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구치소 감방벽 악질 변호사 비난낙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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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는데는 앞장
일 처리에는 늑장

능력없이 여러 사건 한꺼번에 맡아 제대로 변호도 못해

한국이나 미국이나 교도소 주변에 가면 “유전무죄”와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돈다. 돈이 있으면 무죄 그리고 돈이 없으면 유죄라는 의미이다. 미국에서 이말을 바꾸어 말하면 변호사를 쓰면 무죄나 형량이 줄어든다로 해석들을 많이 하고 있다. 형사사건인 경우 관선변호인과 사설변호인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 만큼 벌어 질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아주 좋은 관선 변호인을 만나면 돈 많이 요구하는 사설 변호인 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물론 사설 변호인들중에도 신뢰받고 성실한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변호사들을 만나다는 것이 쉽지 않다.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질이 나쁜 변호사들이 판을 치는 바람에 전체 변호사들에 대한 이미지도 흐리게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들에 대한 화제가 나오면 십중팔구는 “속았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돈다.

미국에서 제일 규모가 크다는 구치소는 바로 LA카운티 구치소(LA County Jail)이다. 이 구치소내 아시안 섹션 5호-7호실은 한인수감자들이 주로 구금되어 있는 방이다. 매일 같이 한인수감자들이 새로 들어 오고, 또 다른 교도소로 가거나, 아니면 혐의가 벗겨져 석방되기도 한다. 이 한인 수감자들이 드나드는 감방 벽에는 많은 낙서들이 갈겨져 있다. 감방의 낙서들은 흔히들 연상하는 섹스에 관한 것들이 아니다. 수감자들의 분노를 적어 논 것들이 대부분이다.

성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수감자 울리는 변호사

분노의 대상은 악질 변호사와 나쁜 경찰들이다. 낙서에 적힌 악질 변호사로 P씨, K씨, L씨 등등의 이름이 쓰여져 있다. 경찰관의 이니셜도 있다. 낙서 그림 중에는 악질 변호사가 계간을 당하는 모양도 있고, 오럴 섹스를 강요당하는 그림도 있다. 대부분이 변호사가 ‘돈만 먹고 나 몰라라’했다는 것이다. 매일같이 새 사람이 들어오는 감방에서는 새 사람을 두고 ‘감방 재판’이 벌어지곤 한다.

‘감방 재판’은 새로 들어 오는 사람이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를 얘기하면 ‘별’이(별의 수를 두고 전과회수가 나타난다) 있는 사람들이 배심원이 되어 유.무죄를 가리게 된다. 대부분 이들 배심원들이 내리는 판단이 거의 맞는다고 한다. C.김(28, 세리토스)씨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어 가벼운 마약소지 혐의까지 받았다. 부모가 변호사 P씨를 만났다. P변호사는 “중범으로 기소를 받게될지 모른다”면서 “우선 검찰로부터 기각을 받아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법에 대한 상식이 별로 많지 않은 金씨 부모들은 “착수금 5천달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해 빚을 내어 요구한 돈을 갖다 주었다.

‘기각결정’은 내려지지도 않고 구금상태는 계속됐다. 金씨 부모는 P변호사 사무실에 하루에도 서너번씩 전화를 했으나 녹음메시지로 ‘내용만 간단히 얘기하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남기라’는 소리만 나왔다. 한편 구금된 金씨는 처음 감방에 들어와 우선 공포감부터 들었으나, 상상한 것보다는 감방내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어 한결 마음이 놓여 자신의 케이스를 얘기했다. 여러 사람들이 내린 ‘법률상담‘에 따르면 자신의 케이스는 초범이고 특별한 혐의가 추가되는 것이 없어 체포 당일에 적어도 보석으로 풀려 날 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감방벽에 쓰여진 “죽일 놈 P변호사 !”란 글자가 생생하게 보인 것은 수일 후였다.

