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예고 [한판승부] 한국일보 V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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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사회에서 영원한 라이벌인 중앙일보와 한국일보가 오는 10월부터 크나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중앙일보 본사의 홍석현 회장이 오는 10월 중순 LA를 방문해 한미사회의 각계인사 500여명을 초청, 대규모 리셉션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 리셉션을 계기로 중앙일보 미주본사(사장 박인택)는 미주에서 한국일보 미주본사(회장 장재민)를 제치고 확고부동한 정상의 신문임을 천명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8월에 한겨레신문이 LA에서 창간되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간의 치열한 자리싸움이 예상된다. 서울에서는 현재 조.중.동(조선, 중앙,동아)이 선두 그룹이고 다음 중반 그룹으로 한.경.대(한겨레, 경향, 대한)가 자리잡고, 하위그룹에 한국, 국민, 세계 등이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미주에서 우위를 유지했던 한국일보는 자칫하면 한겨레에게도 밀려 한국에서처럼 하위순위로 밀려날 공산이 많을 것으로 신문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미주한인 언론사상 서울본사의 총수가 미주 땅에서 각계 인사를 초청하고 교류를 갖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서울본사가 미주한인사회의 이민역사를 높이 평가하고 미주 한인언론의 위상을 높여 주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 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중앙일보 한국일보 공략하다

실지로 중앙일보 서울 본사의 홍석현 회장은 타 언론사 회장들과는 달리 미주한인사회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홍 회장은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기념 로즈 퍼레이드 꽃차기금모금에 개인적으로 1만 달러를 기탁해 참여정신을 보여 주었다. 이에 비하여 한국일보의 본사 회장은 라스베가스를 가기 위해 LA를 방문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이번 LA지역 한인언론의 지각변동은 서울에서 중앙일보가 한국일보를 공략함으로써 시작됐다. 지난동안 한국일보의 한 축인 일간 스포츠가 한국일보와 결별하고 중앙일보와 제휴를 함으로써 한국일보에 일대 타격을 주었다. 지난 달 14일 일간 스포츠 이사회는 중앙일보와의 제휴를 결의했다. 이로써 한국의 최대 스포츠 연예지인 일간 스포츠는 막강한 중앙일보와 제휴해 한층 더 탄력적인 신문으로 발돋움 하게 됐다.

한편 한국일보는 최대 스포츠 연예신문이 떨어져 나감으로써 회사 이미지는 물론 경제적인 면에서도 대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당장 미주의 한국일보 독자들은 지금까지 보아 오던 일간 스포츠를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일간 스포츠 지는 앞으로 중앙일보에서 보게 될 수도 있다. 한국일보의 손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우선 독자수가 크게 떨어지고, 새 독자를 끌어들이는데 지장을 받게 된다. 서울의 조선일보는 이번 사태를 지난 23일 보도하면서 당장 한국일보 인터넷 접속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한국일보 사이트를 찾은 것은 일간스포츠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 뿐 아니다.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일보가 각종 행사를 독점적으로 개최해 온 이면에는 일간 스포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연예인들이나 스포츠 스타들을 미국으로 초청하는데는 일간스포츠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연예인들이 한국일보 행사에 참여한 것은 순전히 일간스포츠의 입김 때문이었다.

미주무대에서 조용필과 이주일, 그리고 이미자와 패티 김에서부터 오늘날 보아에 이르기까지 일간 스포츠가 같은 계열신문이 아니었다면 결코 한국일보는 그런 스타들을 초청할 수 없었다. 일간스포츠가 아니었다면 한국일보는 국가대표축구선수단도 결코 초청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는 한국일보 장재민 회장을 위시한 전성환 사장 등등 간부들이 인기 스타들과 사진 찍고, 사인 받는 기회는 좀처럼 오기 힘들지 모른다.

한국일보는 지난 1954년 故 장기영 씨가 설립했고, 일간스포츠는 이로부터 15년 후인 지난 1969년 설립됐다. 그 해 현재 본사 회장인 창업자의 차남 장재구 씨도 LA에서 한국일보 미주판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장기영 창업자의 장남인 고 장강재 전회장은 지난 1973년 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아 한국일보·일간스포츠·코리아 타임즈·서울경제신문의 대표로 취임했다.

장강재 前 회장이 지난 1993년 간암으로 사망하자 창업자의 4남인 장재국 씨가 한국일보 그룹을 물려 받았다. 그러나 불법 해외도박 사실이 밝혀지면서 작년 1월 사퇴했다. 창업자의 3남인 장재민 씨는 한국일보 미주본사 회장을 맡고 있다.

