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 추태와 구태로 얼룩진 LA한인회는 개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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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회장 선거가 싱겁게 끝났다. OC한인회장 선거도 싱겁게 끝났다. 그래서 한인사회는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기분으로, 한마디로 찜찜하다.
LA한인회는 2000년 들어서 경선이 실시된 후 26대와 27대는 경선으로 갈 듯 하다가 마지막판에 무투표 당선이란 결과를 초래했다.

왜 이렇게 됐을가. 한인사회가 새로운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으로 LA의 한인인구 50만 명이라고 주장되고 있다.(공식정부통계는 50% 미만이다) 이런 실정에서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현재의 한인회의 회장은 고작 8,000 명이 투표한 2000년 선거에서 4,000 표가 조금 넘는 표수로 당선된 사람이 바로 지금의 하기환씨이다.

▲ 한인회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4 Sundayjournalusa

당시 학벌도 좋고 재력도 있고 단체활동 경력도 많다고 자랑을 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 정도면 한인회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그가 4년간 한인회장을 하면서 한인사회가 크게 발전됐는가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어려울 것이다. 하 씨는 2000년 회장 후보로 나서면서 최우선 공약으로 ‘노인회관 건립’을 내놓았다. 다분히 노인표를 의식한 공약이었다. 첫 임기가 끝난 후 2002년에 정관을 개정하고 재선에 나서면서도 또 공약은 ‘노인회관 건립의 완성’이었다. 지금 한인사회는 하 씨의 공약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주 드물다.

하 씨는 한인회장 감투를 그의 비즈니스와 연결시켜 이용했다. 한인회 정관을 마음대로 뜯어 고쳐 한인회 운영을 복잡하게 만들었으며 지난 2년간 법정소송으로 한인사회 이미지만 구겨 놓았다. 하 씨는 지난 9일자 중앙일보 기고문에서 “싱겁게 끝난 제27대 LA한인회장 선거는 한인타운의 단합을 위해서는 잘 된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적었다.

소위 한인회장이란 사람이 ‘경선 투표가 바람직 하지 않다’라는 속내를 드러 내 보인 것이다. 어떻게 무투표 당선이 한인타운의 단합에 잘 된 일이 되는가. 하 씨의 생각은 경선이 되면 한인타운 단합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에게는 경선 자체가 싸움판으로만 생각돼 온 것이다. 선의의 경쟁과 정책의 대결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민주주의 방식을 하 씨는 생각지 못한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지닌 하 씨가 한인회장이 됐다는 자체가 한인사회의 불행이었다.

하 씨는 중앙일보 기고문에서 자신의 과오는 밝히지 않고 이번 선거에 나왔던 후보들의 자질 문제를 거론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어도 하씨는 그럴 자격이 없다. 이번 선거가 싱겁게 된 것도 하씨 책임의 일부다.

이 모든 것이 ‘한인회’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한인회에 대한 생각이 40여년전의 한인회나 오늘의 한인회나 달라진 것이 없다. 사람들만 달라졌을 뿐이다. 한인회도 단체이기에 회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LA 한인회는 회원이 없고 이사회만 있다. 회장과 이사 몇 명이 결정하면서 대외적으로는 한인사회의 대표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불합리한 선거방식으로 정해진 틀에서 만들어진 회장 감투를 편리한대로 이용했다.

LA 한인회 정관에는 LA 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모두 회원이라고 규정했다. 대표성을 지니기 위해 문구를 집어 넣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동포들 중에 과연 몇 명이 “나는 LA한인회 회원입니다”를 자신있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가? 1세기 전 이 땅에 초기이민사회가 형성됐을 때 생겨난 공립협회(설립자 도산 안창호)의 회원들은 자신들이 공립협회 회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1980년대까지 존속했던 국민회 회원들도 국민회 회원임을 당당히 밝히며 살았다.

LA카운티의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LA 한인회 지역에는 또 다른 한인회가 있다. 바로 밸리 한인회와 동부 한인회다. 이런 것도 모순이다.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행태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골목대장 놀음” 식이다. 민주적인 방법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한 결과다.

LA 한인회의 전신은 원래 남가주 한인회였다. 시대가 흐르면서 남가주 각 지역에서 제각기 한인회가 생겨 LA카운티로 줄어 들었는데 언제 또 줄어들어 코리아타운 한인회, 세리토스 한인회(실지로 이 지역 근처에 중부 한인회가 발기되기도 했다), 사우스베이 한인회, 글렌데일 한인회 등이 나설지 모른다. 미국 헌법상 ‘결사의 자유’가 있으니 가능하다.

한인회를 봉사단체라고 한다. 한인회장을 봉사자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의 한인회나 한인회장은 봉사와는 거리가 멀다. 한인회를 운영하기에 기금이 필요하다며 강제성 모금 파티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봉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행태이다. 한인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주간지를 보면 도덕적으로 지탄받는 광고가 수두룩 하다. 이런 사람이 봉사자로 자처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이다.

이 같이 한인회가 진정한 봉사단체로 존재치 못한 원인은 ‘동포들의 자발적인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인회의 존재가치를 재평가 할 때가 온 것이다. 과연 현재와 같은 한인회가 필요한 지를 생각해야 한다. 진정 개혁적인 사고방식이 도입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한인회장 선거에 공탁금과 기탁금을 합해 6만 달러가 있어야 회장에 출마할 수 있다는 선거규정이 있는한 한인회의 부조리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재력이 없어도 봉사자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토양이 되지 않고는 한인회는 봉사단체가 될 수 없고 한인회장은 봉사자로 나설 수 없다.

“지난 5년안에 한인회를 상대로 소송한 자는 향후 10년 동안 후보로 나설 수 없다”라는 너무나 창피한 조항을 마구 정하는 그런 소아병적인 한인회에서 민주주의를 발견할 수 없다. 그 같은 악법에 대해 후보 등록 여부를 질문 받은 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악법을 만든 당사자인 한인회 이사회로 공을 넘긴 사항도 웃기는 일이다. 선거를 첨단방식으로 치루겠다는 선관위가 스스로 결정해야 할 사항도 회피하는 자세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한인회장단 후보와 이사 후보들을 하나로 묶는 현재와 같은 런닝메이트 제도도 앞으로는 폐지해야 한다. 이제는 회장 후보와 이사 후보들을 별개로 하여 각자의 직능에 맡도록 운영되는 한인회가 되어야 한다. 한인회도 삼권분립 정신에 부응하는 체제로 커뮤니티 자치단체의 기능을 갖춰야 한다.단독출마의 경우도 동포들의 신임을 묻는 제도도 연구해 볼 과제이다.
이번 선거에서 단독으로 등장한 이용태 회장팀은 선거관리 소정규정을 거처 회장으로 당선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를 두고 여러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에 이용태 회장당선자는 취임전에 소신을 밝힐 필요가 있다.
LA 한인회 40여년 역사에서 이용태 당선자는 1세가 아닌 1.5세로서의 첫 회장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는 1세들의 훌륭한 전통은 이어 받아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 시대에 맡는 한인회를 위한 새로운 봉사자의 자세를 창조해야 한다. 왜냐하면 1세의 한인회에서 1.5세의 한인회로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지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과거에 얽매일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의 한인회 폐단을 개혁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만약 그가 개혁의 기수가 된다면 LA한인회는 새로운 역사를 펼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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