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학자 北核 ‘평화적 해결책’ 제시

이 뉴스를 공유하기

북핵 문제에 관하여 일본서도 그간 끊임 없이 논의가 있어왔다. 전통 있는 종합잡지<중앙공론>최신호는 특집’북한문제의 보이지않는 最前線‘을 마련, 유수한 한반도문제전문가 이즈미(伊豆見 元. 시즈오카현립대)교수의 “일본에 課해진 국제적책무”란 취지의 글을 실었다.

9.11테러, 이라크전을 거치며 일본서도 국민정서와 국제현안에의 대응태도가 “강경”으로 치닫는 경향이 농후하다. 이 글에서도 직접무력행사가 아니고 경제제재도 아닌 ‘새로운 대책’이라며 북한의 비합법적 외화획득수단을 “엄하게 제한”토록 주장해 크게 주목되고 있다.

미국의 대북 “국제포위망” 일단 완성
중.러시아도 ‘다국간협의’방식에 동조

대북한<국제포위망>이 일단 완성했다–부시정권은 지금 그런 감개에 젖어있음이 틀림없다.

지난 수개월 미국의 노림수는 3개였다고 여겨진다. 첫째는, 북한에 “눈에 보이고 검증가능하며 또한 불가역적인 형태로 어떠한 핵무기계획도 폐기한다”(대량파괴무기의 확산방지에 관한 G8선언)는 것을 추구하는 국제적 콘센서스의 형성이다.

둘째는, 북한의 핵문제를 ‘미북직접협상’이 아니라 ‘다국간협의’의 자리에서 해결하는 방도를 국제사회에 인식시키는 일이다. 예전같으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 점에 강한 난색을 표했을 것이다. 허나 이번 중.러 양국은 미국에 동조했다. 콘센서스는 성립한 것이다.

그리고 셋째로, 부시정권이 기도한 것은 비합법적 활동을 통해 북한이 외화를 획득하는 길을 닫아버리는 일이다. 미사일수출, 마약거래, 통화위조, 부정송금 등의 행위가 그 규제대상이 된다. 이 방법은 ‘경제제재’에 비해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UN을 통하지않기 때문에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 게다가 소위 “유지연합’(호주 스페인 등 자발적 협력국들)에 의한 대처라서 효과가 충분히 기대되는 분야인 경우가 많다.

지난6월13일 호놀룰루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조정그룹(TCOG)회의에서는 3개국대표가 “마약거래와 통화위조를 포함한 북한관계자에 의한 부정행위에 관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들 활동을 저지하기위해 3개국간 및 다른 나라들이나 국제기관과 협력하는 수단에 관하여 논의하였다”(공동성명) 이리하여 북한의 비합법적인 외화획득수단을 조여 가는 작업은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제적동의를 얻은 미국의 방침

최근 일본이 취한 북한선박에 대한 규제 강화책이나 범용품(汎用品)의 수출관리강화책 등은 물론 이상의 미국주도에 의한 국제협력의 틀 속에 적용된다. 4~5월에 호주가 북한선박에서 마약을 압수한 일이나 6월에 한국에서 각성제가 압수된 일도, 또 5월에 독일이 군사전용이 가능한 알미늄관(管)의 밀수를 저지한 것도 모두 같다.

4월23일 북경서 개최됐던 미.북.중3개국협의가 있은 지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 북한 어프로치는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이라는 한마디에 집약된다. 부시대통령자신이 “평화적.외교적해결은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언명할 정도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미국은 “모든 선택지(肢)를 테이블 위에 놓는다”고 말해 ‘군사적 수단’의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않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부시정권의 자세에 대해 정면에서 이의를 다는 나라가 존재하지않는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물론이고, 북한의 핵문제를 “반드시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고 강조하는 한국조차 “미국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로 군사력 행사를 피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하고 있는 셈도 아니다. 실제로 지난5월14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대통령에게 그러한 제의를 공식으로 행하지는 않았다.

이리하여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겨냥하지만 “군사적 옵션”을 항상 갖고 있다 라는 미국의 어프러치는 국제사회에 기본적으로 받아들여진 느낌이다. 지금으로서는 워싱턴은 북한에 대해 조급하고 강경하게 대처하려는 의도를 갖고있지 않다. 부시정권은 적어도 현시점에서 ‘경제제재’의 발동에 나설 마음이 없고 영변 핵시설에 대한 ‘외과 수술적인 공격’도 현실의 선택지로 고려되고 있는 건 아니다.

