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의 ‘카페’와 최규선씨의 ‘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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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브레이크 없는’ 정치인 사정설이 여의도 정가를 냉각시키고 있는 가운데, 시사월간지에 실린 두 건의 폭로 기사를 놓고 여야가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 두 기사는 노무현 대통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사건을 다루고 있어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19일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월간 중앙>과 <신동아>에 실린 기사를 내세워 각각 한나라당(이회창 후보)-최규선 커넥션과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의 재산은닉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 공세에 나섰다.

노 대통령 친형 노건평씨 “국립공원에 별장 소유” 논란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은 19일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가 “국립공원내 2층 카페와 별장을 가지고 있다”며 “현지 주민이 동일한 장소에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2차례 거부됐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건평씨 해금강 별장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 월간 <신동아> 6월호 신문광고를 내보이며 이같이 말한 뒤 “이 문제와 관련 17일 직접 거제 국립공원내 노건평씨 별장에 다녀왔고 상당한 증거와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별장에 대한 건축허가는 지난 1998년 6월에 났고, 준공허가는 노 대통령의 해양수산부장관 재직시에 났다”면서 “노건평씨는 김해가 주소지인데 (별장) 신축요청서에는 거제 현지에 주민등록이 돼있는 것처럼 기재하고, 담당 공무원의 출장 복명서에도 건평씨가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것처럼 돼있는데 이는 명백한 허위”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또 “노건평씨가 처남, 부인 명의로 거제에만 15필지의 부동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특히 통영에서 연결된 연륙교가 있는 노른자위인 성포리에도 4필지의 땅이 있다”며 “주위 관계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노무현쪽의 땅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노건평씨가) 생수회사 장수천의 대출담보로 제공된 이 땅들을 금융권으로부터의 집행(압류)을 피하기 위해 타인명의로 이전을 시켰다”며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일 오전 9시경 기자회견을 갖고 사실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사진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조해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문서 허위기재와 출처불명의 자금에다 무소불위의 권력까지 동원해서 국립공원내에 특혜건축과 부동산 투기를 하고 강제집행 면탈을 위해 재산은닉까지 한 의혹은 곧바로 대통령의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사건”이라며 칼끝을 노 대통령에게 향했다.

조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가난한 농민의 아들과 서민의 벗을 자처하면서 우리 당 이회창 후보를 귀족 중의 귀족으로 몰아붙인 사람”이라며 “베일 뒤에 이런 이중적 행태를 감춰놓고 우리 당 후보를 도덕적으로 중상모략하고 국민을 기만한 것에 대해서도 공개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부대변인은 “대통령과 그 친인척은 한점 의혹없는 투명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만큼 검찰은 노 대통령 주변에서 드러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즉각 수사에 착수하고 엄정하고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고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신동아>, “‘자연인 노건평씨’가 아닌, ‘대통령 친인척’의 부동산 문제”

다음은 김 의원이 제기한 노건평씨 의혹 관련 <신동아> 기사의 일부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61)씨는 지난 1998년 경남 거제시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원주민인 것처럼 주택신축허가 신청서류를 작성해 국립공원관리공단측에 제출, 허가를 취득한 뒤 해당 국립공원 내에 두 채의 주택을 신축했다. 이들 주택은 사실상 별장 용도로 쓰였다. 노씨 부부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5년 동안 이들 두채의 ‘별장’과 그 외 한채의 커피숍을 새로 조성한 뒤 매각 처분하는 수순을 밟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립공원 내 주택 신축은 원주민의 거주 목적이어야 가능하며, 외지인의 경우 해당 주택으로 이사와서 거주하려는 목적이 아닐 경우 허가받기 어렵다. 또한 일반인이 국립공원 내에 별장을 신축, 사용하는 행위는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외지인의 투기성, 사치성 부동산 개발을 막아 국립공원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려는 자연보존법 등의 취지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건축허가 신청-승인 절차를 밟을 무렵인 1998~2001년 노건평씨의 주민등록상 주소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였다. 노씨가 당시 실제로 거주하고 있던 곳이 김해 진영이었다는 점은 수 차례에 걸친 노씨 본인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 노씨는 건축허가 신축 신청서류에 본인을 거제도 주민으로 기록했지만 실제로 그는 거제도 주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노씨는 거제에 2채의 주택을 지은 후에도 주로 진영에 거주했으며, 거제도 집은 지인들이 이용하기도 했다.

