 의학서로 ‘의심방(醫心方)’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28권에는 방내라는 제목하에 성의학에 관한 온갖 지식들이 망라되어 있는데 총 30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인들의 섹스에 대한 관념은 우리가 놀랄 정도로 천진스럽고 관대하다. 가령 일본의 건국신화를 보면 남신인 이자나기가 여신인 이자나미에게 나의 몸에는 남는 부분이 있고 당신의 몸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으니 이 남는 부분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면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다.
우리의 눈에는 건국신화치고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일본의 고대 풍습을 들여다 보면 적나라하게 성을 묘사하는 놀이나 의식이 적지 않다.
방내편에서 성을 다루는 기본 정신은 섹스는 우주의 이치에 따르는 신성하고 창조적인 행위이므로 성적 욕망에 따르는 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요 결코 피하거나 어길 일이 아니며 서로에게 완전한 기쁨을 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자나 여자, 어느 한 쪽 만이 일방적으로 욕심을 채우거나 기쁨을 느끼는 섹스, 한쪽의 의사를 무시하고 행하는 강제적인 섹스는 천지의 조화를 깨트리는 행위로서 자연에 대한 모독이 된다.
서로의 완전한 합일을 위해서는 남녀가 결합 전에 서로 충만한 기분에 도달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의심방에서는 화지(和志)라 한다. 서로 뜻이 같아지도록 한다는 뜻인데 이때 이를 주도하는 것은 남자의 의무라고 한다.
부드러운 말과 즐거운 분위기로 여자를 이끌어 육체와 정신이 고조되어 서로를 원하는 상태로 되도록 한 후에 육체적 교섭이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는 현대적 의미에서 보면 전희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여성 불감증이나 오르가즘 장애, 성교시 통증을 느끼는 성교통의 가장 흔한 원인이 남자쪽의 성적 무지이다. 남성은 생리적으로 성욕을 느낌과 동시에 육체적 관계를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성욕을 느끼는 과정부터 상당히 섬세하고 유동적이어서 자칫 성욕감퇴를 불러 일으키기 쉬우며 일단 성욕을 느낀다 하더라도 만족한 성적 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육체가 준비되는 성적 흥분기가 상당시간 필요하다.
남성의 발기에 해당하는 이 흥분기는 질벽 및 소음순의 충혈, 자궁의 수축, 질 내 분비샘에서의 윤활액 분비 등의 작용을 함으로써 원활한 성관계를 가능하게 하고 여성이 성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게 된다. 이러한 준비단계가 전희단계이다. 만약 이 단계가 생략된 채 일방적으로 남성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성급하고 거칠게 관계를 요구하고 이러한 관계가 지속될 경우 배우자는 불감증이나 성교통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전희단계는 오로지 여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남자들도 다양한 신체적 접촉, 키스 및 유희를 필요로 하고 원하게 된다. 모든 남자가 항상 발기와 성교만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미국의 성의학자 조엘 블록박사는 효과적인 전희의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섹스가 머리속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명심하여 그 시간만큼은 오로지 성적인 생각만을 하고 성적인 대화를 나누도록 한다. 또한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써서 분위기를 완벽하게 만들도록 애쓴다. 이러한 정성은 상대방에게 뜻밖의 감동을 주게 되고 감정을 고조시킬 수 있다. 그동안 관습적으로 따라온 성적인 터부를 거부하고 과감하고 색다른 시도를 해 보도록 한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기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려해 본다.
한편 전희 중에는 항상 느긋한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흥분되었을 때 잠시 템포를 느리게 하였다가 다시 흥분을 고조시키곤 하며 리듬을 조절하도록 한다. 전희를 단순히 성관계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즐기도록 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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