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분 정상회담… 슬프고 비통한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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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목과 관심이 총 집중되었던 한미정상회담이 일단 무사히 끝났다.

“한미동맹 강화”를 내걸고 미국에 첫 발을 디딘 순간부터 벌어진 일련의 친미발언과 행사는 그런대로 긍정적이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내걸었던 3원칙의 방미정상외교가 대과 없이 관철된 듯이 보이는 점도 일단 높이 평가할 만 하다. 그런데도 어딘가 미진하고 미흡하다는 느낌을 갖는 식자들이 내외에 걸쳐 뜻밖에 많은 것도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먼저, 북핵문제를 보자. 노대통령이 일관되게 주창하고 부시대통령과의 4차례 정상간 전화에서도 확약을 받았다던 소위 ‘평화적 해결’원칙이 공동성명을 통해 재확인되었다.

허나 그뿐이다. 어떤 방책을 쓸 것 인가의 방법론이 없는 이상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묻노니 미국측이 마련 중이라는 선제공격 옵션말고도, 가령 마약밀수 봉쇄나 경제제재는 평화적해결의 수단이 못 된다는 얘긴가?(북측은 경제제재를 전쟁행위로 간주한다는 입장이었다.)

14일 낮 워싱턴에서 미국의 한국문제전문가들과의 만남에서 한 인사가 “ 평화적방법으로 해결되지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노대통령은 “ (평화적해결을 위한)마지막단계까지 와 있지 않다”면서 ‘가상적질문’이라 규정하고 “경제 등에 불안요인이 생기니까 답변하지 않겠다”고 일축해 버렸다. 미국측의 ‘의구심’을 풀겠다던 노대통령의 당초 심사를 그들이 어떻게 받아드릴지 저으기 불안한 대목의 하나이다.

두 번째, 주한미군문제는 쉽게 매듭지었다. 용산사령부는 옮겨가되 인계철선의 미2사단만은 북핵해결 때까지 전방에 있어달라는 우리측 애소(?)가 받아드려 진 셈.
‘자주국방’을 추구하다가 뒤늦게 ‘실수’를 시인한 까닭도 있겠지만/ 원래 미 펜타곤 계획은 10월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니 SOPA협정개정은 운도 떼지 못 할 판국이 되어간다.

세 번째는 한미경제협력 강화문제.
참여정부는 대통령의 방미가 임박하자 갑자기(?) 경협활성화를 내걸며 경제총수들을 총동원했고, 노대통령은 가는 곳마다에서 미국의 경제인들에게 투자확대 등 경협참여를 역설했다.( ‘북핵이 펑화적으로 해결케 된다’는 토를 달아가면서…..사실 이대목은 부시대통령과의 정상회담전이라 ‘확신’한다는 투였는데 사전양해가 없었다면 非禮에 해당된다.)
미국측의 관세인하 등 통상압력엔 직접언급이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친미로의 우선회’라는 급격한 변신이 뜻밖이긴 하지만, 재미동포의 입장에선 나쁠 것이 없다. 또 <이라크파병>때처럼 “국익”에 입각한 고육책이라해도 이해가 못되는 바도 아니다.

앞으로는 요지부동의 자세로 국책을 수행해 달라는 것이 우리의 바램이다. 노무현대통령은 뉴욕 교민환영식에서 교포기본법 개정을 약속하는 등 선심을 썼다. 그가 좀더 신경을 써주었더라면 우리의 이민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교포언론들과의 만남도 실현될 수 있었다. 그랬다면 200만교포의 대변자로서의 우리 기자단을 2층으로 내모는 천시와 푸대접의 악습을 근절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교포사회 일각에서는 본국 언론들의 ‘열렬 환영’보도에 냉소하는 측도 있다. 본국관련 관공서나 기관들이 앞장선 ‘官治행사용’ 보도라는 시각이다. 꼭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미국언론의 무관심이나 냉대에 비추어 보면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일국의 대통령으로서…”라는 영탄과 비애가 속출했다.

‘간곡’이 ‘애소’로 들리고 ‘부탁’이 ‘구걸’로 간주되는 약소민족의 설움이 우리 가슴을 멍들게 한 것. 누구 때문에 떳떳치 않으며 무엇 때문에 영합하려 드는 것인지 의아스럽기만 했다. 곧 방미할 필리핀 대통령은 국빈으로, 또 호주 총리는 목장에서 부시 대통령과 만난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돌이켜 보자. 원래는 15분 예정이었던 정상회담 시간을 통사정을 해서 30분으로 조정 했다니 지금의 상황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가슴을 치고 하늘을 올려다 보니 ‘한민족으로 태어났다는 것’이 그렇게 서글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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