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단체 「세대교체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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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폭동이후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바람… 한인회·상공회의소·KAC등 젊은 세대 두각 기성세대 부정적 반응 불구 타운에 「신선한 바람」 기대 성숙한 봉사정신·문제의식 인식 필요

코리아타운에는 새 천년을 맞이한 이후 젊은 세대들의 진출이 괄목해 역동적인 한인사회로 변화해 가고 있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1.5세대”라는 어휘가 생겨난 이후 당시의 20대는 이제 40대가 됐다. 10여년 전 ‘사-이-구 폭동’을 겪으면서 사회봉사단체와 비즈니스 등을 포함해 다방면으로 1세에서 2세로 자리매김이 눈에 띄었다. 2000년 이후 이 같은 젊은세대들의 진출은 소위 “올드타이머”들이 퇴장한 자리를 찾아 새 바람을 넣고 있다.

타운의 주요단체 중의 하나인 한인상공회의소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젊은세대로 임원진이 정착했다. 한인청소년커뮤니티센터(KYCC)를 포함 한미연합회(KAC), 한인건강정보센터 등등의 봉사단체들은 일찍부터 젊은세대들이 리드해오고 있다.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IT분야 등 하이텍분야는 거의 젊은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 이외에도 금융, 자동차, 보험, 부동산, 식당, 봉재, 식품 등 과거 코리아타운 경제를 주도한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주축은 젊은세대가 맡고 있다.

최근 한인사회의 대표적 1세 중심의 단체인 LA한인회에도 수년 전부터 1.5세대인 강종민씨, 김기연씨 등이 회장직에 도전했으며 내년 선거에는 역시 1.5세대인 이한종씨가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여기에 같은 1.5세대인 잔 서씨 등도 거론되고 있다.
LA한인회는 원래 남가주한인회의 법통성을 지니고 계승한 단체이다. 말하자면 남가주한인사회의 대표단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주로 1세들이 이끌고 있는 이 같은 한인회는 동포사회의 신뢰를 받기는커녕 대부분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한인회장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조롱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은 한인사회에 불행한 일이다. “한인사회를 위해 노인센터도 설립하겠다”고 철석같이 공약을 하고도 ‘나몰라’로 일관한 한인회장에 대해 한인사회가 무엇을 더 기대하겠는가. 최근 코리아타운을 관활하는 시의원이 “커뮤니티 센터를 설립해주겠다”고 나섰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이러한 시대에 젊은세대들이 봉사에 앞장 서기위해 나선다는 것은 한인사회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젊은세대라고 해서 다 바람직한 인물들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전문봉사직 단체를 이끌어가는 일부 젊은세대들 중에는 봉사보다는 자신들의 커리어를 쌓는데 더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 중에는 1세들 보다 영어를 잘 구사한다는 것만으로 자신들의 우위성을 나타내려는 비뚤어진 경향도 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선택된 차세대”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또 이들 중에는 1세들의 경륜을 우습게 보는 세대도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더욱이 가관인 것은 일부 의식없는 기성세대층은 자기가 맡고 있는 단체에 “젊은세대의 참여”를 조성한답시고 ‘퇴색된 젊은세대’를 친위대처럼 부려먹는 추태이다. 자신들의 부조리를 이들 젊은세대들에게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허울좋은 “지원금” “후원금” 또는 “장학금”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일부 기성세대층이 우리사회의 가치관을 손상시키고 있다.

미주에서 한인회의 뿌리는 ‘국민회’라고 볼 수 있다. 한인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배울려면 ‘국민회’를 이끌어나간 선조들의 활동이 교과서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선조들은 “귤 하나를 정성껏 따는 것이 나라를 위하는 길이다”라고 가르친 도산의 말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국민회’를 이끌어 나갔던 지도자들의 공통된 점은 ‘자원봉사’와 ‘서로의 나눔’이었다. 미국의 건국시절 개척자들이 일궈논 역사를 우리의 선조 지도자들도 똑같이 이루어 나갔다. 그리고 그 역사를 개척해 나가면서 시민정신과 민주주의를 배웠다.

