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 ‘호응’ 주류사회 ‘외면’ 한국문화 행사는 「안방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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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사회 ‘호응’ 주류사회 ‘외면’ 한국문화 행사는 「안방잔치」
한국문화원의 공연행사 동포爲主에 문제 있다

문화원의 설립취지에 역행 사업 재고되어야… 美 주류사회 참여는 거의 제로

최근 LA에서 공연된 한국 전통문화예술 행사들은 동포사회로부터 크나큰 호응을 받았다.
지난 8월15일 패사디나 시빅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이민100주년기념 국립국악원’ 공연은 한국 전통음악과 전통무용의 조화를 이룬 환상적인 무대였다. 이날 공연장에는 약 2,500명의 한인관객들이 몰려들었다. 이 공연은 한국의 대표적인 민속음악과 춤이 선보였는데 수제천, 부채춤, 승무, 사물놀이, 시나위, 아쟁산조, 가야금 병창, 처용무, 상련산, 청송곡 등이었다. 또 지난 9월25일 LA카운티뮤지엄에서는 이민 100주년기념 ‘한국 불교무용, 음악과의 만남’의 공연이 있었다. 이 공연은 한국불교예술을 보여주는 귀중한 무대였다. 이날 공연은 뮤지엄내 레오 빙 극장에서 행해졌는데 600여 좌석은 한인들로 만원이었다.

그리고 11월7일 LA다운타운 빌트모어 호텔에서 열린 이민100주년기념 ‘한국전통의상 및 한복 패션쇼’는 한국민족 고유의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뜻깊은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서 긴저고리, 당의, 활옷, 녹장삼, 홍장삼, 연두원삼 등 궁중의상을 포함해 장옷, 처네, 쓰게치마, 개성원삼, 제주원삼, 평양원삼 등 민속의상 그리고 약혼복, 평상복, 결혼예복, 나들이복, 남녀 모시 한복 평상복 그리고 개량한복 등이 소개됐다. 이 쇼는 약 600명의 한인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이들 문화행사들은 한국정부 문화관광부(장관 이창동)와 산하 기관인 LA한국문화원(원장 전영재)측이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행사였다. 말하자면 한국정부가 주로 이들 공연들을 주선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민의 세금이 공연에 쓰여졌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이 같은 고품질의 한국문화공연에 미국주류사회의 참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주류언론에만 문화행사로 소개됐을 뿐이다. 물론 미국의 대표적 언론인 LA타임스는 이 같은 행사들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한 예로 이 신문은 한복 패션쇼에 대해 지난 11일자에서 칼렌다섹션에서 전면을 할애해 칼러사진들과 함께 한국문화 역사를 상세히 곁들어 보도했다. 또 패사데나에서 열린 국악공연에 앞선 문화평에서도 한국의 국악의 특징과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서양음악과 비교하기도 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원래 한국문화원이 미국에 존재하는 주된 이유는 일차적으로 미국주류사회에 한국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민족이 문화민족이며 오랜 역사를 통해 항상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임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한국문화원의 사명 중의 하나이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 있어 한국의 문화를 먼저 소개함으로써 국가와 민족간의 이해폭도 넓히게 되며 외교면이나 교역에 있어 유익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한국문화원이 주도한 대표적인 문화행사들은 미주류사회가 대상이 아니라 동포사회를 겨냥한 행사가 돼버렸다. 물론 동포사회를 외면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동포사회의 1.5세나 2세들은 영어권에 속해 이들도 광의로 볼 때 미국사회의 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생활권에서 얼마든지 한국문화를 접할 기회가 미주류사회 사람들 보다 많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국문화원은 그들의 우선적인 사업대상이 미주류사회란 점을 망각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가 이민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에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공연을 통해 미주류사회로 하여금 한국이민사회를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또 이를 통해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계기도 되는 것이며 이런 행사들을 통해 미국내 인종갈등을 해소하는 분위기도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한국 문화공연에 미국인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바로 그런 목적들을 위해 한국문화원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공연된 대표적 한국문화공연은 한국인들만의 잔치가 되버렸다.

지난 8월15일 패사디나 시빅오디토리엄에서 개최된 무료 국악공연은 한국문화원에의해 한국일보LA지사가가 후원했다. 입장권이 무료인 관계로 한국일보사가 담당한 입장권 배포는 당일에 끝나버리고 말았다. 입장권 배포를 두고 말들도 많았다. 이날 공연장인 패사디나 시빅오디토리엄에는 한국인 일색이고 미국인들은 “가물에 콩나는 격”정도로 찾아 보기가 힘들었다. 또 9월25일 LA카운티뮤지엄에서 개최된 한국불교음악공연에서도 미국인관객을 찾기가 힘들었다. 물론 11월7일 KTE방송이 주관한 한복쇼서도 역시 미국인들은 드믈었다. 이 같은 공연들을 주관하고 후원한 언론사들은 이들 행사가 자신들의 사업으로 치장하는데 열을 올렸다.