‘경제제재’나 ‘외과 수술적인 공격’이 진지하게 검토되는 것은 북한의 고립화 철저책이나 부정 외화획득 저지책이 실패했다고 판단된 이후가 될 것이다. 필자는 지난 3월 하순에서 4월 상순, 그리고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의 두 번에 걸쳐 워싱턴을 방문해 많은 부시정권의 고관, 정책 실무자들과 의견을 교환했는데 그것들을 통해 얻은 인상은 이하에서와 같은 고려가 움직이고 있기에 미국은 시간을 들여 북한의 핵문제에 맞붙으려 하고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제1은, 북한이 불원 일방적으로 양보해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하는 일종의 낙관론이다. 부시정권의 한 고관은 지금 미국은 북한을 “상자 속에 들여보내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물론 그 상자의 한 면에는 “무조건 양보”라는 이름의 ‘출구’가 열려있다. 갈 바를 잃은 북한은 언젠가는 이 ‘출구’로 해서 밖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으리 라는 것이 그들의 속셈인 것이다. 확실히 작년 가을이래 흐름을 되돌아 보면, 부시정권의 흔들림 없는 일관된 자세로 이른바 북한에 대한 ‘상자’를 만들어왔음을 알 수가 있다 그동안 김정일 총서기의 “핵공갈”에 일체 동요하지않았다. 02년10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FG)계획의 존재를 인정하고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통한 거래’제의도 무시하고 오히려 KEDO에 대한 중유공급의 ‘일시 정지’라는 제재적인 조치로 응수했다. 작년12월과 올 1월 영변 핵시설의 ‘동결’봉인을 떼낸 것과 NPT탈퇴선언에도 냉정히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북한이 바라는 “북미직접협상”은 완강하게 부정하며 “다국간 협의”의 자리에 북한을 끌어내려 한 것이다. 그 결과 북한은 4월에 북경에서의 미북중 3자 협의에 임하게 되었다. 이로써 부시정권은 ‘틀 만들기’작업에 어느 정도 자신을 얻었다고 여겨진다.

퍼지는 낙관주의와 그 근거

흥미 깊은 것은 필자가 볼 때 부시 정권내에서 “대북강경파”중에 이상과 같은 낙관주의에 서는 인물이 많다. 거기에는 김정일 총서기에 대한 평가의 변화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2000년6월의 남부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일은 외교의 표면무대에 등장하게 되었다. 그 결과 많은 외국인이 그와 직접 접촉할 기회가 늘어 “어느 정도 합리적인 계산 위에서 행동하고 있다”라는 평가가 퍼져가고 있다. 김정일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면 “생존”을 최대의 목적으로 삼는 그가 “자살적인 행위”로 나올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힘을 얻게 된다.

따라서 ‘양보의 길’만 열어 놓으면 북한은 폭발도 안하고 모험주의적인 행동도 취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일방적 양보로 나와 스스로의 정권연장을 도모하려 하지않을까 라는 기대가 생겨난다. 부시정권이 초조해 하지않고 한 걸음씩 북한을 몰아가는 배경에는 이상과 같은 고려가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낙관주의가 성립되려면 앞으로 북한이 위험라인(red line)을 넘지않는 전제가 필요하다. 즉, 1) 무기급 풀로토늄 양산을 하지않고 2) 탄도미사일 발사가 없고 3) 핵실험에 나서지 말 것 등이다.

지금 부시정권이 제일 우려하는 것은 가령 북한에서 20~30kg의 무기용 풀로토늄이 추출되면 그 일부가 국제테러리스트의 손에 넘어가 미국 본토에의 공격(핵무기가 아니더라도 ‘더러운 폭탄’으로서)에 사용되지나 않을까 라는 점이다.

미국이 이토록 북한의 양보를 기대하고 있는 데는 중국의 변화도 많이 작용하였다. 작년가을 이후 중국은 미국에 접근하고 있으며 더 한층 협력을 얻게 되면 북한을 양보로 몰아넣기란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증대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지금, 워싱턴에서는 ‘체제변혁(regime change)보다 ‘체제변용’(regime transhormation)이라는 용어를 빈번이 상용하게 쯤 되어있다. 김정일 정권이 일방적인 양보로 나와주면 그런대로 좋지만, 가령 김정일 총서기를 배제해 ‘정권교체’를 실현한 후에 핵무기개발프로그램을 완전폐기 해체하는 것이 되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검은 돈’저지

북한의 철저한 고립화를 도모하고, 비합법적인 외화획득수단을 엄히 제한한다는 이른바 북한의 목을 ‘솜으로 조이는 것’ 같은 두 가지 정책을 미국은 추구해 왔는데 그 효과를 생각하면 ‘참 솜’보다 오히려 ‘굵은 새끼줄’로 목을 조이는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우리에게는 ‘국제포위망의 형성’이 되겠지만 북한에게는 국제사회에서의 ‘결정적인 고립’을 의미할 것이다. 이렇게 까지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적은 없었다. 냉전시대에는 중국이나 소련, 혹은 비동맹국사이에 꼭 북한에 동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나라가 있었다. 그러나 요 수개월사이 그러한 구도는 과거의 것이 되고 말았다.

