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경부고속철도 로비스트, 전 LA 한인회 부회장 최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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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부고속철도 로비사건’의 핵심 주인공으로 한국방문 중 지난 2000년 한국 검찰의 수배를 피해 잠적한 LA동포 최만석(62)씨는 그 동안 오리무중 상태에서 수년간 거취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현재 캐나다에 은신 중인 것으로 최근 알려져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만석씨의 거취 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온 것은 고속철도 로비사건으로 최 씨와 함께 수배를 당했다가 체포되어 그 동안 출국금지 조치를 받아 왔던 호기춘(54, 여)씨가 지난 달 1일 위조여권을 사용해 프랑스로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야기됐다.

호씨는 자신의 여권이 아닌 정모씨(54·여)의 여권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위조한 여권을 갖고 이날 파리 행 에어프랑스 항공편으로 출국하려다 붙잡혔다. 호씨는 94년 정부의 고속철도 차량 선정과 관련해 최만석씨를 프랑스 알스톰사에 로비스트로 소개하고 사례비로 39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01년 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43억원을 선고 받았으나 추징금 40억원을 미납해 출국 금지됐었다.

한편 최씨는 2000년 5월 검찰이 호씨와 함께 체포하려 했으나 국내에서 잠적했으며 나중 미국이나 홍콩 등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실한 소재가 밝혀지지 않은 채 지금까지 미제사건으로 남겨진 주인공이다.
이 같은 최 씨에 대해 한때 金영삼 전대통령과 절친했던 한 인사는 “현재 최 씨는 캐나다에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밝힌 이 인사는 “최 씨는 본부인과 헤어져 다른 여성과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인사는 “지난 2년 전에도 캐나다에 가서 수소문했으나 찾지 못했지만 올해 초 토론토 인근에서 최 씨가 살고 있다는 신빙성 있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문제의 최 씨가 검찰 수사망을 뚫고 어떻게 한국을 빠져 나갔는지 아직까지도 미궁으로 남겨져 있다. 이에 대해 최 씨의 행적을 밝힌 인사는 “검찰 내부의 방조로 최 씨는 한국을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해 최 씨의 로비자금을 받은 정,관계 인사들이 직,간접으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인사는 “여러 정황으로 보아 검찰에서 최씨에게 도피하라는 암시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 씨는 고속철사업에서 金영삼 정부 시절 정,관계 로비를 벌여 프랑스 알스톰사가 선정되도록 해 지난 95년 1,100만 달러의 커미션을 받아 뇌물을 뿌린 후 잠적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최씨는 1,100만 달러 커미션 중 최소한 400-500만 달러는 자신이 챙기고 나머지는 함께 로비 활동을 벌인 호기춘씨에게 400만 달러를 주고 그 다음 YS 실세인 최 모씨, 황 모씨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에게 뿌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A코리아타운의 올드타이머이며 한때 LA한인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했던 최만석씨는 金영삼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LA와 한국을 분주히 드나들면서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고 있다” 고 말해 왔다. 90년대 중반부터 그의 씀씀이는 크게 달라졌다. 벤츠를 굴리며 고급식당과 골프장에서 서울서 온 고위 인사들과 어울렸으며 상대적으로 LA사람들과는 거리를 두었다. ‘경부고속철도 로비 스캔들’이 터지면서 최 씨가 핵심 로비스트라는데 LA한인사회는 다시 한번 놀랬다.

그러던 중 2000년 5월 한국 검찰에서 ‘고속철도 로비사건’의 수사가 활기를 뛰어 함께 로비활동을 벌였던 호기춘(54,여)씨가 전격 체포되자 최 씨는 돌연 잠적했다. 그 후 최 씨의 행적은 묘연했고, LA한인사회에서는 “최 씨가 크게 한탕하고 한국을 떠나 홍콩이나 제3국으로 은신했을 가능성이 많다”라는 소문만 무성했다. 당시 한국의 대부분 언론들은 미국 내 지사나 통신원들을 풀가동해 최씨의 뒤를 추적하는데 혈안이 됐었다.
당시의 한 언론은 최씨에 대한 수사가 미온적이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지난 93년 문민정부 사정당국이 ‘로비스트 최만석 씨가 공공연히 정치권 인사들에게 부탁을 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그러나 대상 인사들에게 내부적인 경고만 이뤄졌고 수사는 없었다. 그리고 95년 홍콩의 경찰당국이 우리 나라 경찰에 “거액의 돈이 건네졌다”고 찔러줬지만, 8천만 원을 받은 경찰 간부가 중간에 끼면서 사건 수사가 무마됐다. 다시 97년 서울지검에 “최만석이 누구누구에게 로비를 했다”는 첩보가 입수돼 외사부에서 내사에 착수했지만 또 1년여간 흐지부지 되다가 담당 검사의 보직이동으로 중단됐다. 그리고 1998년 대검찰청이 이 내용을 넘겨받았지만, 최만석을 불러 조사까지 하고도(99년10월) 놓쳤다. 한국 검찰은 ‘이번 사건의 열쇠를 로비스트 최만석이 쥐고 있고, 그 최만석이 잠적해버렸기 때문에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최만석 씨가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이미 미국으로 떠나버렸다면, 이번 수사는 속된 표현으로 “완전히 꽝난” 수사가 된다. 최씨는 미국 영주권자인데, 그 넓디넓은 땅 미국에서 최씨를 찾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출국금지가 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출국했을 가능성도 높고, 설사 최씨가 있는 장소를 확인했다 하더라도, 국내 수사기관이 최씨를 잡아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소시효와 해외도피