질적으로 좋지않은 변호사들에게는 공통된 문제점들이 있다. 그것은 태만과 물욕이다. 못된 형사법 변호사들이 즐겨 쓰는 말이 “케이스를 기각시키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같은 변호사의 말을 믿고 요구한 착수금을 내놓게 된다. 착수금을 일단 받아 놓고 난 다음 질이 나쁜 변호사들은 고객의 전화에 대해 성의가 없고, 사건 진행을 문의해도 “잘 돼 가고 있다”라는 말을 수없이 듣게 된다. 이 같은 나쁜 변호사들은 전화를 하면 거의가 직접 받는 경우가 드물고, 직접 만나서 대화하기가 아주 힘들다. 화가 난 의뢰인이 수임료 반환 요구라도 하면 이핑계 저핑계로 명목을 부쳐 오히려 비용의 추가청구를 당하지 않으면 행운이다.

”중범기소”로 겁주어

3년 전 멕시코시티와 중계무역을 하던 G.최(45, 하시엔다 하이츠)씨는 한국출장을 갔다오다 LA공항 입국수속 중 공항경찰에 체포됐다. 그에게 ‘체포영장’이 발급되어 있었다. 그 영장은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법원에서 발부된 것이었다. 혐의는 ‘도박 빚을 갚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최씨는 지난 1999년에 처음 라스베가스 스타다스트 호텔카지노에서 블랙잭을 하다가 돈이 떨어져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호텔측으로부터 돈을 빌렸다. 그후로도 서너번 라스베가스로 놀러 갔으며, 돈이 떨어지면 쉽게 호텔측으로부터 크레딧 카드 번호를 주고 돈을 빌렸다. 크레딧 카드에서 돈이 빠져 나가는 것이 한도가 있어 호텔측으로부터 나중 모자란 돈에 대해서 독촉장이 날라 들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최씨는 멕시코와 중개무역을 트게되어 멕시코시티에 가는 날이 많아졌고어떤 때는 한 두달 현지에서 체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연히 멕시코시티에 조그만 사무실까지 두게 됐다. 한국에서 물품을 수입하는 경우도 늘었다. 그래서 직접 한국에 나가 시장조사를 하게됐다. 2000년 10월 대한항공으로 입국하다가 졸지에 체포된 것이다. 호텔 빚이 이자까지 합하여 25,327 달러였다.

최씨는 부인과 연락이 되어 급히 변호사를 선임했다. K변호사는 “우선 보석을 신청하겠다”며 착수금조로 5천 달러를 요구했다. 그리고 K변호사는 “너무 염려하지 말라. 곧 풀려난다”고 말했다. 최씨 부인은 교회 신도들을 찾아 다니며 “남편이 멕시코에서 문제가 생겼다”면서 급전을 빌려 K 변호사에게 갔다 주었다. 그러나 보석이 허가되지 않았다. K변호사는 답답해서 찾아 온 최씨 부인에게 “남편이 라스베가스로 이송될지 모른다”면서 “네바다 호텔측에 얼마라도 갚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K 변호사는 “적어도 1만 5천 달러는 필요하다”면서 검찰에 손을 써서 보석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감방에 앉아 있는 최씨는 미칠 지경이었다. 일주일 안에 보석이 된다는 변호사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최씨는 면회온 부인에게 신경질을 부렸으나 화가 풀리기는커녕 속병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최씨는 애초부터 ‘보석불가’ 딱지가 붙어 있었다. 네바다 검찰에서 ‘도박 빚 부채혐의로 도주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영장에 기록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K변호사는 착수금을 받기 위해 미끼로 ‘보석’을 내 걸었던 것이다. 최씨는 감방의 ‘선임자’들로부터 라스베가스 호텔측과 직접 교섭해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 또 그 문제의 ‘악질 변호사’를 바꾸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최씨는 구치소내 전화로 부인에게 변호사를 해고하라며, 이미 보석금조로 지불한 5천 달러도 반환 받으라고 말했다.

