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흡입술” 죽음과 Kiss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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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3일 전남 광주에 사는 하 아무개씨(28·군무원)는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를 방문했다. 지방흡입술로 하복부·허벅지·팔 부위의 군살을 빼기 위해서였다. 의사는 키 155cm, 몸무게 58kg인 하씨를 꼼꼼히 살핀 뒤 ‘수술하자’고 말했다. 상담을 끝내고 하씨는 전신 마취에 필요한 심전도·혈액·간기능·전해질·혈액응고 검사와 흉부 방사선 촬영을 했다. 검사 결과는 좋았다. 이상한 점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로부터 열이틀이 지난 2월5일 오후 5시. 하씨는 병원에 도착해 전신 마취 처치를 받았다. 담당 의사는 30여 분 뒤 그의 허벅지 뒷부분에서 지방 세포를 2천cc 가량 뽑아냈다. 그런 다음 허벅지 앞부분에서도 지방 세포를 빼내기 위해 투메센트 용액(생리식염수·국소마취제·혈관수축제·전해질 성분이 포함된 용액)을 하씨의 하복부에 주입했다. 그 순간 이상이 나타났다. 하씨의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체온이 강하하기 시작한 것이다.

수술팀은 놀라서 급히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병원측은 부랴부랴 그를 근처에 있는 영동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끝내 하씨는 소생하지 못했다. 병원측은 하씨가 사망한 원인을 지방색전증(지방 세포가 혈관으로 들어가 피의 흐름을 막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 추정이 맞다면 하씨는 운이 나빴다.

지방색전증은 흔히 일어나는 불상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색전증에는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같이 혈전(굳은 피)이 혈관을 막는 폐색전증과, 지방흡입 시술이나 골절 치료를 할 때 지방 세포가 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지방색전증이 있다. 엔제림성형외과 심형보 원장은 “의사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큰 사고를 부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지방흡입 시술은 아주 위험하다. 또 다른 위험 요소는 지방흡입 시술을 하는 대다수 환자의 몸이 보기보다 약하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지방흡입술이 ‘해서는 안될 수술’이라는 말은 아니다. 건강 검진을 세밀히 받고, 국소 마취를 통해 한 번에 적당량의 지방 세포만 제거하면 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거의 없다. 억울하게 세상을 뜬 허 아무개씨는,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의사와 비만 환자들에게 또 한번 충고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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