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회장 자살 미스테리 … 열쇠 쥐고있는 박기수씨 美서 행방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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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마지막 술자리를 같이한 고교동창 친구인 박기수(54)씨가 최근 LA로 다시 돌아왔지만 그의 행방이 묘연하다. 일각에서는 “미국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혹은 “박기수씨 스스로 잠적했다”는 등의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고 정몽헌 회장은 지난달 투신자살 하기 직전 ‘현대비자금 사건’의 핵심 연루자로 미국에 체류 중인 김영완(金榮浣·50)씨와 4차례 통화,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 이외에 현대비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의 명단 공개 여부와 검찰수사 대응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서 이미 검찰과 박기수씨는 이런 사실과 정황을 모두 포착한 채 함구로 일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박기수씨의 한국체류기간은 정 회장이 3차(7월26일.31일,8월2일)에 걸친 검찰 소환조사로 심리적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와 묘하게도 겹친다. 이 때문에 검찰 소환조사와 관련해 정 회장이 박씨에게 입국을 요청했고, 박씨와 두차례 이상 만나 무언가를 주문하거나 협조를 구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5일 “정 회장은 2일 밤 10시쯤 박씨 등 친구 3명을 서울 강남 W바에서 만나 다음날 새벽 4시까지 함께 술을 마셨다”면서 “투신하기 전날인 3일에도 오후 2시40분쯤 박씨를 만나 밤 11시40분까지 같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6일 박씨는 정 회장의 자살 소식을 알고 ‘정회장이 힘들어 했던 유에 대해 이제야 이유를 알겠다’라는 요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박기수씨는 고 정몽헌회장의 자살 직전에 만난 이유로 의혹의 눈총을 받고 있었는데, 결국 이는 검찰과 박기수씨는 4차례에 걸쳐 김영완과 고 정몽헌회장이 통화했다는 사실과 정치권에 연류된 인물, 모두를 알고 조직적으로 사실을 은폐한 것이다. 실제 박씨는 출국 당일날 오후 4시 30분께 일찌감치 혼자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수속을 마치고 대한항공 비즈니스 라운지와 싱가폴 항공 라운지 등에 머물다 항공기 출발 30분전에 탑승구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LA행 항공편을 예약해 뒀던 박씨는 한때 예약을 취소, 출국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신의 영문명을 바꿔 같은 항공편을 재 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서 박기수씨 발뺌“김영완은 누군지도 모른다”

박기수씨는 경찰조사에서 “(정회장이) 나와 얘기하면서도 생각은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이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대북송금 및 비자금 사건과 관련된) `그런 부분’이겠지. 만날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제야 그런 이유인지를 알겠다”고 말했다. 즉, 정 회장이 개인적 아픔과 속살까지는 내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박씨는 정 회장과 40년지기 친구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사석에서라도 항상 ‘회장님’이라며 존대를 하고 정 회장은 하대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자살 전날인 지난 3일 오후 2시40분께 박씨와 약속을 잡았을 때도 ‘만나지,(미국으로) 언제 들어가나, 2시쯤 나갈테니 보자구’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박씨가 정 회장과 직접 통화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박씨는 한국에 입국할 때마다 항상 정 회장의 운전기사 및 비서를 통해 자신의 입국사실을 알렸고, 정 회장이 이후 약속을 잡았던 형식이 통상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들은 정 회장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후계자로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왔고, 친하다고 하는 주변 지인들과도 일정한 ‘위계질서’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따라서 박씨와 정 회장도 고교동창이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북송금 및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특별한 얘기’를 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정 회장이 자신의 모든 상처와 속살까지는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수사경찰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그는 LA행 대한항공 KE011 항공편에 탑승하기 위해 감색 양복에 서류 가방을 든 채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태연스레 고 정몽헌회장의 죽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거짓말을 했다. 박씨는 “김영완씨를 아느냐. 미국에서 만났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김씨를 전혀 모른다. 김씨를 만나지 않았다. 만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박씨는 고 정몽헌 회장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고 묻자 “이미 (검찰과 경찰)양측에 다 이야기했다”며 “(정 회장과) 사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 부분은 지금까지 언론에서 나온 내용과 거의 똑같다”고 말하며 거짓으로 일관했다.

박씨는 이어 “정 회장이 대북송금 수사과정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심경은 이야기 하지 않았는지 여부에 대해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이미 다 한 이야기”라면서 더이상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황급히 항공기에 탑승했다. 그러나 박지원-정몽헌-김영완의 삼각관계에 박씨는 암묵적으로 개입하여 활동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현실로 드러나면서 이제 다시 그의 행방 마저도 쫓아야 할 판이 되었다. 다시 말해 박씨는 그들의 삼각관계에 이미 일정부분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은 당초 이날 출국 예정이던 박씨가 미국 시민권자로서 출금조치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본인에게 출국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것도 검찰과 박씨와의 자작극이었음으로 드러났다.

왜 박기수씨는 장례식도 참석 못했나

박기수씨는 마지막 술자리를 함께 했던 친구, 장례식 참석도 하지 않고 급히 출국한 이유가 무엇일까.고교동창 친구인 박기수씨는 정회장이 사망한지 이틀 뒤인 지난 6일 바로 출국했다.