노건평씨의 부인 민미영씨도 같은 시기(1998~2001년) 노씨의 두 집에서 수십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제도 국립공원 내 주택용지를 사들여, 근린생활시설로 형질 변경 허가를 받은 뒤 이 땅에다 커피숍을 신축했다. 노씨 부부는 이들 주택 두 채와 커피숍을 포함해 국립공원 내 구조라리 일대에 총 12필지 2132평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당시엔 노건평씨 부부가 거제도에 주택 1채와 커피숍 1곳을 조성한 것으로만 알려졌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노씨 일가는 2002년 5월 두 주택을 제3자에게 매각했다. 비슷한 시기 대부분의 땅도 함께 매각했다. 민씨는 2003년 2월 25일 거피숍을 제3자에게 매각했다. 건축허가를 받은 일부 부동산(구조라리 710번지)의 경우엔 2003년 5월 현재까지 채무 변제의 수단(근저당 설정)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이철재 부장은 “외지인이 국립공원 내에 별장을 개발해 이용하거나 처분한다면 이는 국립공원을 보호하자는 법 취지에도 맞지 않고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거제시 한 부동산 업자는 “노건평씨 땅의 경우 주택신축이 가능해지면서 주변땅에 비해 값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 노씨 부부의 일련의 거제도 부동산 개발-처분 행위는 1998년 1월에 시작되어 2003년 2월25일 커피숍을 매각함으로써 최종 종료됐다. 2월 25일은 대통령취임식 날이었다.

그러니까 커피숍 매각 시기는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노씨 부부가 대통령(또는 대통령당선자)의 친인척 신분이 되고 나서였다. 주택 두 채를 매각한 시점은 2002년 5월경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유력 정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되어 노후보의 친인척들에 대해 언론 검증이 본격화하던 때였다.

당시 언론은 후보 친인척 검증 사유에 대해 “역대 대통령 재임시 대통령 친인척들의 불법적 비도덕적 행위들이 잇따라 사회정의가 흔들렸고 국익에 손상을 준 일이 많았다. 대통령후보 친인척들도 공인이며 이들의 도덕성도 검증대상”이라는 입장이었고, 노건평씨도 이런 취지에 동의해 몇몇 언론의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다. 특히 노건평씨는 2002년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거제도 구조라리 집을 언급하면서 재산형성과정에서 법적, 도덕적으로 문제될 일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씨의 거제도 부동산 개발이 문제가 되는 것은 채무 담보로 활용, 매각 등 사안의 ‘성격 규정’에 영향을 줄 만한 몇몇 행위들이 대통령후보 친인척-대통령 당선자 친인척-대통령 친인척으로 신분이 바뀐 시점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즉 ‘자연인 노건평씨’가 아닌, ‘대통령 친인척’의 부동산에 대한 문제로 볼 근거가 있다는 시각이다.

“‘DJ사람’으로 알려진 최규선이 ‘이회창 대선전략문건’ 작성”

민주당은 <월간 중앙> 6월호에 실린 ‘단독입수-최규선 비밀금고에서 검찰이 압수한 이회창 대선전략 문건의 비밀’이란 기사를 근거로 “부패스캔들 장본인 최씨와 한나라당이 상상을 초월하게 부적절한 관계였음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월간 중앙>은 6월호 기사에서 “최근 최씨가 사무실 비밀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전략문건을 단독 입수했다”며 “그동안 ‘DJ사람’으로 알려졌던 최씨가 ‘적’으로 반대편에 섰던 이 전 총재의 대선문건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월간 중앙>은 이어 “더구나 최씨의 비밀금고에는 최씨가 이 전 총재를 돕기 위해 측근 또는 미국의 주요 인사들과 주고받은 이메일 사본들이 무더기로 보관돼 있었다”며 “이 전 총재와 최씨의 ‘수상한 관계’에 대한 정황들”이라고 밝혔다.

“대선전략문건, 이 전 총재와 최씨의 관계를 입증할 이메일 사본,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 등을 검찰은 지난해 10월 확보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대선 전에 이것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면 엄청난 회오리가 일었을 것이다. 검찰이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최규선씨가 작성한 대선전략문건은 ‘2002년 대통령선거 전략 수립시 고려사항’이란 제목을 달고 있다. <월간 중앙>은 문건의 작성시기를 최씨가 구속되기 전인 2002년 3월 초께로 추정했다.

