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관」 기초 관리시급… ‘자료분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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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복원작업 과정에 있는 국민회관에서 오랫동안 묻혀있던 사료들이 발견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회관은 LA한인독립운동의 “유적 1호”로 불릴만큼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이 같은 국민회관은 LA시 문화국에 역사유적물 제 548호로 등재되어 미국역사에서도 중요한 문화재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많은 동포들은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국민회관 보수작업 중 다락방에서 이번에 새로 발견된 사료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가치를 지닌 것이다. 단순히 역사적 가치 뿐만 아니라 이름없는 조국의 돌립운동에 헌신한 선열들의 피와 땀이 베인 유산이다. 지난 7월 29일 회관 보수를 위해 지붕근처에서 작업 중 약 2천여점의 사료들이 발견됐다. 이들 사료에는 1940년대 사용했던 한미양국기를 포함 42년 전시된 맹호군단 관련 사진들도 있다. 독립운동 성금자명단 등 무한한 가치를 지닌 사료들이다. 따라서 적어도 이들 사료들은 60년 이상 먼지에 싸여 있었다고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먼지에 묻힌 史料 손상 위기, 하루속히 복원위해 전문가 도움 필요

이들 유물들은 오랫동안 먼지와 함께 방치되어 왔었기에 잘못 다루면 부스러지기 십상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보수작업을 담당하는 인부들에 의해 임시로 교회에 운반해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다락방에서 임시보관처인 교회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사료들이 손상당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니 이 같은 초기단계 조치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국민회관 복원을 관장하고 있는 국민회관 복원위원회(회장 홍명기)가 일차적 책임이 있다. 위원회는 사료발견 즉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사료보관 비상조치를 했어야 했다. (말하자면 사람이 사고를 당했을 때 전문 비상구조반을 부르는 것과 같다.) LA자연사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아열대 기후인 LA지역에서 장기간 밀폐된 공간에 있던 종이책이나 국기 또는 사진 등은 발견 즉시 전문가의 도움없이 처리하면 손상되기 쉽다”면서 “유물을 운반하는 과정도 전문가들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가는 단순히 이민연구자나 학자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방치된 자료를 고고학적이나 과학적인 방법으로 다루는 기술적인 지식을 갖춘 학자나 관계자를 뜻한다. 불행히도 현재 LA한인사회에는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역사자료 복원 전문가들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마도 USC 한국전통도서관이나 UCLA한국학센터 등의 협력을 얻으면 관련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들 대학은 역사자료 발굴과 보존에 전문적인 지식과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공인기관이다. 또한 초기한인 이민역사 연구에 미국내에서도 권위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지난동안 한국정부로부터도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받아왔기에 자문을 구했다면 무관심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복원위원회는 관련 전문기관 단체의 협력을 얻어 먼지속에서 나온 귀중한 사료 보존에 대한 임시보존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복원위원회측으로서는 “우리는 건물보수와 복원에 대한 책임이 우선이다”라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보수중에 발견된 사료보존에 대해서 일차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 다음 국민회관의 소유주인 교회측과 협력해 자료보존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사료보존 조치도 취하기전에 사료들을 홍보를 위해 이사람 저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행위를 삼가해야 한다. 오랫동안 방치됐던 사료들이 갑자기 다른 환경에서 보관되면서 또 다른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교회 관계자들이 태극기 등을 취재진에게 펼치는 장면이 보도됐는데 이는 아주 위험한 조치였다. 전문가의 조언없이 함부로 오래 방치된 태극기를 펼칠 경우 삭으라 들던가 손상될 위험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이 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 한국정부의 보훈처나 국사편찬위원회 그리고 독립기념관 등에 요청하면 필요한 협력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이번 복원사업에는 서울의 도산기념사업회가 주도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기에 마땅히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 초대회장을 지낸 도산 안창호의 맏딸 안수산 여사는 “새로운 사료들이 발견되어 무척 기쁘지만 동포사회의 귀중한 유물인 사료보존관리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발견된 사료관리도 문제지만 보수건물의 현장에도 문제가 있다. 회관에는 신한민보를 찍어내던 윤전기(보통 윤전기가 아니다. 미국에서 유일한 최초의 한글판 신문윤전기이다)와 활자판 등이 그대로 있다. 작업으로 먼지가 날리는 현장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은 잘못이다. 회관에 남겨진 유물들도 마땅히 임시보존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국민회관 사료를 노리는 자가 많다

최근 국민회관 다락방에서 나온 2천여점의 사료들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이들 사료의 주인공은 오늘 날 대한민국 건국의 한 부분을 담당했던 미주광복운동의 선조들이다. 그래서 억만금을 주어도 바꿀 수 없는 ‘미주한인이민사의 보물’이다. 그 가치가 어느 이민사자료보다도 귀중한 것이기에 “노리는 자”들이 많다. 지금 코리아 타운에서는 이들 사료를 두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개인이나 기관,단체들이 거론되고 있다. 역시 한국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측이 많다.

