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언론재단 “기자들이 먼저 제안”역주장 ‘발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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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언론재단 “기자들이 먼저 제안”역주장 ‘발뺌’

에버랜드 편법 증여수사 관련,
법조1진 기자들에 제주도 세미나 제안


검찰이 삼성 이재용씨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인수 고발 사건과 SK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상황에서 삼성측이 대법원 1진 기자들에게 제주도 세미나를 제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언론사별로 돌아가며 서울지검 출입 기자 등 법조팀들과 식사자리를 만드는가 하면 식사 후에도 보도내용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관련 정보수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 언론재단은 삼성그룹과 독립적인 기관이지만 모 그룹 후계자와 관련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법원 1진들에게 세미나를 제안한 것은 대언론 로비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기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삼성 언론재단은 지난 9월 중순경 대법원 1진들에게 제주 호텔신라에서 세미나를 갖자고 제안했지만 거절 당했다. 대법원 1진은 이 제안에 대해 10월 중순 회의를 열고 검찰이 이재용 씨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인수고발 사건을 수사 중이기 때문에 삼성측의 제공으로 세미나를 갖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 삼성측의 요구를 거절했던 것이다. 이 시기는 검찰이 에버랜드 고발 사건을 특가법을 적용, 사실상 수사 유보 방침을 밝혔던 지난달 13일을 전후로 한 시기이다.

삼성 언론재단 측은 제주도 도착 직후 호텔 신라에서 열리는 세미나와 별도로 다음날 일정에 나인브리지에서의 골프일정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사 대법원 1진 기자는 “10월 중순경 1진들이 회의를 거쳐 ‘검찰이 삼성을 수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측이 제공하는 세미나를 다녀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지검을 출입하는 A사 기자는 “삼성 측이 몇 주전 쯤 법조 1진들에게 제주도로 가자고 오퍼를 넣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법조 1진들이 ‘이 상황에 가면 누구 죽일 일 있느냐’며 거부했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삼성 언론재단측은 기자들이 먼저 세미나 제안을 해왔다며 정반대의 주장을 했다. 삼성 언론재단 엄철민 상무는 “9월 초에 법조 기자 중 한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세미나를 지원해줄 수 있느냐고 문의해 계획서를 보내오면 검토하겠다는 원칙적인 답변을 해 준 기억이 있다”며 기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엄 상무에 따르면 삼성 언론재단 세미나는 언론사 국장· 부국장· 부장급을 주 대상으로 세미나를 해왔으며 법조 1진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한 적은 없다고 한다.


삼성 구조조정 본부 측은, 삼성 언론재단은 자신들과 무관한 별도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라며 사전인지 사실을 부인했다. 한 간부는 “삼성 언론재단은 고유의 사업목적과 영역을 가진 곳이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측에 물어 보라”며 세미나 개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삼성의 후계자 이재용 씨 문제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재단이 법조 1진과 세미나를 가지려 했는데 사후에도 관련 내용을 듣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해외연수와 세미나 등의 문제는 구조본과는 아무 상관없다”며 극구 부인했다.

이 같이 삼성 언론재단의 해명과 기자들의 엇갈리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세미나 장소, 골프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이 논의된 것으로 봐서 삼성 측이 대법원 1진들과 상당히 구체적으로 세미나 준비를 진행했음은 명확해 보인다. 특히 삼성 언론재단 측의 해명처럼 ‘왜 유독 올해에만 법조 1진의 세미나를 준비했느냐’는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

대법원 기자단 간사인 대한매일 손성진 기자는 “이 부분에 관해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지만, 한 신문사 대법원 1진 기자는 “삼성 언론재단에서 먼저 제안했던 것 같다. 구체적인 내용은 간사에게 물어 보라”며 말을 흐리기도 했다.

삼성 언론재단 측의 세미나 제안 사실을 알고 있는 서울지검을 출입하는 B사 기자는 “뻔한 것 아니냐. 삼성 측이 언론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겠느냐”며 그나마 1진들이 거부해서 다행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삼성 구조본은 최근 법조출입 기자들을 상대로 언론사별로 돌아가며 식사 자리를 만드는 등 정보수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검을 출입하는 C사 기자는 “삼성 구조본 관계자들이 요즘 자주 기자들과 식사나 술자리를 갖고 있다. 우리는 식사를 했는데, 삼성측은 기사와 관련된 문제보다는 정치자금 수사와 관련된 검찰의 수사상황에 관심이 많은 것 같더라”며 “식사 후에도 자주 연락이 오지만 서울지검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데스크들은 몰라도 기자들 대부분은 이재용 씨를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고 귀띔했다.

[미디어 오늘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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