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얼굴 그사람」「동포들 식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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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얼굴 그사람」「동포들 식상해」
한인회장 선거… 「대안없나」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 “도무지 회장감이 없다”

한인회 선거철만 되면 후보에 나서는 사람들이 제각기 무지개 빛 같은 공약을 늘어 놓는다. 마치 한국에서 못된 정치인들이 하는 행태와 다름이 없다. 어떤 면은 더한 것도 있다.

공약을 남발하고는 당선되면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또 동포들도 쉽게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있다. 많은 동포들이 오는 5월에 실시 예정인 한인회장 선거에 나서는 인물들에 대해 기대감이 별로 없다.

시작 전부터 꼴불견
눈치작전에서
비방까지…


왜냐하면 후보로 거명된 사람들의 면면에 잘 아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와 평소 연관이 많이 없던 사람들은 후보들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타운에 나도는 사람들은 한 두 사람을 거쳐 듣는 이야기들에서 후보들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된다.

<특별취재반>

거론 인물들 회장덕목에 의견분분…“한인회장이 무슨 큰 감투라고…” 동포들 외면
전체 한인 2%에 불과한 유권자 투표. 당선되고나도 소송 후유증 심각 악순환 되풀이

여러 후보 거명 인물 중 제일 먼저 출마를 선언했던 이한종 후보나, 그리고 이용태 후보는 현 한인회의 추종인물로 볼 수 있다. 정인철 후보나 강종민 후보, 스칼렛 엄 후보 그리고 남문기 후보 등은 현재 회장에 대한 “복수”를 벼르는 인물들이다. 이들 모두가 나름대로 공약을 밝혔거나 앞으로 밝힐 예정이지만 그대로 지켜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그 좋은 예는 바로 현 회장 하기환 씨의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본보에 제보된 여러 사항 중에는 “현재 후보들이 한인회장 덕목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 다음으로는 “봉사 정신의 인물들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번 째로 “리더쉽을 찾을 수가 없다”였다. 한마디로 후보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제보해 온 한 독자에게 ‘그래도 후보들 중 기대를 가질 만한 사람들이 없는 가’라고 문의했으나 돌아 온 대답은 “그들이 행하는 비즈니스 형태를 보면 그들의 인격을 가늠할 수 있다”면서 “우선 정직함이나 신뢰성을 발견할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독자는 “언론에서 새로운 인물이 한인사회에서 봉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부탁했다.

지난 2000년 2월은 제25대 LA한인회장을 뽑는 선거철이었다. 원래 4명 후보(강종민, 하기환, 스칼렛 엄, 김기현)가 나섰으나 나중 김기현 후보는 후보로 등록하지 않았다. 그 당시 유권자 등록수가 한인회 선거사상 최대인 2만5천명이나 됐다. 그러나 직접 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8천 여 명이었다. 불과 30%만이 투표했다는 결과이다. 당시 선거는 지난 87년 김완흠 후보와 윤창기 후보가 대결한 선거 때는 6천 여 명이 투표장에 나온 이래 최대였다. 하여간 2000년 선거는 한인회 사상 최대 유권자 등록과 최대 투표자 수를 기록했다. 외형적으로 한인회 선거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LA지역 40만-50만이라고 추산하는 한인 인구에 비한다면 불과 5% 정도의 유권자 등록에 2.5% 정도가 투표했다는 것이다.