경부고속철도 선정과정 로비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만석씨(62)가 장기도피를 통해 면죄부를 얻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최근 캐나다 지역에서 최씨가 은신하고 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어 한국 검찰은 비공식 통로를 통해 사실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만약 최 씨가 아직도 국내에 숨어있다는 증거라도 있다면 그의 시효는 이미 끝났다. 왜냐하면 지난 2000 5월에 구속 기소된 로비사건의 공범인 호기춘씨(54,·여)의 확정판결 후 6일이 지나면 시효가 끝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95년 5월16일 알스톰사로부터 돈을 받았고 알선수재 혐의의 공소시효가 5년이기 때문에 16일 시효가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호씨 기소로 나머지 시효 6일이 일시 중단된 것.따라서 호씨 확정판결 후 6일 이내에 최 씨를 검거하지 못하면 최 씨는 면죄부를 받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 씨가 해외로 도피했기 때문에 출국시점부터 국내입국 때까지 공소시효가 중단된다.해외 도피기간은 공소시효에서 제외된다.검찰은 과거 한국을 드나들던 최 씨를 1999년 소환조사한 직후에 최씨에 대해 수배 및 출국금지 조처했다.그 후 최 씨는 잠적해버린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검찰은 “최씨의 출국여부를 출입국관리소 공식 내역을 통해 정밀 조사했지만 출국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혀왔다.최씨가 소지한 여권은 두개.하나는 한국 국적이고 또 하나는 미국여권.검찰은 두가지 여권으로 최씨가 출국소속을 밟았을 가능성을 면밀히 조사했다.
남은 출국방법은 밀항과 위조여권을 만들어 제3자로 위장해 외국으로 달아났을 가능성밖에 없다.위조여권을 만들었다해도 직접 미국으로 출국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직업확인까지 거치는 까다로운 미국 비자 수속은 아무래도 최씨에는 부담스럽다.그래서 검찰은 최씨가 도피했다면 먼저 비자가 필요 없는 제3국으로 위조여권을 갖고 출국한 뒤 미국으로 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범죄인 인도조약에 의해 최만석 씨를 붙잡아 가겠다고 미국 당국에 협조 요청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국 법정에서 재판을 통해 “넘겨줄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국내에서도 로비의 대가 ‘커미션’을 받은 최씨를 어떻게 처벌할 것이냐가 법적으로 논란이 있는 마당에, 미국 법정이 최씨의 죄를 인정해 ‘한국으로 보내라’는 명령을 내릴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

사실 한국 검찰의 최씨에 대한 수사는 여러모로 의혹이 많았다. 이미 93년에 로비의 흔적이 발견 됐는데도, 金영삼 문민정부 사정당국 – 경찰청 외사분실 – 서울지검 – 대검찰청 이렇게 7년을 건너오며 金대중 정부가 들어서도 내사를 했으나, 정보공유도 안됐고, 내사의 성과가 축적되지도 않는 동안에, 핵심 인물인 최만석은 놓쳐 버리고 말았다. 검찰에서 내사를 벌인 것만도 4년에 가깝다.

이런 정황들을 분석할 때 검찰이 외압에 의해 수사 의지를 좁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특히 문민정부 당시 민주계 실세 최형우씨와 황명수씨 등과 공화계의 모 인사가 로비사건에 깊숙이 관련돼 있어 수사가 지지부진 하다가 로비스트 최만석 씨와 최씨를 알스톰사에 소개해준 호기춘 씨의 공소시효가 2000년 5월로 마감되므로 마지못해 수사를 하는 시늉을 벌인 것으로 당시 언론들은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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