문건은 “앞으로의 대선판도를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이회창 총재의 대응방안을 자세히 적시”하고 있는데 “특히 선거구도와 지역구도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네거티브 캠페인이 선거운동의 핵심기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 캠페인 요인은 선거구도의 변화에 따라 탄력성 있게 대처해야 하나 후보자로서 HC라는 개인적 자질에 대한 국민적 반응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이 캠페인 기조의 축이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

▷ 최근 각종 게이트는 이러한 네거티브 캠페인이라는 축의 상에서 보아야 함(즉 네거티브 관리가 필요).

실제 한나라당은 선거기간 내내 대북비밀송금과 국정원 도청의혹 등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일관해 이를 대선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할 정도였다. 최씨의 문건이 실제 한나라당 대선전략 수립에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월간 중앙>은 “대선문건은 최규선의 독자작품이 아닌 외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인가. (아니면) 한나라당에 전달돼 실제 대선 전에 활용된 것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최씨가 만든 문건이 이 전 총재측에 건네졌다면 ‘최규선 게이트’를 DJ정권의 최대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몰아붙였던 이 전 총재나 한나라당은 도덕적으로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최씨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일종의 동지적 관계에 있었으면서도 그것을 숨긴 채 ‘최규선 게이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월간 중앙>은 물론 “최씨가 문건을 만들어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권력지향적인 그가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이 전 총재에게 줄을 서기 위해 나름대로 대선판도를 분석했을 것”이라고 또다른 추론을 내놓기도 했다.

“이메일, 최씨가 이회창 전 총재와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는 증거”

<월간 중앙>은 또한 최씨가 윤여준 의원의 핵심 측근(문모씨)과 주고받은 여러 건의 이메일을 공개하며 한나라당-최규선 커넥션을 거듭 제기했다. 즉 “두 사람이 주고 받은 이메일은 깊은 관계가 아니라면 나누기 어려운 내용들”이라는 것.

<월간 중앙>은 또한 “이메일대로라면 2001년부터 최씨는 이미 윤여준 의원의 미국 방문 스케줄과 관련해 그의 측근과 얘기를 나눌 정도로 가까워져 있는 셈”이라며 “더구나 이메일에서 ‘제품설명회’ ‘윤사장’ ‘총회장’이라고 부르는 등 각별히 보안에 신경쓴 것으로 볼 때 뭔가를 극비로 작업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대화 내용으로 봤을 때 이때 이미 최씨는 이 전 총재측과 상당한 정도로 거리를 좁히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최씨는 한나라당 국제위원장이었던 정재문 의원, 윤여준 의원 등과 만나 얘기하는 수준까지 도달한다. 그러다 그는 이 전 총재와 헨리 키신저의 면담, 2002년 1월 이 전 총재의 미국 방문 등을 위해 온 몸을 바쳐 뛰어든다. 물론 한나라당에서는 당과 무관하게 최씨 혼자 뛰었다고 주장하지만.”

<월간 중앙>은 “△이 전 총재의 미국 방문 및 키신저 박사와의 면담 주선 주장 △이 전 총재의 20만 달러 수수설 △이 전 총재의 측근인 윤여준 의원과의 접촉 △이 전 총재와 함께 찍은 사진 공개 등은 한나라당의 완강한 부인에도 최규선과 이 전 총재 사이에 밝힐 수 없는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꾸준히 낳았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월간 중앙> 6월호 보도에 대해 “이 전 총재와 최씨는 대선전략 보고서를 만들어 줄 정도로 밀접한 사이였던 것이 드러났다”고 대야 공세를 폈다.

이평수 수석부대변인은 최씨가 문건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칠 것을 조언한 것과 관련 “문건에 따르면 지난 대선을 네거티브를 핵심기조로 설정할 것으로 제안했고 한나라당은 시종일관 폭로전 일색의 낡은 정치행태를 보여왔다”며 대선전략 문건의 실제 활용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이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최씨의 폭로가 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DJ정권을 부패정권으로 몰아붙이면서 국정을 농단했었다”며 “이제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의 20만 달러 수수 여부와 대선전략문건의 비밀을 국민 앞에 한점 의혹없이 고백하여 국민적 의혹을 일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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