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평통의 로비활동 구상은 위험한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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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지역 평통 협의회(회장 김광남)가 로비 단체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김광남 LA 평통회장은 LA 평통의 로비 단체화는 회장 임명 전부터 추진해오던 것이라면서 현재 이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현재 검토 중인 방안은 LA평통이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직접 미 정부측이나 미 주류사회에 한국 정부 또는 한인들의 입장을 알리는 준 로비 성격의 단체화이다. 또 하나는 로비를 위한 단체를 설립한 후 이 단체를 LA 평통에서 지원하는 안으로 알려졌다.

평통은 알려진 것처럼 대한민국의 헌법 기관이다. 따라서 평통은 한국정부의 한 기관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 기관의 활동은 한국정부의 활동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해외정부가 로비활동을 하는 데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LA 평통의 로비 단체화 방안은 미국에서 1996년에 발효된 ‘로비공개법’ 정신에 비추어 여러 가지 부작용을 태동시킬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평통은 한국의 헌법기관이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평통이 해외정부기관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현재 LA평통 자체의 활동사항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차제에 로비 단체화까지 강구한다는 것은 쓸데없는 잡음만 양산할 소지가 많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평통에는 미시민권자가 다수 위원으로 위촉된 상태인데 자칫 제3국 정부 로비활동으로 한미간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소지도 될 수 있는 것이다. 11기 평통의 위원인 이모위원은 “평통 원래의 자문역할도 제대로 수행치 못하는데, 로비단체까지 계획하는 현 회장의 발상에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평통의 자세를 재검토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과는 달리 한국인들에게 “로비”라는 단어는 부정적면이 많다. 로비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고 덤비기 때문이다.

LA 평통이 갑자기 로비활동을 하겠다고 나서는 문제는 우선 신중치 못한 자세이다. LA 평통이 문제를 일으키면 이는 바로 한국정부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로비를 하려면 미국의 ‘로비 공개법’을 알아야 한다. 미국의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나 슐츠 등은 현재 한국의 대기업을 위해 로비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국은 외국계 기업 등을 대표하는 해외국가나 기업 단체의 미국 내 로비활동도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과거 1930년대 전후해 공산주의와 나치즘의 선동이 강화되자 미 의회는 1938년에 외국 로비스트 등록법(FARA: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 of 1938)을 제정 발동했다.

로비 등록법의 주요내용은 외국을 위해 로비하는 사람들은 6개월마다 법무부에 그들의 활동 내역과 계좌, 외국 의뢰인과의 계약내용 같은 것들을 자세하게 보고하도록 하며, 이 법을 위반할 경우 법무부에서 사법적 조치를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로비를 잘하는 사람들은 유태인 그리고 해외국가로는 이스라엘이다. 정부를 대신하는 로비를 공부하려면 바로 이스라엘이 표본이다.

이스라엘의 대미 로비는 미-이대중위원회(AIPAC 일명 ‘에이펙’)가 대표적인 활동을 맡고 있다. 1951년 창립된 에이팩은 경제전문지 포춘 잡지가 상·하 양원 의원들과 의회 보좌관, 백악관 참모들, 로비스트 등 2,61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지난 1997년과 1998년 연속으로 미국 내에서 두번째로 영향력 있는 이익단체 겸 로비그룹으로 선정됐다. 에이팩의 활동을 보면 그 치밀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매년 의회 상·하원 의원들과 공식적으로 벌이는 미팅 횟수만 3천 건에 이른다. 또 상하 양원의 상임위원회와 소위원회를 포함해 수천시간의 각종 청문회 사항을 에이펙이 포용한 자원 봉사자들이 일일이 체크한다.

에이펙은 특히 4년마다 열리는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이면 선거 유세기간 중에 수백 명 이상의 입후보자들을 직접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이미지나 우호적 정책을 요구하는데 노력을 경주한다. 또 50개 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해당 주의 연방의회 의원들과 단시간 내에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마련해 놓고 있다. 따라서 에이팩의 활동은 국가 정보기관의 작전에 버금가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뿐 아니다. 미국 내 약 4백 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을 정도이다. 에이팩은 이를 통해 정치 지망생들을 위해 리더십 개발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에이팩은 연간 의회로비로만 200건 이상의 법안을 통과시키는 한편 이스라엘에 해를 주는 법안 제정이나 통과를 저지시키는데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 같은 결과로 매년 30억달러 이상의 대이스라엘 원조를 끌어내고 있다.

미국에서 로비의 중심은 워싱턴이다. 물론 각주의 정부, 의회가 있는 곳도 로비스트가 설친다. 그러나 워싱턴은 미국정치 뿐만 아니라 국제정치, 국제외교의 중심지다. 백악관과 연방의회, 미 대법원이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을 움직이는 정부 기관들이 거의 대부분 자라잡고 있다. 워싱턴에는 이들 핵심 조직과 기관을 움직이는 주요 인사들만 1만 여명 정도가 거주하면서 국가와 세계경영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은 로비스트의 집산지이기도 하다. 현재 12만 명 정도가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60억 달러 정도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초의 로비는 1800년대 초 앤드루 잭슨 대통령 시절 알렉산더 해밀튼이 주도한 필라델피아 전국산업진흥회가 당시 언론인들을 고용해 미합중국 은행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활동한 것을 꼽는다. 그 이후 로비활동은 계속 확대되었으며 대상 선정과 접근방법, 전략수립과 대중동원 같은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로비스트들은 금융,총기협회,담배회사,의료보험협회 등 특정 이익기업이나 단체나 의사 및 변호사협회 등과 같은 직능조직과 노동조합 그리고 해외국가와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한다. 로비스트들은 정치가들이나 정책담당자에게 해당 국가기관 단체의 입장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특별한 인맥이나 외교적인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관련분야 뿐만 아니라 입법과 정책시행 과정 등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의원이나 정책담당자가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이 같은 로비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 과거 70년대 ‘박동선 사건’처럼 비정상적 로비활동으로 한국이 곤경에 처한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로비활동을 투명성 있게 하도록 법이 명령하고 있다. 한편 로비활동은 한 두 푼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니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그리고도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길면 수년씩 걸리기도 한다. 이런 로비활동을 단순한 과잉의욕으로 LA 평통이 구상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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