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심층] 믿을 수 없는 한인 변호사들 신뢰도 땅끝으로 추락

이 뉴스를 공유하기

일부 몰지각한 한인 변호사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도무지 법을 잘 모르는 고객들을 위하여 법을 활용, 고객들의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해결해주는 조력자(助力者)의 역할을 잊었는지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많은 한인들 사이에서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처리할 일이 생기면 일을 유태인 변호사 등 미국 변호사들에게 맡기는 것이 더 믿음이 간다”라는 표현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변호사를 필요로 하는 많은 이들은 같은 한인들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희망에 한인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가 큰 실망을 하고 나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솔깃한 합의금을 받아 주겠다는 유혹으로 고객들을 현혹시킨 뒤 일을 진행하다가 돈이 될 것 같지 않으면 그냥 손을 놓아 버리는 비양심적 행위에 불만을 털어놓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업무상 부주의로 인한 서류미비 때문에 케이스 자체가 보상 대상에서 누락되는 등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실수에 의해 피해를 보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아들을 불의의 총격사고로 잃은 최순례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타운 내 L모 변호사의 권유로 피해보상 민사소송을 시작했으나, 오랜 소송 진행상황 끝에 돌아온 대답은 “서류를 찾아가라”며 청구한 3,000달러의 서류 비용이었다.
이렇듯 믿음을 갖고 찾은 고객에게 일부 한인 변호사들은 돈이 되면 움직이고, 아니면 맡은 케이스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고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쳐 버리는 비양심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오랜 기간 고착화된 교통사고 관련 피해 보상 업무대행에 있어서는 “만 달러 짜리, 만 오천 달러 짜리” 등 사고의 정확한 진위파악도 없이 마치 준비된 계획대로 일사불란하게 한 팀이 되어 움직이며 보험회사를 상대로 합의금을 받아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미한 교통사고가 일어나도 변호사를 찾는 한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박상균[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 2000년 5월 5일 LA 한인타운 웨스턴과 로즈우드 인근에 있는 한 노래방 앞 주차장에서 갱으로 추정되는 10여명의 아시아계 청소년들이 한인 청소년들에게 시비를 걸며 말다툼을 벌이다가 2대의 차량을 나누어 타고 현장을 떠나면서 7-8발의 총격을 가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총격으로 인해 한인 권재준 군이 옆구리와 등에 수발의 총을 맞아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인 권재준 군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타운 내 대형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학 중이었던 터라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움이 더했었다.

당시 권 군은 불법 체류자이었기에 LA시로부터 5,000달러의 기본 장례비용을 보상 받았을 뿐 이렇다 할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되었고, 아들과 동생을 잃은 가족들은 슬픔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10대 갱들의 폭력 위험수위가 높아졌음을 알려 주었고, 당시 커뮤니티 내에도 크나 큰 충격을 전해준 사건이었다. 당시 LA한인회 등 한인 단체들이 나서 미력이나마 딱한 사정에 빠진 권 군 가족에게 위로금을 전해준 바 있다.

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어머니 최순례 씨는 슬픔에 못 이겨 앓던 중 한쪽 눈을 실명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생활이 어려웠던 권 군의 가족은 평소 알고 지내던 L모 변호사의 권유로 사건이 발생했던 노래방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소송이 진행되며 승산이 없어지자 L모 변호사는 케이스에서 손을 띠겠다고 서류를 가져가라며 그 동안의 서류비용 3,000 달러를 최순례 씨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최순례 씨는 자식을 잃은 슬픔에다가 도움을 주겠다던 한인 변호사의 비양심적 행위에 또다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아들을 잃은 지 3년 여가 지난 최순례 씨는 “아들을 잃은 것도 정말 견디기 힘든 시련이었지만, 믿고 맡겼던 변호사에게 서류를 돌려 받는 순간 더 큰 서러움이 밀려왔다”며 “차라리 자신이 없어 미리 손을 떼었다면 한가닥 희망이 있었다는 다른 미국계 변호사의 말을 듣고 엄청난 배신감이 밀려왔다”고 밝혔다. “잘 알던 분인데…”라며 3년 여가 지났지만 당시의 억울함을 흐느끼며 토로했다.
한편 한인 K모씨는 K마트에서 도로에 방치되어 있던 바닥 청소용 세제에 미끄러져 무릎을 다치게 되었다. 주위의 권유로 오렌지 카운티 지역 K모 변호사를 찾았다가 시간만 허비하고 헛물만 켠 채 오히려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당시 변호사가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되었던 이유로 제시했던 것은 K마트의 도산이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정상화된 K마트로부터 자주 우편물을 받게 되자 다른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자세한 상황을 문의해보니 처음 케이스를 맡았던 한인 변호사가 처리해야 할 서류를 누락해 한가닥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실마리를 없애 버렸다는 것이다.
피해자 K모 씨는 “처음부터 큰 건이라며 자기만 믿으라던 변호사의 말을 믿는 게 아니었다”며 “주위 말만 듣고 요행을 바랬던 본인의 잘못도 있기에 덮어두기로 했다”고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은 “원래 변호사란 직업이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은 절대로 아니다. 억울함을 당하는 등 법에 힘이 필요할 때 법을 모르는 의뢰인들을 위해 자신이 공부한 법의 힘을 빌려 문제를 해결해주고 도와주는, 어찌 보면 봉사자의 역할이 크다. 하지만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변호사가 되면 이상하리만큼 큰 감투를 쓰고 남 위에 군림하는 듯한 인상을 풍길 때가 많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한인들 머리 속에 남아있는 ‘학벌 지상주의’가 이러한 풍토를 부추기고 있다”며 진정한 법률인으로서의 자질을 강조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변호사라고 믿고 맡겼더니, 수임료만 받고 일을 질질 끌다가 손을 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인 변호사라면 일단 일을 맡기고 싶지 않다”며 떨어진 한인 변호사들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