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독립기념일, 안정을 되찾은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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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사고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테러경계 단계를 ‘옐로’에서 ‘오렌지’로 상향조정하고, 몇일 후 하향조정 한다는 뉴스가 몇 차례씩 반복돼, 마치 일기예보를 듣는 듯 한지가 벌써 2년이 다 되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강화된 검문검색은 이제 뉴욕 사람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다. 국내선 공항에서조차 신발을 벗는 일 정도는 이제 화제 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지난 7월 4일은 조금 달랐다.

2003년 7월 4일 뉴욕 하늘은 ‘자유의 불꽃(The Lights of Freedom)’으로 뒤덮였다. 15만명의 인파가 뉴욕 맨하튼에 몰려 미국의 독립을 기념하며 ‘간만의 자유’를 만끽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는 매년 메이시(MACY) 백화점이 준비하는 화려한 불꽃놀이 축제가 맨하튼 동쪽 강변에서 열린다. 뉴욕에서 뿐만 아니라 인근 뉴저지에서부터 세계 각국의 여행객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날의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러 모여든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처음 열렸던 작년 불꽃놀이 축제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축제의 특성상 테러의 목표가 될 것이라는 무성한 추측과 불안 때문에 삼엄한 경계 속에서 치러졌고 분위기가 즐거울 수만은 없었다.

미국은 올해 역시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아니 완전한 해결이란 존재하기 힘든 문제들이 뒤얽힌 가운데 독립기념일을 맞았다. 다행히 이라크 전이 종결되고, 조금씩 제자리를 되찾아가는 경기 탓에 사람들이 이날 맨하튼 동쪽 허드슨 강가를 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예상을 넘어섰다.

불꽃 축제는 매년 열리던 맨하튼 34가 동쪽 강변 뿐만 아니라 남쪽 시포트(Sea Port)에서도 동시에 열렸다. 또한 ‘자유의 불꽃’이라는 제목으로 펼쳐진 이날 축제를 보기위해 나온 인파는 15만명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요원이나 경찰의 보완은 크게 줄어 뉴욕시가 테러 이전의 모습을 되찾은 듯 했다.

아직도 휴일마다 보안과 안보를 위해 7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뉴욕의 실정을 감안하면, 미국이 이제는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모습을 국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기회로 이날을 이용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의도가 어떻든 오후 9시20분 축제가 시작되기 4~5시간 전부터 줄을 섰던 사람들은 평화로워 보였고 혜성과 같은 모양에서부터 스마일, 하트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뒤덮을 때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미국의 독립을 이루며 찾은 자유와, 테러의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온 자유.

그들이 진정 자유가 무엇인지 느낀다면, 누구에게나, 세상 어느 곳의 어떤 사람에게나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출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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