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규제철폐·젊은 인재 등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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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만불경제시대’로 진입하는 길

4.15총선이 끝난 지금, 한국에게 절실한 제1과제가 경제회생이라는데 아무도 이의가 없다. 오마에 겐이찌라면 일본의 저명한 평론가로서 한국 정.재계에도 정통하다. 지난3월상순 서울가서 경제강연을 한 바 있는 그의 ‘한국경제 재생론’(SAPIO 4/14)을 소개한다.

오마에씨는 DJ정권시절의 ‘신용창출’을 위한 카드발급허용정책에 주목, 장기불황에 허덕이던 당시의 일본으로서는 본받을 만한 소비진작책이라고 칭찬했다가 근래의 ‘신용불량’사태로 인한 경제난을 “남발 탓”이라고 비판하는 등 직언파로 유명하다.

[편집자주}

4~5개 경제단위의 분권화로 서울집중현상 시정
연구투자 늘려 원高대비한 高附加상품 개발해야


한국정계는 이상 상태에 놓여있다. 정치적 줄다리기로 대통령이 탄핵소추돼 혼미를 거듭하는 상황은 도저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멤버의 선진국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한국은 1인당 GNP(국내총생산)를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삼고 있는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의 안정이 불가결 하다.

원래 한국은 일본과 같던가, 그 이상으로 강고한 정.관.재 트라이앵글의 유착구조가 존재해 그것이 뿌리 깊은 정치부패의 온상이 돼왔다. 전두환씨이후의 5명의 대통령, 즉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에 이르기 까지 모두, 본인 또는 친족이 오직등으로 체포돼 실의의 나락에 빠졌다. 대통령의 은퇴후는 꼭이라 할 정도로 재벌등부터의 부정헌금문제가 드러나기 때문에 재벌 톱은 “내일은 내 신세인가”고떨게돼 마음 잡고 비즈니스를 할수 없다. 왜 선진국의 한국이 그러한 불안정한 정치상황으로부터 빠져나올수 없는 것인지, 외국에서 보고있으면 전혀 알수가 없다.

좋지않은 말로로 가는
두가지 이유

원인은 두가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대통령에게 권력이 너무 집중돼 있는 일이다. 5년간 임기의 전반에는 절륜(絶倫)상태여서 마음대로 권세를 휘두룰 수가 있지만 단임 이기때문에 후반은 뒷걸음 치고 마지막은 레임덕이 되던가, 친족을 포함해 멋대로의 일을 저지르고 만다. 그것이 정치부패를 낳고 있다. 이 지병(병폐)을 고치기 위해서는 통치시스템을 개혁하여 좀 더 의회와의 권력균형을 취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 아닐까.

정치상황이 불안정한 또하나의 원인은 관료가 힘을 너무 많이 갖고있는 점이다. 일본과 마찬가지 구조다. 따라서 처방전도 일본 처럼 허.인가권을 지역으로 분산하든가, 발본적인 규제철폐를 단행해야만 한다. 그것이 첫 번째 조건이다.

2만달러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은 세대교체이다.
한국의 ‘2차대전이전의 세대’는 소학교시절 일어로 공부해 기본적으로 대일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내놓고 일본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정말은 좋아해도 국내서 공언할수 없고 싫은 구석도 있다. 복잡한 감정을 일본에 대해 갖고 있다.

그 다음은 ‘한국전 세대’다. 이들은 마지막에 미국과 UN이 도와주었다는 것으로 양자에 대해 친근감을 품고 있다. 그 다음이 ‘박정희대통령 세대’. 한국이 세계의 공업화사회에 도전한 시대의 가장 야심찬 세대이며 더프한 반공주의자 세대이기도 하다.

다음은 ‘포스트민주주의 세대’. 한국인으로서의 아이덴디티를 중시하고 있다. 그리고 재벌에 대한 감정은 애증이 반반이다. 학생시대는 “재벌은 돼먹지 않았다”고 비판했으나 사회인이 되어 재벌에 채용되자 기쁘게 일한다. 세계의 공항에서 LG나 삼성 이름이 붙은 카트가 있으면 기뻐서 밀고 간다.