국민회관 복원을 담당하는 복원위원회의 홍명기 회장은 평소 ‘복원을 마치면 위원회에서 손을 떼겠다’고 공언해왔으나 최근에는 ‘복원후 운영관리에도 위원회가 관심을 지닐 필요가 있다’라는 입장으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흥사단측에서는 ‘국민회의 권리를 승계했기에 우리가 어떤 형태로든지 사후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고 한다. 회관이 자리잡고 있는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측은 ‘우리가 소유권이 있다’며 나름대로 주장을 펴고 있다. 신한민보의 발행인 김운하씨도 ‘내 허가없이는 함부로 사료이전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을 주위에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여기에 한국일보, KAC(한미연합회),100주년기념사업회 등의 일부인사들도 가세해 ‘이민자료 보존하자’면서 이상한 논조를 펴가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 또 이들 중에는 정체불명의 위원회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모두가 훗날 ‘이민사료보존관리’를 미끼로 외부로부터 혹은 한국정부나 미국정부 또는 기업들로부터 지원금이나 후원금을 타 낼 속셈들로 보여진다.

국민회관은 미주내에서 동포사회가 지닌 단일건물 중 해외독립운동과 초기이민자료를 가장 많이 지닌 곳이다. 귀중한 자료가 가장 많은 곳인데 비해 관리가 가장 엉망이었다. 국민회 자체가 소멸되면서 건물과 사료가 나성 한인연합 장로교회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그러나 국민회관건물에 있던 신한민보(발행인 김운하)와 교회간의 장기간 법정투쟁으로 동포사회의 관심은 멀어져만 갔다. 마지막 법정판결로 신한민보가 철거당한 이후 교회측의 관리도 허술했다.

가끔씩 한국정부에서 고위인사들이 방문올 때나, 역사연구 관계자들이 회관을 들를 때 회관내부가 공개되곤 했다. 그러나 이들이 다녀간 후에는 그 곳에 있던 사료들이 한점 두점 사라졌다. 오늘날에 와서는 무엇이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사료가 없어졌는지조차 관리하는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 이번에 발견된 사료들을 분석하면 어느정도 대답이 나올 수 있으리라 보여진다.

미주지역 초기이민사회의 역사자료들을 수집하려는 사람들이나 기관, 단체들이 많다. 우선 한국의 대학(부설 연구소 포함), 독립기념관, 국사편찬위원회, 보훈처 또는 독립운동 유관단체(예를 들면 흥사단, 광복회, 독립운동가유족회 등등)들이나 이에 관련된 교수나 학자 또는 연구원들이다. 특히 학자나 교수 그리고 연구원들은 이민역사 자료들을 독자적으로 수집하려고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이들은 가치있는 자료들을 소장한 사람들을 발견하면 “나중 논문 발표에서 크게 부각시켜 주겠다”고 접근한다. 그래도 거절당하면 금전으로 자료를 살려고 한다. 또한 자신들이 관계를 맺고있는 국가기관이나 박물관, 기념관등을 앞세워 자료를 전달 받으려고 애쓴다. 이런방법으로 지난 20여년 동안 귀중한 미주지역 소장 자료들이 한국으로 옮겨졌다.

실상 1960년대 이전 자료들을 지니고 있는 미주동포들은 주로 초기이민의 2세나 3세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대부분이 지니고 있던 자료들은 조상들이 남긴 유품들이라 자동적으로 얻어진 것이다. 따라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자료들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래서 특별히 가족사에 관련된 유품이 아닐 경우 대를 이어오면서 보존에 무관심해 자료들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또 지난동안 미주 한인이민자들 대부분이 풍요로운 환경에서 생활한 것이 아니라 소수민족으로 차별속에 살아와 역사자료 보존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던 것도 자료분실의 여건도 됐다. 또 한편 이 같은 환경에서 자연히 많은 자료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으로 전해졌다.

미국내에서도 일부 학자나 역사연구가 그리고 언론인, 독립운동자의 후손들 중에서 자료 발굴이나 수집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도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행한 방법으로 초기이민자료를 지닌 사람들에게 접근해 자료를 수집했다. 또 일부는 정상적인 절차가 아닌 방법으로 한미박물관, 흥사단이나 국민회관에 있던 사료들을 사유화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동안 한인사회에서 이민자료 수집캠페인이나 전시회 기간에도 귀중한 사료들이 분실되는 사건이 종종 발생했다. 이 모두가 사료를 ‘노리는’ 사람이나 단체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행위는 한국에서 종종 발생되는 도굴범죄단의 소행과 다를 것이 없다. 국민회관 사료 보존에 범동포적 관심과 지원으로 영구적 보존을 하기위해 커뮤니티의 각성이 촉구된다.