민주주의는 내 의견과 다르더라도 존중해 주면서 ‘서로 나눔’을 기쁨으로 행하는 것이다. 이민으로 구성된 미국에서 타인종과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지 못하면 살아 나갈 수가 없다. 우리의 관습을 주장하려면 타인종의 습관도 이해해주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나만이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실천하도록 도와주는 자세이다.
‘국민회’를 이끌어나간 지도자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정직’이었다. 지금처럼 한인회 회장이 미국법정에 드나드는 ‘부정직’과는 크나큰 대조를 보였다. ‘국민회’의 도장 하나면 미국정부도 믿었다. 그만큼 ‘국민회’의 지도자들은 ‘정직’으로 단체를 이끌어 나갔다. 도산도 위대한 지도자였지만 ‘국민회’의 지도자들은 남이 알아주든 아니든 한결같이 ‘머슴’의 역할을 충실하게 했다. 오늘날 처럼 한인회장 직책을 이용해 자신의 영달을 꾀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회’는 20대에서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젊은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이끌어나간 자립단체였다. 젊은세대가 일할 수 있는 역할을 기성세대가 만들어주었다. 1913년 당시 ‘국민회’는미정부에 대해 ‘한인들의 권익’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브라운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앞으로 미국내 한인들에 관한 문제는 국민회와 협의하겠다”라는 귀중하고도 역사적인 미정부의 공한을 받았다. 이 모든 일은 ‘국민회’의 젊은임원들이 기성세대들의 경륜을 빌어 수고한 것이다. 한편 모든 것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국 땅의 ‘국민회’는 세계각지에 퍼져있는 동포들의 문제에도 아픔을 함께 나누고 도움을 주었다.

오늘날의 한인회는 과연 어떤 단체인가를 우리 스스로 반성해보자. ‘국민회’의 역사를 바르게 이해한다면 어떻게 봉사직에 나서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봉사는 희생을 요구한다. 또한 마음에서 우러 나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 무엇보다 겸손한 자세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할 줄 아는 자세와 신념이 요구되는 것이다.
한인사회는 이제 의식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타운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너와 내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사회의 역사를 바꾸긴 어렵다. 나이만 젊다고 젊은세대가 아니다. 의식 자체가 성숙되고 비젼이 충만해야 한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들 보다 도전에 용감하다. 강하다고 해서 다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의식을 수반한 도전이 진정한 도전이다.

현재의 한인회는 존재이유를 놓고 새롭게 개혁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부조리가 끊이질 않게 된다. 과거처럼 ‘해바라기성 한인회’는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는 것이다. 시대변화에 앞서가는 의식변화가 없이는 한인회는 계속 분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인회가 있어야 한다는 의식이 없고서는 아무런 존재가치가 없다. 이를 위해서 우리 한인사회는 진정 이 사회를 위해서 고민하고 아파하는 젊은세대가 필요하다. 하루살기 위해서 품팔이 노동하는 동포들의 문제에 함께 ‘나눌 수 있는’ 젊은세대가 필요하다. 돈 때문에 팔려오는 동포여성들 문제를 외면치 않는 젊은세대가 필요하다. 탈북자 문제에 과감히 나설 수 있는 젊은세대가 필요하다.

젊은세대의 진정한 가치는 유명대학 학벌이나 경력 보다도 커뮤니티 발전을 위한 자발적 봉사정신에 있다. 진정한 봉사정신은 ‘서로의 나눔’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아메리카의 꿈’은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바탕에서 자라난 것이다. 이러한 자발적 봉사정신이 커 나갈수록 우리 커뮤니티는 한층 생동감 있는 타운으로 성장할 것이다. 젊은세대의 원동력은 미래의 가능성에 있다. 그 가능성은 무한한 것이다. 이런 젊은 세대의 가능성에 한인 커뮤니티는 ‘한인이민 200년의 비젼’을 심을 수 있는 것이다.
연훈(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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