그 다음이 가장 젊은 ‘포스트IMF 세대(온라인 세대)’이다. 97년의 아시아통화위기로 인한 IMF(국제통화기금)관리를 목도한 이 세대는 한국인으로서의 일체감 보다는 국제인으로서의 적응력이나 감각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의 ‘닌덴도 세대’와 닮아 롤풀레잉게임으로 놀며 자랐기 때문에 뭔가 문제가 생기면 곧 리셋보턴을 눌러 올 클리어하는 버릇이 있고 끈질김이 없지만 능력은 매우 높다. 세계의 어디에 내놓아도 승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중간 세대를 제치고 가장 젊은 ‘포스트IMF 세대’에게 크게 권한을 이양해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 경우 경험이 풍부한 낡은 세대의 고령자들이 젊은 세대를 서포트하는게 중요하다. 그로써 우수한 젊은 인재를 효율적으로 등용해 갈수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문제에 “어떻게
되겠지”는 없다

세 번째 조건은 북한과의 명확한 융합구상을 준비해 두는 일이다.
여하튼 통일해서 그후는 어떻게 되겠지 하는 무턱대고는 안된다. 기업으로 말하면 합병에 대비해 명확한 사업전략이나 사업계획을 생각해둘 필요가 있다.

독일형의 통일방식은 아마도 한반도에는 적합치 않다. 자기들의 경제발전을 희생해서 북한을 위해 짊어질 각오와 준비가 한국인에게 돼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나아가서는 ‘김왕조’도 함께 융화하느냐 어쩌느냐의 문제가 있다. 북한이 랭군사건이나 KAL사건등 테러를 인정하고 리비아 처럼 사죄하고 배상금을 지불하고 핵개발도 포기한다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는가. 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리비아가 팬암과 UTA프랑스항공기 테러에 대해 지불한 것과 같은 액수를 한.일의 납치피해자에까지 배상한다면 3천억엔(3조원)정도가 든다. 그것을 하지않으면 국제사회로부터 김정일이 ‘가다피형’의 “은사”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의 세계정세는 포스트 비비아, 포스트 아프간, 포스트 이라크이다. 북한은 자꾸 발가벗겨지고 있다. 미국은 우리들의 상상이상으로 빨리 움직일지도 모른다. 속셈이 다른 6국이 협의하고있는 상황이 아니게쯤 되었다.

한국은 가까운 장래의 북한 붕괴를 전제로 하고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의 붕괴는 내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5년후, 10년후는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제까지의 한국은 북한에 대한 사고방식이 좀 경솔했다고 말하지않을 수 없다, 동포이고 경제적인 배후지로 삼으려는 속셈도 있으니 아무래도 잘 보려는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세계가 북한을 보는 눈은 자꾸 엄격해지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 유사시에 대비해 명쾌한 통일비전을 준비해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4번째 조건은 JAC(일본, 미국, 중국)와 등거리감을 갖는 일이다. 한국의 경제인은 사람에 따라 일본, 미국, 중국의 어느 한나라와만 친밀한 관계를 구축한 사람이 많지만, 이 3개국과는 등거리로 지내는 것이 바람직 하다.

일본은 여전히 하드웨어의 이노베이션(기술혁신)의 공급원인 동시에 마켓으로서도 소중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기업은 일본의 마켓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거의 모든 상품이 일본의 것을 닮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오리지널리티가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만들어내 일본의 마켓에서 승부힐수 있게끔 되어야 한다. 그것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략이나 브랜드역량에 이어지는 것이다.

미국은 말할것도 없이 세계최대의, 가장 중요한 마켓이며 소프트웨어의 기술혁신, 교육, 프로페셔널 서비스의 공급원이다. 중국은 하국기업에게 소비자제픔과 공업제품의 더욱 더 중요한 고객이 되어있다.

5번째 조건은 통치기구를 재검토하여, 일본서도 제창되고있는 것같이 ‘시도연방제’를 도입하는 일이다. 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세계서도 드물게 보는 중앙집권국가이다.

