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한인사회를 “악의 소굴”로 묘사 뿌리없이 방황하는「정신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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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미주동포사회 비하 기고문 게재 ‘말썽’

타민족 비해 정신적 낙오자로 매도 墩萍瀜가 한인사회 구조상 만연 묘사 여과없이 기고문게재, 편집태도에 의문

한국의 대표적인 시사주간지의 하나인 ‘주간조선’이 최근 미주동포를 비하하는 기고문을 게재해 말썽이 되고 있다. 지난 9일자 ‘주간조선’은 이란 기고문을 게재했는데 동포사회를 비하하는 내용이 많아 자칫하면 모국과 미주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될 소지가 많다.

이 잡지는 재미한인들 대부분이 ‘돈’만을 보고 살아가는 집단으로 지칭했다. 일부의 한인들이 생각하는 것을 전체로 둔갑 시켰다. 또 한인동포사회를 가리켜 먼저 온 “선참이민자”가 나중 온 “후참 이민자”를 착취하는 집단으로 규정했다. 선배이민자들이 후배이민자들을 마치 노예 부리듯 한다는 “악의 집단”으로 묘사했다. 이 잡지는 한인이 미국내 아시안 중에서 최하위급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집단으로 분석했다.
한인들이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에 비해 정치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면에서 훨씬 뒤 떨어진 낙오자의 신세처럼 그렸다.
또 한인이민사회가 정체성 없이 가치관을 상실한 떠돌이 유랑민 집단으로 매도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오는 사람들을 향해 ‘동포들에게 착취 당할 각오로 오든지 아니면 미국사회로 들어가 한인사회와는 단절하고 살아가라’고 충고아닌 협박성 안내를 하고 있다.
결론으로 재미한인들은 “뿌리 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정신병자로 까지 취급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한인들과 한인사회가 ‘희망없는’ 부류로 지칭하면서매도하고 있다.
물론 한인사회의 치부를 나타내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치부에 대해서 확실하게 진단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종과 비교해 한인들의 잘못된 점은 마땅히 지적해 개선하도록 방향을 잡아 주어야 했다. 그러나 이 글은 우선 한인동포나 한인사회를 보는 시각 자체부터 색안경을 쓰고 본 것이다. 또 한인사회가 처한 환경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나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의 근거없이 단발적인 현상이나 극히 지엽적인 사항을 마치 전체가 그러려니 추정해 작성한 글밖에는 아닌 것이다.
이글을 기고한 집필자는 미국생활이 불과 5년 정도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해당 필자는 미주에서 최대의 한인커뮤니티가 형성된 LA 코리아타운을 답사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적어도 미국언론이 소개한 미국내 아시안 커뮤니티에 관한 개괄적인 기사나 한인사회를 초점으로 한 특집기사 한 개 정도라도 읽었다면 절대로 이런 글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글을 여과없이 그대로 게재하는 ‘주간조선’의 편집자세는 언론의 정도가 아니다. 이글이 우선 기사로서 게재가 되는지를 판단했어야 했다. 이 내용이 명백히 타인의 명예를 의도적으로 손상시키지 않았다는 평가가 내려졌더라도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 들여질 것인가를 가늠해 봐야 했다. 더구나 최근의 한미관계나 모국과 해외동포와의 관계로 볼 때 기사로서 가치가 있느냐를 판단했어야 했다. 미국에서 이민초년생으로 방황하는 한 동포의 넋두리를 ‘주간조선’ 지면에 싣는 저의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문제의 글에서 “먼저 온 사람이 뒤에 온 사람을 ‘착취’한다”고 했는데, 물론 그런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착취’가 한인사회 구조상 전반적으로 만연되어 있는 것으로 단정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글에서 “후참자 착취가 극대화 되고 있다”고 까지 표현했다. 또 글에서 “한인사회가 ‘끼리끼리 모여 사는’ 대표적 민족집단”이라고 했다. 미국에는 약 180 개 이상의 민족집단들이 이민와 살고 있는데 대부분 ‘끼리끼리 모여 사는’ 민족집단이다. 한인들만 유독 타인종과 달리 ‘끼리끼리 모여 사는’ 집단이 아니다. 우리 동양인들 눈에는 유대인이나 독일계들이 ‘끼리끼리 모여 사는’ 것으로 안 보일지는 모르나 뉴욕이나 LA의 유대인 촌이나 디트로이트의 독일계타운 등이 한인들 보다 더 ‘끼리끼리 모여’살고 있다.

글에서 “일본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이민자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타운’을 형성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미국에 많은 타운은 차이나타운, 코리아타운, 베트남 타운 등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LA의 ‘리틀 도쿄’나 샌프란시스코의 ‘재팬타운’은 일본 커뮤니티가 자랑하는 그들이 ‘끼리끼리 모여 사는’ 타운인 것이다. 1984년 타임지는 “LA코리아타운은 미국내 소수민족 중에서 연방정부 지원없이 스스로 건설한 모델케이스”라고 크게 소개했다.
글에서 중국계와 일본계는 장관을 배출했는데 한인은 없다는 식으로 비교했다. 그러나 한인사회는 비록 중국이나 일본보다 이민의 역사는 짧아도 훌륭한 인물을 배출했다. 레이건 정부 당시 하와이 이민3세인 웬디 리 그램 여사는 미국의 양대 증시 중의 하나인 선물교역위원장으로 장관급을 지냈다. 하와이주의 문대양 주대법원장이 미법조계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한인 아더 송씨는 아시아계로서는 최초의 주의회 법사위원장을 지냈다. 이렇게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에서 자랑스런 한인이 있다.

글에서 “인도와 파키스탄계 역시 이민자가 많지만 영어를 잘한다. 그들은 협업을 잘해 한인들이 넘볼 수 없는 경제적 우의를 점해 주유소와 모텔을 장악하고 있어 구멍가게에 만족하는 한인들과는 규모면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적었다. 해당 필자는 2000년 미국인구센서스를 한번쯤 보았다면 생각이 다를 것이다. 뉴욕의 한인들은 과거 유대인들이 주도했던 청과시장을 장악했다. 미국내 리쿼스토아의 33%는 한인들이 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코카콜라 회사는 한인들이 결성한 식품상협회에 대해 최대의 예우를 하고 있다. 또 한 예로 라스베가스의 이해언씨는 네바다주의 최대 리커스토어 유통망을 지니고 있다.
한인사회를 경제적면으로만 보지 말자. ‘아이비 리그’로 불리는 미국의 명문대학들의 한인학생들의 재학분포율은 인구면에서 볼 때 미국내 인종 중에서 단연 베스트5 에 들어간다. 이는 한인사회가 다른 어느 민족이나 인종들 보다도 비젼이 뚜렸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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