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05450) 주가조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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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종합건설(회장 김춘환)의 주가조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신한(05450), 세계물산(04060), 신성통상(05390) 등 대우 계열사였던 이들 세 회사에 대한 루머가 파다했다. 2000년 당시 관리종목 3인방인 이들 회사의 주식이 속칭 “간다”라는 소문이 나돌았고, 증권가에는 소리 소문 없이 이들 주식을 매입하는 움직임이 많았다. 당시 브로커들 사이에 들어온 소스는 이랬다. 신한은 해외 매각설, 세계물산은 소유 부동산 지역에 실버 산업을 육성하는 등 관리종목을 벗어날 것이라는 호재성 뉴스가 나돌았던 것이다. 이들 세 회사는 서로 지급보증을 통해 얽혀있는 계열회사였기에 다른 회사의 호재성 뉴스가 타 회사의 주가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주가연관성이 강했다.
특히 신한의 경우 99년 4월 부도가 나기 전인 98년 10월 600원 대에 머물던 주식이 단 두 달 만에 열 배, 1,000% 상승한 6,000원 대에 육박하는 5,850원을 기록한 흔히 말하는 ‘끼’ 있는 주식이었다. 부도가 나기 직전 흔히 말하는 작전세력이 개입해 주가를 올리고 빠져나갔거나 이시점부터 큰 손이 이 주식의 주가관리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신한 주가조작과 관련 과거 주가의 흐름과 움직임이 치밀할 정도로 계산된 공시 등을 통해 이뤄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증권정보 사이트인 팍스넷(www.paxnet.co.kr)의 종목 토론방에서는 이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던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증권의 특성상 주가의 움직임은 발빠른 뉴스에 의해 움직인다. 주가가 급격히 오르고 내릴 때마다 적재적소에 기사를 터뜨려준 증권전문 뉴스를 다루는 M 사이트 모 기자와의 연관설 또한 강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박상균[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건설업체인 신한은 2000년 9월1일 법정관리 인가결정을 받았다. 법정관리 인가 결정은 신한이 법정관리를 통해 회사 재생의 여지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었다.
신한은 건설 경기침체에 따른 아파트 미분양 등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다가 99년 9월4일 부도처리됐으며, 2000년 2월3일 회사정리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뒤 약 7개월 만에 법정관리 인가 결정을 받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빠른 속도의 법정관리 인가결정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바로 신한 주가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그렇다. 신한은 증권가에서 이미 두 달 만에 1,000%대 상승을 기록한 바 있는 끼 있는 주식이었다. 99년 9월 부도가 나기 1년 여 전에 어떠한 큰 손(?)의 움직임으로 주가가 심하게 올랐던 것이다. 당시 움직임으로 600원 대에서 단 두 달만에 5,850원을 기록했던 신한 주가는 이후 서서히 곤두박질쳐 1,500원 대 이하로 떨어졌고, 마침내 부도가 나기 전날인 99년 9월 3일 1,300원이었던 주가는 일주일 만에 800원 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이후 신한은 그저 그런 주식으로 증권가에서 잊혀져 가는 듯했다.
하지만 2000년 신한의 주가가 또 다시 출렁이게 되었다. 회사정리절차 개시가 결정된 2000년 2월 당시 신한의 주가는 200원 선이었다. 하지만 신한이 법정관리 인가결정이 나기 두 달 전, 7월 주가인 200원 대에서 단 두 달 만에 825원을 기록하는 400%대 상승을 또 다시 기록한 것이다. 이는 신한의 해외매각설이 증권가에 나돌던 시점이었다.
사실 이 주가의 움직임은 수상쩍은 면이 많았다. 회사정리절차 인가가 남에 따라 신한은 감자(자본금 감소)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주가가 한창 오른 시점에 연이어 터져 나온 뉴스는 결코 호재성 뉴스가 아니었다. 9월 8일 신한은 거래소시장 공시를 통해 “임원 소유주식 27만9,720주를 무상소각하고, 잔여주식 792만8,613주에 대해서는 10주를 1주로 병합한다”고 밝혔다. 이는 신한의 자본금이 감자 후 39억6,430만5,000원으로 줄어들고, 발행주식수는 79만2,861주가 된다는 얘기였다. 이러한 공시와 함께 감자를 하기 전 두 달 만에 주가는 거래 정지일 10월 27일 종가 기준 280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감자를 앞둔 회사의 주가가 400%이상 오르는 것은 도무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어떠한 큰 손의 움직임으로 또 한차례 주가가 조작되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는 기사 자료가 있어 소개한다

