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노무현 대통령 방중 정상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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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중국방문은 경제협력확대문제에서 많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보도되어 그에 앞선 대미, 대일 정상회담과는 다른 측면에서 평가를 받을 만하다. 중국은 원래 투자개방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일본 방문때와는 달리 ‘(경협에는)무조건 수용적’이어서 “현란한 10대 협력사업”이라하여 꼭 우리측에 맡긴다는 규정이 아닌 참여허용수준이지만, 경색되고 의기소침한 국내 경제계에 새 의욕과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돼 일단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또 하나의, 더 다급하고 중대한 “북핵”문제에서는 중국설득에 실패한 결과로 나타나 실망스럽다. 뿐만 아니라 확고한 원칙 없이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추어 적당히 얼버무려간 흔적이 엿보여 국민들 사이에 더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게 되었다.

방중 첫 날 7일 ‘젊은 새 지도자’들인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가운데 예정시간을 넘겨가며 원만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나 하루도 못가서 국내보도에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곤혹스런 국면이 계속되었다.

당지에서 배포된 중앙,한국일보의 7일자 지면에는 각각 “중국이 다자회담 ‘중매’”와 “‘핵다자회담’ 국제공조 틀 마련” 이란 큰 제목으로 곧 북핵다자협의가 계속될 듯한 희망을 품게 했다. 하지만 두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에서 호 주석은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말만 했고 노 대통령은 “당사자간 대화가 다시 시작돼야 한다”며 ‘오히려 3자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듯한 언급을 했다’고 문화일보는 8일 북경발로 전해온 것이다.

여러 내외보도를 종합해 보면 정상회담에서 다국 협의란 말은 한번도 나온 적이 없고, 노대통령은 ‘당사자간 대화’로, 호 주석은 ‘관련 각 측간 대화’로 발언, 양쪽 모두 참여대상국에 관해서는 모호한 표현을 쓴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자회견에서 호 주석은 “ 우리는 북한의 안보 우려도 진지하게 고려,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며 오히려 북한의 체제보장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문화일보에 의하면 중국은 발표문에 북한을 안심시키는 문구를 넣자고 제의했으나 한국측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양국 정상회담의 성과를 내외에 공표하는 공동성명문은 발표가 자꾸 미뤄졌다. 북핵문제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당사자간 대화’ 발언경위를 싸고 측근들사이에 혼선과 책임회피 및 떠넘기기 등 동요가 지속된 가운데 미국반응은 “ 다자협의”를 재강조한 바우쳐 국무부대변인의 말이 전부였다.

한편 일본언론은 민감하였다. ‘강경책제동 꾀해’(요미우리) ‘대화중심, 압력엔 불언급’(일본경제) ‘평화해결 중시자세’(마이니찌) 산께이신문에 이르러서는 “ ‘대화.평화 연합’과 ‘압력.대화 연합’으로 분열돼 대북포위망이 약화된듯한 잘못된 메시지로 비칠 수 있다”며 파장을 우려하기도.

국내서도 친여적인 한겨레신문조차 한.중의 북핵회담 인식 차 모호한 절충이라고 촌평. 동아일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사자 대화’언급이 실언인가, 의도적 발언인가를 반문하고, 문화일보는 이번 정상회담이 “ 북한 핵문제 해법을 둘러싼 주변 강대국간의 입장차이 속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한국외교의 현주소”를 보여준 것이라고 갈파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방중2일째인 8일 우방궈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 쩡칭홍 국가 부주석과 차례로 만난 자리에서 호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만족감’표시 및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 “ 다자회담“을 입에 올리며 북한설득을 요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노 대통령은 쩡 부주석에게 “ 북한이 (한일등이 참가하는)다구간 협의에 나와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경우 한국은 북한에 많은 경제적인 지원을 할 확고한 의사를 갖고있다”며 “중국이 북한과 접촉할 때마다 이 점을 잘 설명해주면 고맙겠다”고 요청한 것이라 한다.

8일밤 늦게(현지시간) 양국 공동성명은 마무리되었다. 내용은 다국간협의에는 언급하지 않고” 3자협의(4월, 북경)에서 시작된 대화 기조가 지속되고 정세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이어 “(한중)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비핵화의 지위가 확보되어야만 한다라는 인식에 일치하였다”{한미일 교차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북한이 전향적 자세를 보이지않을 경우 취할 대항(추가적)조치등에 관해서는 일체 언급없음}
또한 핵 문제에 관해 “ 한국측은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완전히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측은 북한의 안보상 우려가 해소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고 각각 언급되었다. 11항목의 공동성명에는 이밖에 ‘대만’문제도 거론되었는데 당초 중국측은 “ 대만문제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내정(內政)문제”라는 고압적 표현을 요구해왔으나, 우리측이 (대만에 대한)지나친 자극을 꺼려 DJ시절 수준에다 중국이 ‘유일합법정부’라는 표현을 추가해준 것으로 전해진다.‘북한설득’부탁대가 치곤 너무나 일방적인 중국측 페이스인 셈.

이번의 공동성명은 대체로 북한에 대한 배려가 강하게 비쳐진 내용으로서 한중양국은 이에 따라 북한측 태도의 완화를 도출해내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여지는데, 한편으로는 “압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미국과 한국사이에 미묘한 마찰이 생길 우려도 지적되는 등 향후 추이가 극히 주목된다.

경위야 어찌되었건간에 이제 북핵문제의 해법에 관한 한 관계 주요 당사국들의 입장과 속셈은 모두 밝혀진 형국인데, 한마디로 주변은 묘연하고 길은 요원하다는 느낌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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