한국문화원측이 공연 성격에 따라 미주류사회의 관련 단체들에게 입장권을 배포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초청했더라면 더 좋은 효과를 얻었을 것이다. 자체 홈페이지나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를 했다면 미주류사회의 호응도 크게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문화원이 관여된 행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국인보다는 미주류사회의 참여를 일차적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1년에 고작해야 많지 않은 격조 높은 문화공연에 한국인들만 대거 몰리는 현상은 한국문화원 존재성격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한국인들의 참여 기회는 한인커뮤니티의 다른 행사를 통해서도 기회가 제공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문화원의 전영재 원장은 지난 8월21일자 한국일보미주판 문화란에서 국악공연과 관련해”이번 무료공연에 한인들의 높은 열기가 놀라웠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최고로 인정을 받고 있는 전통음악연주단이 미 주류사회에서는 아직까지 ‘제값’을 받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왜 전통음악연주단이 ‘제값’을 받지 못했는가?. 한마디로 한국의 높은 수준의 문화공연을 미주류사회에 제대로 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 주류사회가 한국의 문화공연을 관람치 못한 현실에서 어떻게 대접을 받기를 기대하는가. LA카운티뮤지엄 무대에서 한국불교무용 음악과의 만남을 기획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건용 총장은 “새로운 세기, 그리고 이것에 발맞춰 나아가는 우리의 사명은 문화교류”라고 강조했다. 문화교류를 주창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만을 상대하는 현재의 시스팀으로는 효과적인 문화교류는 기대할 수 없다.

이와는 달리 한국의 예술작품이 미국인들에 의해 공연되어 주목을 받은 경우를 소개한다. 말하자면 미국인들이 오히려 한국문화를 미국사회에 소개하는데 앞장 섰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례동화 심청전(Shim Cho’ng)이 지난 10월 24일-25일 LA의 명소 게티 뮤지엄에서 공연됐다.

미주류사회 문화전당의 하나인 게티 뮤지엄에서 공연을 가졌다는 자체도 큰 의미를 갖는다. ‘심청’ 공연은 칼스테이트 노스리지대학 연극학과에서 기획한 것이다. 지난 2000년부터 연극학과의 金아정 교수가 동료 미국인 교수에게 한국의 심청전을 소개하면서 싹트게 됐다. 이 연극은 캠퍼스내에서 아동극 형식으로 공연되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그 후 이 테마를 발전시켜 게티뮤지엄 공연까지 가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이 ‘심청’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한국의 국립극장 무대에까지 올랐다. 한국의 연극이 미국에서 재 각색되어 다시 한국에서 공연되는 새로운 문화실험이 성공을 본 것이다. 이것은 종래의 심청전을 새롭게 각색해 현대한국과 세계적인 맥락에서 조명한 것이다. 연출을 맡은 제임스 드 폴 연극학과장은 “어린 시절 한국인 태권도 사범으로부터 들은 한국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게 되어 기쁘다”면서 “이번 공연이 다른문화를 지닌 사람들과의 교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행사를 한국문화원이 LA 뿐 만 아니라 미주의 다른 지역에서 공연이 이루어 지도록 기획하는 것도 사업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LA 한인동포사회에는 현재 한인 연극인만도 약 2백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외에도 미술, 음악, 작가,영화예술인들까지 합친다면 상당한 수의 문화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을 활용해 미주류사회에 한국문화를 소개시키는 작업에도 한국문화원은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물론 한국에서 관련 문화공연자들을 초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곳의 한인 예술인들을 활용하는 것도 미주류사화와 한국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량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문화원은 지난동안 재미국악원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악강습을 후원하고 교습장도 제공하여 왔다. 그러나 이들 강습에는 대부분 한인동포들이 참여하고 미국인들의 참여는 “가믐에 콩나는 격’이다. 이런 기회도 미국인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국문화원측이 적극 후원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문화원은 미주류사회를 위해 ‘Korean Culture’라는 영문잡지를 발행한 적이 있다. 이 잡지는 상당한 품격의 잡지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문화원측은 이 같은 잡지 발간을 중단하고 한인이 운영하는 영문월간지 ‘Koream Journal’사에 이관시켜 버렸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좋은 잡지 발간을 중단시킨 것이다.

원래 한국문화원은 가능한 많은 발간물을 통해 한국문화를 미국사회에 소개해야 하는데 이미 존재한 발간물마저 없앴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LA다운타운에는 일미문화회관이 있다. 이 회관에서 공연이 있으면 일본인들은 물론 백인, 라티노, 흑인계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한국문화원에도 전시장이 있지만 미국인들의 모습보다는 한인들의 모습이 더 많다. 현재 한국문화원은 공연장 활용등 문화원의 사업을 다양화하기 위해 재단장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내년 상반기에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열 때는 원래의 설립 목적인 미국사회에의 한국문화 전달자로 탈바꿈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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