국민회관은 한인사회로 환원돼야 한다

국민회관은 원래 샌프란시스코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1938년 4월17일 현재의 자리에서 역사적인 개관식을 갖고 새로 탄생했다. 이 회관은 미주지역 독립운동의 산실이었으며, 광복후 조국발전을 위한 동포사회의 구심점이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한국 이승만 독재정권과 60년대부터 박정희 군사독재가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LA의 국민회의 활동이 점점 쇠퇴해 갔다. 70년대에 들어 국민회(당시 회장 박리근)는 더 이상 존속이 어려워 건물을 같은 울타리에 있던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에 매각하게 됐다. 당시 국민회관에서는 신한민보사가 신문을 발행하고 있었다.

국민회관을 매입한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당시 담임 우상범 목사)측은 신한민보사에게 퇴거 명령을 내리면서 양측간의 지루한 법정싸움이 계속됐다. 이 싸움은 항소법원까지 이어지면서 끝내 합의를 보면서 막을 내렸다.(구체적인 법정싸움 과정은 추후 별도 보도할 예정임)

당시 법원은 국민회관이 ‘역사유적 건물’임을 인식해 ‘향후 99년간 매각할 수도 없고, 이전이나 철거도 하지 못한다’고 판결하면서 ‘회관내 사료일체도 반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법정싸움이 진행되는 동안에 국민회관에 있던 많은 자료들의 관리는 매우 어정쩡한 상태였다. 회관에서 신한민보를 발행했던 金운하씨측이나 교회측이 공동책임을 져야하는 문제였다. 양측이 합의한 후 신한민보사가 국민회관 건물에서 퇴거하고, 교회가 회관을 실질적으로 인수하는 전후로 사료들의 보존과 인수 인계 문제가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나성한인장로교회는 법원판결에 따라 보존관리 의무를 지녔음에도 지금까지 국민회관을 방치해왔다. 또 이교회는 수년 전 담임목사가 사임한 이후 후임목사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분쟁에 휘말려 더욱 국민회관 관리에는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건물에는 지붕에서 터마이트가 떨어져 내릴 정도가 되었어도 손을 쓰지를 않았다. 지난해 서울의 도산기념사업회가 복원을 위한 기금을 내 놓겠다는 의사가 발표되면서 마지못해 협조에 나섰다.
이제는 이 역사적 건물인 국민회관을 원상태로 한인커뮤니티에 돌려 줄 때가 왔다. 한인커뮤니티는 범동포적인 비영리재단을 구성해 다시는 무관심속에 방치되는 국민회관이 되지 않도록 법적, 재정, 운영 관리면에서 확고하고도 영구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 국민회관 유적관리위원회 구성에는 여기 저기서 연고권이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조짐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 이제야말로 커뮤니티의 컨센서스를 모아야 할 때이다.

첫단계로 소유주인 교회측이 법적으로 이 건물을 한인커뮤니티로 이관하는 작업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한인커뮤니티는 ‘국민회관 유적관리위원회(가칭)’를 법적으로 구성해 이를 환수받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회관에 관련된 법적 당사자들인 교회.흥사단,신한민보사 관계자들이 빠른 시일내에 협의를 마쳐야 한다. 다행히 현재 복원위원회는 이들 단체들의 대표자들로 구성됐기에 이들이 주축이 되어 외부에서 각계인사들을 초빙해 (가칭)’국민회관 유적관리위원회 준비위원회(가칭)’를 구성토록 한다.

이 준비위원회에서 유적관리위원회 정관초안등을 마련해 공청회등을 거쳐 동포사회의 여론을 수렴한다. 준비위원회는 법적요건을 제정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비영리재단으로 출범하는 유적관리위원회의 기금설정에 많은 노력을 기우려야 한다. 유적관리위원회 재단 구성에는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미주류사회 인사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미국사회는 ‘기부문화’가 정착되어 있어 미국개척사의 한 부분이 되는 국민회관에 관심을 갖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분명히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준비위원회가 기금을 확보하라는 것이 아니라 장차 설립될 유적관리재단이 자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초작업을 마련하기까지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회관 유적관리위원회(가칭)가 법적으로 소유권을 교회로부터 이전받으면서 새롭게 탄생하면 되는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교회측이 한인사회의 여망을 져버리고 국민회관을 동포사회에 반환하는데 끝내 반대할 경우에는 법원이나 시정부를 통해 법적으로 수용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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