그는 왜 절친한 친구의 장례식도 참석하지 않고 급히 출국해야 했나? 의문점스런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미 그 해답은 또다른 열쇠를 쥐고 있는 박씨는 검찰의 비호속에서 서둘러 미국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박기수씨가 떠나고 1주일만에 그들의 자작극이 드러났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에 대한 불신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보호해주는 영역내에서 잠적을 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박기수씨는 김영완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숨어 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박기수씨를 알고 있는 지인들은 그와의 연락이 두절된 채 행방을 알 수 없다고 전하고 있다.

본국에서는 고 정몽헌 회장의 자살과 관련하여 다각도적인 측면에서 자살동기를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만났던 박기수씨가 또 다른 열쇠를 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를 동조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정회장 자살과 관련 검찰에서 참고인 조서를 받고 풀려났다는 것은 향후에 대한 대책과 작전을 세운 것이며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한 박기수씨나 검찰은 사건과 관련한 개연성이 없다고 발표를 능구렁이처럼 했다.
하지만 이미 절친한 친구 정회장의 장례식에 참석치 않고 곧바로 출국을 한 것은 40년 우정의 두 사람 관계에 비춰 볼 때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는데, 결국 정몽헌 회장은 죽고나서 그들의 우정이 부질없었음을 알았을 것이다.

5일 후 국회 법사위에서 검사 출신의 함승희 의원은 정회장의 자살과 관련하여 검찰이 정회장에게 인간적인 모멸감과 함께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검찰의 수사 속성상 분명히 가능한 이야기다. 결국 박기수씨는 정회장이 자살 직전 검찰에서 당한 인간적 모멸감을 털어 놓았고 박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말했고 검찰은 이런 사실도 은폐하기 위해 서둘러 박씨를 자진출국 시켰다는 계산도 나온다.

그리고 박기수씨는 행방불명 되었다. 과연 그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정몽헌 회장 자살의 중요한 또 다른 열쇠를 쥐고 있는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박씨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제기 된 검찰의 가혹수사 행위와 거짓수사 및 발표 등이 언론의 심판대에 오르고 있다.

박지원 측 “현금 150억 줬다는 김영완 자술서는 거짓”

김영완씨가 그의 변호사를 통해 검찰에 보내온 자술서에 “150억원을 박지원씨에게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지난 12일자 신문들이 일제히 보도하자 박지원 전 장관측은 “검찰의 음모”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지원씨의 한 측근은 지난 12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영완씨가 검찰의 꼬임에 빠져 거짓진술을 하고 있다”면서 “박지원 전 장관이 김씨로부터 현금 150억원을 받았다는 김씨의 자술서는 사실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김영완씨의 자술서는 증거가 될 수 없다”면서 “검찰이 미국으로 보낸 김씨 변호사를 통해 김씨와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검찰은 지금 박지원을 확실히 잡겠다는 일념밖에 없다”면서 “검찰은 박 전 장관이 150억을 어디에 썼다는 것인지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어 “김씨의 그런 식의 자술서를 보내왔다고 해서 그동안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박 전 장관의 입장이 바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미국에서 김영완씨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김씨 변호사 유창종 전 서울지검장을 통해 지난 11일 오후 김씨의 자술서를 건네받았다. 이 자술서에는 현대비자금 사건에 대한 김씨의 입장이 담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그동안의 수사방향과 일치하는 진술이어서 도움이 된다”는 애매한 말만 전할뿐 구체적으로 김씨가 어떤 내용을 진술했는지를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함승희 의원“정몽헌 ‘X파일’ 또 있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자살 미스터리 진실게임에 불을 댕긴 함승희 의원(52·민주당·서울 노원갑)은 언론에 공개한 것 외에도 정회장 자살과 관련한 ‘X파일’을 더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함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법사위에서 “정회장 자살동기가 석연치 않다”며 “검찰의 가혹행위에 따른 모욕감과 검찰에서의 폭탄진술에 따른 자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함의원은 “‘정회장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전화번호부 같은 두꺼운 책으로 머리를 구타당했다’는 말은 현대의 모 사장으로부터 들은 말이고, 폭탄진술건은 다른 데서 들었다”고 출처를 밝혔다.

함의원은 이와 함께 정회장 사인의 재조사와 검찰의 가혹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를 강금실 법무부장관에게 요구한 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의 행태를 지켜보며 추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해 검찰을 압박할 자료가 충분히 확보돼 있음을 시사했다.

함의원은 이날 법사위 참석에 앞서 미리 A4 용지 5장 분량의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했다. 함의원은 이중 절반은 한총련 문제, 나머지 절반에서는 정회장 자살 문제를 다뤘다. 함의원의 한 측근은 지난 12일 “정회장 상중에 현대측 지인으로부터 의혹과 관련된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안다”며 “함의원은 11일 공개된 것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청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함의원은 11일 정회장의 머리를 가격한 물건을 ‘전화번호부같이 두꺼운 책’이라고 표현했는데, 그 책의 종류 등에 대해서도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가 주변에서는 “검찰 출신인 함의원이 그동안 국회에 와서도 검찰 선·후배들과 교류를 가져왔다”며 “검찰 내부에서 정회장 조사와 관련한 내부 보안정보를 함의원에게 흘려줬을 가능성도 크다”고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함의원은 첩보 입수에서 보도자료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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