그 선거에서 당선된 기호2번의 하기환 후보는 유효투표의 51.3% 인 4,236 표를 얻어 회장에 당선됐다. 전체 한인 인구에 비한다면 약 1% 조금 넘는 표로 당선된 하 씨는 한인사회대표라며 한국을 드나들었다. 하 씨가 당시 내건 선거공약을 보면 그가 한인사회를 얼마나 농락했는가를 잘 알 수 있다. 그가 만든 유인물에는 너무나 많은 공약이 적혀 있었다. 그 중의 첫째가 노인복지회관 건립과 노인 인력 활용이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털어서라도 노인복지회관만은 꼭 건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나도록 그 공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같은 후보들의 공약 남발 사태는 비단 하 씨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과거 한인회에서도 역시 같은 사태가 반복돼왔다. 2000년 당시 중앙일보 미주판은 여론조사에서 “한인 없는 한인회장 선거- 유권자 무관심 심각”하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76%가 선거에 흥미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하기환 씨는 회장에 당선되자마자 첫번째 한 일이 정관개정을 하여 자신의 재선을 바라보는 일에 선수를 첬다. (당시 정관개정 때문에 그는 캘리포니아 1심 법정으로부터 회장당선 무효의 판결을 받고 항소 중이다) 2년 후 재선에 나선 하 씨는 또 선거공약으로 “이번에야 말로 노인복지회관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재선됐으나 그가 약속한 공약 제1 사항인 노인복지회관이 건립됐다는 소식은 지금까지 들려 오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공약 이외에도 그는 청소년지도 육성 및 민족의식 고취, 문화행사를 위한 소극장 건립 등등을 내놓았다. 그가 공약을 잘 지켰는지는 동포사회가 잘 알 것이다. 그는 한인회장을 더 할 수 없는 현실이 되자 주민의회 쪽으로 기웃거리고 있다. 하 씨를 회장으로 찍었던 사람들은 지금 그가 무슨 공약을 내 놓았었는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과거를 지내놓고 볼 때 하 씨는 소위 “막가파 식”이나 다름없는 회장이었다. 공약을 안 지켰어도 “미안하다”는 기색이 없었다. 1심에서 ‘회장당선 무효’ 판정을 받았으면 도덕적으로도 사퇴를 해야 하는 것이 정도인데 미국법정의 제도를 이용해 회장 임기를 채우려는 자세가 봉사직인 ‘한인회장’의 길은 아닌 것이다.

지난 2002년 4월 일간지 등에는 “70만 한인 동포들의 시민정신은 깨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전면광고가 개제됐다. 이 광고는 당시 제26대 LA한인회장에 출마해 하기환 후보와 대결했다 등록자격 문제로 탈락된 남문기 씨가 낸 것이다.

그는 이 광고에서 10개 항목에 걸쳐 선거에 대한 유감을 밝히고 동포들의 화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마도 이 광고문을 기억하는 동포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광고를 낸 남문기 씨 자신도 이 광고문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남 씨는 이 광고에서 자신이 후보에서 탈락된 것은 한마디로 자신이 오렌지 카운티 동포로 LA 코리아타운의 “터줏대감”들에 의해 “왕따”를 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도 “LA사람”이라고 주장했다. “LA에서 7년 이상 8개의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고 LA카운티 내에서 가동되는 전화대 수만 70개 이상인데도 LA 사람이 아니냐”고 원통함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결과에 대해 소송제기도 고려해 보았지만 한인문제를 미국법원에 의뢰한다는 것은 민족적 불명예라는 생각 때문에 단념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그렇다고 불의를 보고 지나치는 비겁자도 될 수 없다는 믿음으로 공개 질의서를 본인 지지자들과 뜻 있는 동포들에게 드리게 됐다”고 적었다. 그는 “한인사회 어르신들, 각 단체장님들, 특히 종교계 지도자님들이 해결의 길을 제시해 줄 수는 없겠습니까. 어느 집단에나 상사가 있듯이 한인사회에도 동포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어른들이 계시니 감독기능을 하는 언론들과 함께 한인사회 문제해결에 나서 주시지 않겠습니까”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그 이후 이 같은 광고에 문제해결을 위해 나섰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가 강력하게 바랬던 종교계 지도자들도 아무런 대책을 내 놓지 않았다. 그는 “불의를 보고 지나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자신은 한인회 선거 부정에 대해 싸우지 않고 그의 부동산 비즈니스 광고에 열을 올렸을 뿐이다.

이번에 후보로 나선 정인철 씨도 현 회장과 한인회 체제에 대한 불만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현 한인회 이사장이었으나 한인회 정관에도 없는 ‘이사장 자격정지’에다 ‘이사장 박탈’을 당한 주인공이다. 현재 법정에 계류된 ‘하 회장 당선무효 사건’에 대해 라디오방송 기자와 인터뷰한 내용 때문에 하기환 회장이 주도하는 이사회에서 한마디로 ‘창피’를 당한 것이다. 그는 한인회의 공금사용 불법성을 이유로 하 회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한인회는 기금모금 후원회를 할 때 마다 “압력성 도네이션”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번에 정 씨가 후보로 나선 것은 하 씨에 대한 ‘징계성’과 그 추종세력들을 한인회에서 몰아 낸다는 명분을 띄고 출마한다고 볼 수 있다.

역시 이번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거명된 스카렛 엄 씨 역시 지난 2000년 선거의 상대였던 현 회장 하기환 씨에 대한 ‘설욕전’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 하 씨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선거에서의 패배에 대한 명예회복을 바라는 것이다. 그녀는 지난 선거에서 하 씨가 “전과범”임을 속이고 회장에 출마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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