장중호 일간스포츠 사장은 故 장강재 회장의 장남. 영화배우 문희 씨의 아들이자, 인기 탤런트 명세빈 씨와 사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결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간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장 사장은 아버지 사망 전 4대 언론으로 꼽히던 한국일보가 삼촌들이 경영을 맡은 후 급속히 어려워진 것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의 중앙일보 공격

일간 스포츠가 한국일보로부터 독립하면서 중앙일보와 제휴하자 한국일보가 발끈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24일 자에서 요즈음 파문이 일고있는 굿모닝 시티의 윤창열 씨가 조직적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특히 인터뷰 대가로 월간중앙을 관공서 등 100곳에 뿌린 비용을 냈다고 폭로했다.

한국일보는 기사에서 “굿모닝시티 윤창열(49ㆍ구속) 회장이 군ㆍ관공서 등 100여 곳의 1년 치 구독료를 대납해주는 조건으로 월간지 ‘월간중앙’과 인터뷰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월간중앙은 올해 1월호에서 <쇼핑몰 분양 ‘성공 신화’ 굿모닝시티 윤창열 회장 “유통혁명 향한 새 도전 계속할 터”>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한편 윤 씨의 월간중앙 인터뷰 관련 기사는 다른 일간지에는 실리지 않고 유독 한국일보와 조선, 동아 등에서만 게재됐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원래 이 기사는 ‘미디어오늘’이 처음 보도했는데 조선, 동아, 한국 모두 ‘미디어오늘’에게 크레딧을 주지 않고 마치 자사에서 단독 취재한 것처럼 기사화 했다.

하여간 조선과 동아에서 이 기사를 실은 것과 한국에 실린 동기는 차이가 있다. 보통 때 같으면 한국일보에는 실리지 않았을 터인데 최근 중앙일보가 일간 스포츠와 전격 제휴를 함으로써 한국일보에 막대한 손상을 주었기에 분풀이로 쓰게 된 것이다. 기업 회장들로부터 광고 등 어떤 이득을 받고 인터뷰하는 예는 중앙일보 보다는 한국일보가 훨씬 많을 것이다.

굿모닝 계약자 협의회 조양상(42) 회장은 지난 달 23일 “윤 회장이 월간중앙 34주년 특대호로 제작되는 2002년 4월호에 특별 인터뷰를 칼라면 4~6페이지로 싣기 위한 조건으로 군ㆍ관공서 등 100개 단체에 1년 구독료 1,100만원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A4용지 한 장 분량의 문건이 발견됐다”며 공개했다.

이 문건은 같은 해 2월28일 월간중앙 김 모 부장과 굿모닝시티 측 간부 2명이 만나 합의, 작성된 것으로 돼있다.그러나 이 인터뷰는 월간중앙의 요청으로 연기됐다가 7개월 후인 2003년 1월 호 4개면에 걸쳐 ‘쇼핑몰 분양 성공신화 굿모닝시티 윤창열 회장’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으며 윤 회장은 이 월간지 100여권의 1년치 구독료를 대납하는 형식으로 관공서 등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자 협의회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10일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작성된 일일보고 문건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대담기사가 실리는 2003년 1월호에 (윤 회장의 인터뷰가) 실리면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는 내용이 언급돼 있었다”며 “2002년 2월 합의된 조건에 따라 인터뷰가 실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월간중앙의 한 관계자는 “기획 판매팀으로부터 월간지를 구입해주는 조건으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 인터뷰를 실시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월간중앙은 이날 공식 해명서를 통해 “2003년 1월호에 윤 회장의 인터뷰기사를 실었는데 굿모닝 측이 책을 구입하겠다는 제의가 들어와 100여권의 1년 구독료인 1,240만원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월간중앙은 하지만 “인터뷰 조건으로 사전에 굿모닝 측과 어떠한 합의도 한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굿모닝시티는 이외에도 상당수 기자들에게 촌지를 제공했다. 지난 1월에 기자들에게 촌지를 직접 전달한 심 전 이사는 “그동안 회장 인터뷰를 해준 기자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상품권 10만원짜리 몇 장 넣어서 전해줬다. 7∼8군데 중앙언론사 기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20만원에서 50만원 정도 선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나 해당 기자들은 모두 촌지를 제공받은 사실을 부인했다. 한 기자는 “심 이사가 회사 근처 카페에서 만나자고 해서 나갔더니, 10만원권 상품권 2∼3장이 든 봉투를 주길래 되돌려줬다”고 말했다.

다른 한 기자는 “인터뷰 기사가 나가기 전에 호텔 중식당에서 심 전 이사를 만나 점심식사를 하며 기사문제로 다른 기자를 소개시켜 준 적은 있지만, 촌지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들은 취재목적 이외에 굿모닝시티 관계자들과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굿모닝시티는 또 지방지 기자들에게 촌지를 제공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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