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다이어트는 다른 형태의 性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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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의 Pork Music인기 가수 Karen Carpenter가 거식증으로 사망했던 이유는 인터뷰를 하던 한 신문 기자가 가볍게 “ 당신은 너무 뚱뚱한 거 아니냐”? 라는 그 말 한마디에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최근 한국 대학교 교수 팀들의 “외모 인식과 건강 수준 실태조사”는 우리에게 충격을 준다. 조사에 따르면 만 11∼17세 여학생 2,891명과 남학생 8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학생의 10.9%는 거식증 (식이장애 위험증세)을 보였고, 체중 미달에 속하는 여학생 가운데 무려 29.3%가 체중 조절 경험이 있었다. 또 여학생의 64.3%, 남학생의 36.1%가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은 기성사회의 외모지상주의로 인한 과도한 다이어트 현상이 청소년들에게 고스란히 전염됐음을 보여준 이 같은 조사결과는 사회 전반의 시급한 인식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하는 듯하다.

일부 여성학자들은 다이어트를 여성의 몸에 대한 폭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흔히 다이어트는 아름다움에 대한 자발적, 본능적 욕망이라거나 건강 관리라고 포장되지만 그것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시각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여성의 몸이 남성의 성적 대상으로 존재함으로써 거짓된 성 정체성을 갖게 된다고 정의를 내리기도 한다.

그들의 주장을 증명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미스코리아선발대회 등의 미인선발대회라고 할 수가 있다. 신체사이즈 36-24-36이라는 남성의 성적 대상으로서의 서구형 몸매가 한국의 표준미인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이 같은 여성의 미의 기준이 동양여성에게 맞춰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36인치의 가슴둘레와 히프를 갖추려면 170cm의 키는 되어야 한다. 이는 동양인 중에선 남성들의 평균 키에 육박한다. 더구나 24인치의 허리는 건강한 170cm 가량의 여성이라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사이즈다. 즉 글래머라는 남성의 성적 욕망이 반영된 인위적인 체형인 것이다.

또 하나의 사회적인 문제는 왜곡된 콤플렉스를 토대로 한 아름다움의 추구 방식인 다이어트나 성형은 상업주의와 결탁해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다이어트 식품이 생산돼 나오고 각종 건강 기구의 판매량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며, 성형으로 미모를 찾을 수 있다는 유혹도Media를 통해 하루도 빠짐없이 실린다. 연예인을 앞세운 업체들의 상술은 대중에게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것도 또 다른 결정적인 통로가 된다. 아무개도 했는데, 왜 당신은 못하느냐. 작심삼일이라고 너무 게으른 거 아니냐는 메시지를 은근히 전달하는 것이다.

건강하게 잘살자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허나 최근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다이어트 열풍은 아무리 봐도 정도가 지나치다. 50대 주부에서부터 10대 소녀까지 다이어트가 일상적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열풍은 외모나 미를 강요하고 있고 건강보다는 외모지상주의라는 왜곡된 사고가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사회·정치적으로 구성되어온 가치를 시대 개념으로 본다면 마른 체형을 아름답다고 만든 사회문화적 제도나 담론들에 도전해서 긍정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것도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여성은 외모로 평가되는 대상이 되지 말아야 하며 본인 스스로 외모 중심의 획일적 아름다움에 대한 잘못된 의식에서 탈출해야 할 것이다. 다이어트의 목적이 남성들의 성적 욕망이 낳은 인위적 아름다움에 맞추는 것 보다는 다이어트의 목적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선데이저널 여성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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