노대통령은 새로운 행정수도를 건설한다고 공약했지만, 수도를 이전해도 경제의 일극집중이 해소되는 일은 없다. 미국에 워상턴이 생겼어도 뉴욕이나 로스앤젤스, 시카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캐나다가 오타워를, 브라질이 브라질리아를 만들었어도 토론토나 상파울로에는 역시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수도를 이전하여도 경제의 중심이 옮겨가지 않는 것이 이미 증명돼 있는 것이다.

한국이 번영하기 위해서는 세계도처에서 부(富)를 불러들일 수가 있는 단위를 만들어놓아야 한다. 그것은 한국이란 단위로서는 너무 크다. 인구 500만~1000만이 적당한 규모다.

미국이나 중국 처럼 ‘지역국가’의 집합체가 되는게 좋다. 따라서 한국은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 옮겨가서 전국을 4개나 5개의 지역으로 나누어, 각 지역에 자치권을 부여해 세계와 자유로이 교역할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지금의 중국처럼 도시의 권한, 시장의 재량으로 자유로이 프로젝트가 추진될수 있게 만들지않으면 안된다. 그렇게 하면 예를 들어 부산은 환서해경제권의 수도가 될 가능성이 열린다. 그렇게 해서 지방도시와 지역을 번영시켜 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서울일극집중의 해소로 이어진다. 이상 5가지가 한국이 2만달러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조건이다.

‘일본모델’의 2만달러
달성은 어려워


한국의 매스컴은 일본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까지 3년으로 도달했는데, 한국은 왜 10년 걸려도 1만달러 그대로인가 라고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가 됐을 때, 일본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않았다. 외환시장에서 엔고(圓高)가 급속히 진행돼 ‘엔’의 대 달러시세가 2배가 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2만달러경제를 달성하는 가장 단순한 반법은 ‘원’의 가치를 배로 만드는 일이다. 달러에 대하여 원이 배가 되면, 당장 한국은 2만달러경제가 될 수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실제로는 극히 어려운 일이다. 일본기업이 당시의 엔고를 타고 넘는데는 도탄(塗炭)의 고통이 있었디. 자국통화의 환시세가 2배가 되면, 수출기업은 죽어라 노력하지 않으면 세계경쟁에서 이길수 없다. 일본기업이 기술혁신에 전력을 경주하여 높은 값을 매길수 있는,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생산해 내기위해 연구개발에 투자하여 오로지 기술을 연마해 왔다.

이제는 일본의 톱 기업은 환율이 어떻게 변동해도 이익이 나오게끔 수도 꼭지를 미국, 유럽, 동남아 및 중국의 3곳에 갖고 있다.

엔고가 진행되면 일본국내의 생산을 미국으로 옮겨갈 수 있다. 유럽에서도, ASEAN(동남아연합)이나 중국에서도 생산할수 있다. 3개의 ‘자구찌’(물 꼭지)를 교대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으로 환중립(煥 中立)을 유지할수 있는 생산체제를, 강한 일본기업은 이 20년간 피가 나는 노력 끝에 구축해온 것이다.

원화가 배로 되었을 때 살아남을 수 있는 한국기업은 몇 개사 있는가? 일본기업과 같은 일이 한국기업에 될 수있는가? 한국의 경제계나 경영자에게 그런 각오가 있는가?

오랜 세월에 걸쳐 한국기업을 보아 온 나의 눈으로 보면, 그들은 그러한 고생을 하기 보다는 코스트가 싼 중국에 가서 생산하는, 쉽고 편한 길을 택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만약 그렇다면 통화의 가치를 배(倍)로 한다는 “일본모델”로 한국이 2만달러경제를 달성하기란 불가능하다. 확실히 노대통령의 자질이나 능력에는 의문부가 붙는다. 그러나 나에게 말을 시킨다면, 경제에도, 외교에도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는 지금의 한국은 대통령을 탄핵소추해서 정치공백을 만들만큼 한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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