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주 환원약속 불이행 “법적 대응책 강구하겠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아시아나 은행의 나라은행과의 합병계획에 대해 북가주 한인사회 일각에서 “아시아나 은행이 한인사회와의 ‘30만주 환원’약속을 져버린 배신행위”이라며 “법적 대응도 강구하겠다”는 목소리가 높아 가고 있다. 은행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동포사회가 단체소송을 검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나 은행 활성화를 위해 참여했던 일부 고문들과 이사들은 이종문 이사장이 한인사회와의 약속을 위반해 일방적인 합병을 추진했다며 은행과 이사장을 상대로 단체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 분야에서 거대한 부를 축적한 이종문 아시아나 은행이사장은 실리콘밸리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이 되면서 지역 한인사회참여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다가 주주들의 내분으로 바람잘 날이 없는 아시아나 은행에 발을 들여 놓게 됐다. 이사장이 되면서 300만 달러를 은행에 투자하고 말썽 많은 주주들의 주식을 매입해 은행 정상화에 나름대로 노력했다. 또 한인사회에 대하여 ‘은행에서 번 돈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종문 이사장은 동포사회에 대하여 ‘30만주 환원(300만 달러어치)’을 공약하면서 동포사회가 은행을 키워 주도록 호소했다. 한인사회와의 유대와 은행 활성화를 위해 동포사회 유지들을 은행고문이나 이사로 영입했다. 이에 동포사회에서도 은행 키우기에 나섰다. 신규 구좌 개설 등으로 ‘아시아나 은행 활성화’를 도왔다.
동포사회는 이종문 이사장이 아시아나 은행에 동참한 것에 대해 크게 고무됐다. 우선 무엇보다 재력이나 신용면에서 미국내에서도 알아주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한때 아시아나 은행은 좋은 실적을 보인 적도 있었다. 그래서 동포사회는 은행의 이익에서 사회환원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은행은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
이종문 이사장은 자신의 힘으로는 은행 경영이 한계에 다 달았음을 실감했다. 주위에서도 “은행에서 손을 떼는 것이 낫다”라는 권유를 많이 받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느닷없이 ‘나라은행과의 합병’이란 소식이 터져 나온 것이다.
아시아나 은행의 고문 중의 한 사람은 “아시아나 은행은 북가주 동포사회의 자존심이 걸린 금융기관이다. 우리들은 은행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우리와는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은행을 팔아 버린 행위는 배신이다”면서 “특히 이종문 이사장은 대주주로서 30만주 사회환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 은행 초창기에 이사로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이 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약 10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는데 하루 아침에 은행을 팔아 버리다니 무책임하다”면서 “은행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 나고 새로 구조조정을 하여 은행을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고문들과 이사들의 법적소송 움직임에 대해 지역의 한 변호사는 고문들의 주장대로 아시아나 은행이 고문제도를 도입하면서 은행의 실적이 양호하면 30만주를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면 이번 케이스는 사기혐의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내 놓고 있다.
이번 합병을 두고 아시아나 은행의 일부 주주들이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 대해 이종문 이사장측은 “자칫하면 휴지조각이 돼 버릴 아시아나 주식을 합병으로 오히려 주가상승을 시켰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고 있다. 일부 한인들도 ‘30만주 한인사회 환원’이라는 공약에 대해서는 은행이 발전적 확장으로 이종문 이사장이 계속 나라은행의 최고실력자가 되기 때문에 기대해보자는 입장도 보였다.

“약속파기는 배신행위”