최씨 부인은 K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했으나 “법정에 나갔다”라는 전달을 받았다. 메시지를 남겼으나 K 변호사로부터 전화가 없었다. 다음 날 셸류라폰을 통해 간신히 전화가 K 변호사와 연결됐다. 사정을 듣고 난 K 변호사는 “변호사 선임 계약서에 서명한 내용과 틀리다”면서 “하여간 내일 사무실로 나오라”는 투박한 말과 함께 전화통화가 끝냈다. 최씨 부인은 “처음 사건을 부탁할 때는 너무나 싹싹하고 해서 믿음성이 있었다”면서 “우리가 착수금 반환요청을 한 이후로 너무나 돌변해 어이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음 날 K 변호사 사무실로 간 최씨 부인은 또 한번 놀랬다. K 변호사는 자신의 시간당 수임료가 250 달러라면서 최씨 케이스를 담당한 이래 법원기록 검토에서부터 조사연구 법원출입 등등의 명목으로 3,600 달러가 들었다는 설명이었다. 최씨 부인은 1,400 달러 수표를 받아들고 K변호사 사무실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최씨 부인으로부터 전후사정을 들은 교회 친지들은 “그 정도 반환받은 것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뜯기는 돈

“세기의 재판”이라는 ‘O.J.심슨의 재판’을 맡아 무죄평결을 이끌어 내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자니 카크란 형사법 변호사는 법정케이스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Court-TV’에 나와 아주 기본적인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어떤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인가”가 주제였다. 그가 말하는 ‘좋은 변호사’들의 공통점은 몇가지가 있다. 우선 의뢰인에 대해서 처음 만났을 때와 끝날 때까지 한결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말에 대해서 신빙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건을 기각시키겠다”는 등의 확정적인 말을 남용하는 변호사는 우선 신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변호사는 가능한 의뢰인을 위해 구치소나 법원 등을 수시로 드나들어 사건 진행사항을 제대로 점검한다. 또한 좋은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사건진행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정확한 법 해석을 해 주는 자세가 있는 사람이다. 보통 구속된 형사법 위반 의뢰인들은 두려움이 앞서고 있으며, 어떻든 빨리 구금상태에서 벗어 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변호사가 “잘 해주겠다. 걱정 마라”는 한마디에 모든 희망을 걸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의뢰인에게 함부로 환상적인 결과를 얘기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카크란 변호사는 말했다.

좋은 변호사는 물론 수임료가 높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수임료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과 함께 의뢰인의 입장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분할 지불 방법 등이나 사건이 종결된 이후라도 계속 분할 지불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뢰인의 재정상태도 고려해주는 것이 변호사로서의 자세를 가진 사람이 일단은 좋은 변호사라고 카크란 변호사는 말했다. 좋은 변호사는 변호사 당사자 뿐만 아니라 그 변호사 사무실 직원 전체가 의뢰인이나 고객들에게 친절하고 성실한 자세가 있어야 한다.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좋은 변호사는 자신의 수임 능력 이상의 사건을 의뢰 받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 사건을 의뢰만 받게 되면 그것은 오히려 의뢰인을 속이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의뢰인들은 자신의 변호사가 자신의 케이스에 전념하는 자세를 보고 싶어 한다. 변호사 만나기가 힘들고, 전화통화도 어려운 실정을 경험한 의뢰인들은 자신의 변호사가 사건처리에서 진정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부터 저절로 그 변호인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게 된다.

윌셔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5년간 근무하다가 최근 공인회계사 사무실로 자리를 옮긴 S. 김 씨는 “변호사가 너무나 태만한데 놀랐다. 수년간이나 일을 하면서 나도 익숙해졌지만 의뢰인들 보기가 민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어떤 때는 재판 당일 아침에 의뢰인의 사건서류를 검토하는 경우가 있으며, 대부분 전날에 검토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면서 “따라서 법정에 출정했더라도 제대로 변론이 되지 않았을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 사무실 직원이었던 피터 최(60)씨는 “변호사가 여러 케이스를 맡다 보니 재판 일정도 겹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검토 없이 법정에 출정하는 경우도 많았다”면서”이런 경우 의뢰인에게 제대로 법률 구조를 한다는 것은 무리였을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이같이 말한 최씨는 “변호사를 선임할 때 의뢰인들이 이런 문제를 고려하여 상담 시 문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뢰인들이 변호사 앞에서 “나의 케이스에 대해 어떤 식으로 변호하고 진행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 따라서 의뢰인들이 주위의 조언을 듣고 변호사를 만나 상담을 통해 최종 결정을 하는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처음 상담할 때부터 변호사가 좋은 사람인지를 세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의뢰인과 변호사간에는 이 말이 잘 통용되지 않는다. 보통 변호사가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변호사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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