다음은 2000년 9월 5일자 증권전문 뉴스 M 사이트 기사내용이다.
[“일반 종목의 보통주와 우선주에는 감리종목 지정제도가 있다, 관리종목 우선주에도 감리종목 지정제도가 있다” “하지만 관리종목 보통주에는 감리종목 지정제도가 없다”

지난 4일 주식시장에서 일신석재가 14일째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일신석재가 일반 보통주였다면 이 기간동안 적어도 32회 이상 감리종목으로 지정 받는 절차를 밟는 게 정석이었다. 하지만 관리종목인 일신석재의 경우 단 한 차례의 감리지정도 받지 않았다. 제도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빈틈을 비집고 한달 가까이 관리종목의 주가급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증시 관계자들은 감리종목지정 제도가 없는 공백을 이용, 작전 세력들이 모여 이상 매매가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일신석재 외에도 신동방메딕스, 환영철강, 의성실업, 천광산업, 고려시멘트, 신한 등이 단기급등의 이유로 감리지정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이 기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주가가 급등해도 어떠한 제재조치가 없는 관리종목의 특성을 이용해 누군가 주식 매집작업을 통해 주가를 끌어 올렸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어서 나온 2000년 9월 8일자 기사를 살펴보자.

[지난 1일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인가 결정을 받은 신한과 신한의 채권단은 8일 해외매각 추진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신한 관계자는 이날 “법정관리인가결정이 난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해외매각을 추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소리”라며 “채권단으로부터도 그 같은 계획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법원이 통상 법정관리인가 결정을 할 때 가능하면 M&A를 추진하라고 주문을 하는데, 이를 투자자들이 해외매각 추진으로 잘못 해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한의 채권 금융기관인 동양종금 관계자도 “채권단이 신한의 해외매각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관계자는 “대우에 대한 지급보증은 현재 없으며, 다만 세계물산에 대한 지급보증 120억원이 있다”며 “그러나 큰 부담이 되는 금액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정점을 이뤘다가 꺾이는 날인 9월 8일 날 아온 기사치고는 너무 그럴 듯 한 얘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말하자면 그 동안의 주가폭등의 이유가 해외매각 추진이었는데 이것이 불발에 그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것은 신한의 해외매각을 논의한 적이 없다는 동양종금 관계자의 말이었던 것이다.

급락한 주가와 감자 후 주가의 또 한차례 상승

이유야 어쨌든 간에 감자 후 1달여 간의 매매정지 기간이 끝난 뒤 감자 후 주가인 2,800원에 거래가 시작된 2000년 11월 23일 이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신한의 주가는 4,255원까지 치솟았고, 4일째 되던 날부터 큰 거래 없이 한달간 주가가 1,785원까지 빠졌다.

하지만 거래 없이 소위 ‘흔들기(개인 소액 투자자들의 물량을 빼앗는 것을 의미)’에 들어갔던 신한 주식은 단 일주일 만에 별 거래도 없이 3,800원대 까지 치솟았다. 도무지 상식이하의 매매패턴과 주가의 움직임이 연일 계속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내막 깊숙한 곳에 신한을 집어 삼키려는 김춘환 씨, 즉 해외 자본금을 끌어들여 신한을 헐값에 인수하려는 김춘환 씨의 자금이 투입되지는 않았는지 의구심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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