부시정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명시적으로 찬동”하는 수뇌가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 ‘묵시적 동의’만 주는 나라도 있었다. 그러나 여하튼 부시대통령은 적어도 북한의 핵문제에 관하여 “기본적인 콘센서스”를 형성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한 부시정권이 지금 특히 힘을 기울여 추진하려 하고있는 것이 북한이 비합법적 수단으로 획득하고 있는 외화를 조여 짜는 일이다. 그것이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을 막는데 유효하며 또 김정일 체제에도 심각한 충격을 주는 것이 된다. 지난6월4일 하원외교위원회에서 증언한 존 볼턴 국무차관(군비관리 및 국제안보담당)은 북한의 주된 외화획득수단은 1) 대량살상무기 특히 미사일본체. 기술. 부품의 매각 2) 마약 거래 3) 부정송금의 3가지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인텔리전스 커뮤니티의 추계에 의하면 북한은 미사일매각으로 약 6억달러, 마약거래에서 약 5억달러의 년간수입을 얻고있다고 한다. 부정송금에 대해서는 모아진 정보의 차가 커 추계가 어렵지만 일본으로부터의 부정송금에 대해서는 적어도 99년이후 확실히 감소세인 것으로 보인다. 대신 각성제거래의 증대는 명백하다.

작년가을부터 부시정권은 이러한 북한의 외화벌이를 조여 가려는 수단강구를 진지하게 검토해 실천에 옮기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작년11월 2주간쯤 워싱턴에 체류 시, 부시정권 인사들과 의견 교환때는 꼭이라 할만큼 화제에 오른 것이 이런 문제였다. 각 나라의 현행법에 의거해 단속을 강화할 경우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가. 국제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서의 과제는 무엇인가. 비합법적인 외화획득수단을 엄하게 규제할 때에 북한에 주는 임팩트는 어떤 것이 예상되는가-등 문제를 에워싸고 철저하게 논의를 거듭했었다.

미사일, 마약, 부정송금의 어느 것이나 그것을 규제하기 위해 일본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매우 크다. 그중에서 (일본이) 현행법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전자의 두 가지다.

미사일에 관해서는 우선 일본으로부터의 범용품의 대 북한수출을 엄격하게 콘트럴 하는 것이 긴요하다. 또 구입상대의 번의를 촉구하는 일도 필요해지는데, 가령 이란의 경우라면 미국 보다 일본이 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가 있다.

마약에 관해서는 그 거래의 핵심이 되는 각성제의 최대시장이 일본이라 추정되므로 일본으로서는 대대적인 각성제박멸운동부터 필요하다고 보겠다. 이미 고이즈미정권은 북한사이의 ‘사람, 물건, 돈’의 왕래를 엄격히 감시하고 비합법적인 것은 엄하게 규제. 방지하기 위해 관계 각 부처간의 횡적연대를 강화하며 대응책을 짜는 방향으로 나서고 있다.

이때까지 북한은 비합법적 수단으로 얻은 외화를 경제재건이나 국민생활 향상에 사용한 흔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 김정일 총서기는 그러한 외화를 대량파괴무기의 개발에 돌리던가, 혹은 엘리트층의 ‘충성’을 매두기 위해 그들에 ‘특권공여’수단으로서만 활용해온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니까 경제가 파탄하던, 또 미증유의 식량부족이 닥쳐와도 김정일 정권은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일반대중이 곤궁에 허덕여도 김정일 총서기와 그를 받쳐주는 군간부 등 엘리트층의 생활이 밑바닥부터 위협 받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외화획득수단을 조여가는 것으로 지금 국제사회는, 비합법적 활동을 포기하고 국제법을 준수하며 국제적규범을 존중하는 국가로 다시 태어나는 외에 “생존의 길”은 없다는 무거운 현실을 김정일 정권에게 들이대고 있다.

손에 쥐는 외화가 앞으로 자꾸 줄어들면, 김정일 총서기는 ‘대량파괴무기’와 ‘엘리트층의 특권보장’의 두가지를 저울에 달아 어느 쪽 하나의 선택을 종용 받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 경우 김정일 총서기가 버리는 것은 대량 파괴무기쪽이 아닐까 싶다.

하긴, 그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결코 높지않다. 허나, 그 가능성이 극히 작게나마 존재하는 한, 그리고 그렇게 인도해가는데 비합법적인 외화획득수단을 저지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생각되는 한, 우리들은 노력을 아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