나라은행과 아시아나 은행이 합병계획을 발표하자 이 소식은 미 전국일간지 USA투데이를 포함해 LA비즈니스 저널 등 경제관련 매체에 보도됐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벤자민 홍 행장이 실질적으로 최고경영자가 될 것으로 보았다. 금융계에서는 벤자민 홍 행장이 “욕심을 많이 부리고 있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나라은행 내부에서 조차 긍정적 면과 부정적 면이 대치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현재 은행이 상한가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선장이 도중하차하면 안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그러나 한때 건강문제로 은퇴설까지 비추던 홍 행장이 나라은행의 실질적 의결기관인 이사회의 장이 되어 총체적으로 은행의 경영과 집행까지 관여하는 파워를 지니고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그는 이번 합병과정에서 자신을 후원하던 토마스 정 이사장을 교묘하게 2선으로 후퇴시키고 자신이 전면으로 부상했다. 나라은행이 한때 재정적으로 어려운 때도 있었다. 당시 홍 행장은 토마스 정 이사장의 재력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루는 ‘장미 100송이’를 들고 정 이사장의 집을 방문해 생일을 맞이한 정 이사장의 부인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리고는 나라은행을 살리자고 호소했다.
이번 합병계획이 벤자민 홍 행장의 ‘친위 쿠테타’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벤자민 홍 행장은 오는 6월에 은퇴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홍 행장은 미주동포사회 은행장 중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행장이다. 그는 봉급과 보너스를 합처 지난해 147만 달러였다. 보너스가 128만 달러, 이사회비 12,000 달러, 봉급 184,074 달러를 합친 액수이다. 보너스 액수가 많은 것은 은행수익의 7%를 보너스로 받는다는 계약 때문이다.
홍 행장이 받은 147만 달러는 한인사회 상위급 은행인 PUB(전 가주외은),한미, 중앙,윌셔은행 등 4개 은행 행장이 받는 수입을 모두 합친 액수 보다 많다. PUB의 현운석 행장은 16만 달러, 한미의 육증훈 전 행장 33만 달러, 중앙의 金선홍 행장은 37만 달러, 윌셔의 민수봉 행장은 42만 달러를 지난해 받았다. 이들 4개 은행장이 받은 액수를 모두 합치면 128만 달러이다. 홍 행장은 이들 4개은행장 수입을 합친 액수보다 19만 달러를 더 받았다.
19만 달러면 가주 조흥은행 조수환 행장의 연수입보다 많다. 나라은행은 지난 2000년 중 실수익이 1,029만 달러였으며, 2002년에는 연총수입이 6,657만 달러나 됐다. 홍 행장은 보너스만 해도 128만 달러였다. 그 당시 설날에 나라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든 은행들이 ‘무료송금’서비스를 실시했다. 이를 보고 많은 고객들은 “행장이 받는 보너스의 몇 십분의 일이면 무료 송금서비스를 실시하는 비용이 나올텐데 그것이 아깝다고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 무료송금조차 외면한 나라은행은 도대체 어느 나라 은행이냐?”고 비난한 적도 있었다.
합병은 친위쿠테타

이번 합병은 납득이 가지 않은 면이 너무도 많다. 우선 아시아나 은행이 점포를 갖고 있는 지역에 나라은행 지점도 같은 장소에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아시아나 지점이 돈벌이를 잘하고 있었다면 문제가 다르다. 나라은행의 지점 망 확장의 일환도 아니다. 나라은행의 지점이 없는 지역에 아시아나 지점이 있다면 그것은 지점 망 확장의 일환으로 합병 이유도 될 수 있다.
현재 북가주 지역에 한인계 은행은 모두 6개에 지점이 9개가 있다. 나라은행, 아시아나 은행, 퍼시픽유니언뱅크, 윌셔은행, 한미신용조합과 한국신용조합 등이다. 이 중 나라은행과 아시아나 은행은 공교롭게도 2개 지점이 같은 장소에 위치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지점은 불과 한 블록 사이로 가까이 있으며 또다른 한 지점은 오클랜드시에 서로 두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은행업무 분석가인 조 몰포드는 지난 97년 아시아나 은행이 설립준비를 하고 있을 때 “지역의 한인 비즈니스사회를 주고객으로 할 경우 승산이 있다”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당시 아시아나 은행 준비위원회는 샌호세 인근 실리콘밸리의 서니 베일에 점포를 계획하고 있을 때였다. 실리콘밸리 지역에는 현대전자(지금의 하이닉스)와 삼성반도체를 비롯해 많은 한국계 전자계통 비즈니스가 운집해 있었다.
그러나 아시아나 은행은 태생 때부터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1996년 4월 설립준비 당시의 명칭은 팬 아시안 뱅크(Pan Asian Bank)였다. 한달 후에 명칭을 ‘아시아나 은행’으로 변경신청했다. 그 해 10월 준비위 이사장인 황규빈(텔레비디오 대표)씨와 은행장으로 내정된 칼 틴더(전 중앙은행 행장)씨가 떨어져 나갔다.
이 바람에 아시아나 은행 준비위(위원장 金완희)는 조직을 변경해 97년 1월 말에 새로 신청서를 은행국에 제출했다. 이 당시 LA의 새한은행에 있던 민대홍씨는 아시아나 은행의 부행장으로 선임됐다.
하여간 아시아나 은행은 어렵사리 은행국의 허가를 받아 99년 2월에 영업을 개시했다. 그러나 은행 주주들의 불화가 심하고 자본력도 약해 풀서비스 은행으로서 기능을 살려 가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관계로 은행 융자도 타 은행에 비해 약했다. 또한 아시아나 은행의 신용도가 낮아 은행국의 심사 감독이 철저했다.
따라서 한인 고객들이 융자를 하고 싶어도 까다로운 절차와 규제 등으로 원활 하게 되지 않아 자연히 멀어지게 됐다. 은행은 영업광고나 접대비 사용에도 은행국의 심사가 까다로워 제대로 비용을 쓸 수가 없을 정도로 신용이 나빴다. 지난해 5월에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감사를 받게 되어 현재까지 시정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다.
나라은행과 아시아나 은행의 합병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