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기증은 명백한 위법 하기환 회장 단독결정 논란

이 뉴스를 공유하기

UN 주재 북한외교관의 LA방문을 계기로 한인단체들이 서로 생색을 내기에 분주했다. 한인축제재단(이사장 金남권)과 LA한인회(회장 하기환)는 북한외교관의 내방이 서로 자기단체의 성과라고 은근히 세를 과시했다. 이번 북한외교관들의 LA방문은 올해 한국의날 축제준비위원회의 이준희 준비위원장의 노력으로 알려졌다. 이준희 준비위원장은 오래전부터 북한의 고위인사들과 교류를 해와 한때 북한상품을 미주에 수입할 계획도 추진했었다. 그는올해 한국의 날 축제에 북한예술단을 초청키 위해 지난동안 물밑작업을 진행시켜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같은 연장선에서 북한외교관 일행이 LA에 오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한인회측은 그들의 LA 방문이 마치 룡천성금을 수령키 위한 것으로 일부 언론에 미리 알렸다. LA한인회가 능력이 있어 UN을 초청하는 것인양 포장했다.

美 적성국 교역법· 남북교류 협약 어긋난 성금 전달… 이사회 승인 없어 사태주목

하기환 LA한인회장은 한 언론과 만나서 “모금된 성금을 가장 빨리 북한 용천에 전달하는 방법은 때마침 북한 예술단 초청문제 논의차 LA를 방문하는 북한 UN대표부 관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북한 적십자에 전달됐다는 확인서류를 추후 보내주기로 대표부와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하 회장은 또 “여러 우려가 많으나 북한 대표부에 주는 것이 아니라 전해달라는 것”이라며 “적성국 교역법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적십자 명의로 보내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 외교관들의 LA방문은 한국의 날 축제재단측이 공식적으로 밝혔다. 재단은 지난주 UN 북한대표부의 박길연 대사와 박부웅·조길호 참사등 3명이 제31회 LA한국의 날 축제에 북한 예술단 공연 참가 협의차 8일 오전 11시20분 델타 항공편으로 온다고 발표했다.

이준희 한국의 날 축제 준비위원장은 “박 대사 등 일행의 LA방문이 성금 전달을 위한 것으로 잘못 오해되고 있어 혼선이 빚어졌다”며 “축재 재단 관계자들이 이미 뉴욕을 방문해 문화 교류 차원의 예술단 논의를 위해 LA 방문을 정식 요청했었고 7일 아침 미 국무부로부터 방문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준비위원장은 “일단 주말은 쉬고 월요일 한인회를 잠깐 방문한 후 축제 재단 관계자들과 만나 예술단 공연을 논의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한다면 북한 외교관들의 LA방문은 한인축제재단이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LA한인회측은 이 같은 계기를 이용해 용천성금을 준다는 명목으로 대표단을 한인회 사무실로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인회측은 이를 ‘역사상 최초로 LA한인사회와 북한유엔대표와의 만남’이라고 선전했다. 북한유엔대표단과 LA한인회가 만나는 것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부각시키려는 속셈이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북한에서는 전경남 아태부위원장 등을 포함한 거물급 북한 인사들이 LA한인사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미국에 주재하는 북한 유엔대표부 외교관들은 원칙적으로 뉴욕시 외곽 22마일 밖으로는 여행할 수 없다. 다만 미 국무부의 허가를 받으면 다른 도시로 여행할 수 있다. 뉴욕 이외 다른 도시로 여행할 경우 반드시 여행목적을 밝혀야 한다. 일반적으로 정치적 목적은 허가받을 수 없다. 보통 인도적 목적이나 문화 학술 등의 목적일 경우 허가를 받는다. 이번 유엔대표부 일행의 LA여행은 아마도 한인축제재단 등에서 여행 비용을 부담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LA한인회관에서는 한인회 주재로 ‘용천성금’ 2만달러를 전달했으나, 이날 재향군인회 등 보수 단체회원들은 반대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길에 눕거나 관계자들에게 물을 끼얹는 등 한차례 충돌 사태를 일으켰다.

이번 LA한인회측의 용천성금 2만 달러 현금지불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재 미국법상 북한은 적성국의 범주에 들어간다. 미국재무부 적성국외환통제볍상에 현금지불은 미국정부의 사전허가를 받지 않으면 위법이다. 한인회측은 적십자 명의로 줄 경우 가능하다고 했으나 그것도 미정부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하 회장은 북한 대표부측에서 적십자사로 전달했다는 보증서를 받기로 했다는 설명이지만 현금이 북한적십자사로 가드라도 북한정부 영향아래 있는 만큼 군사적으로 전용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한국정부도 쌀을 지원하는데도 군량미로 전환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는 현실인데 LA한인회측은 “적십 자” 운운 하면서 현금 기증은 용천성금 전달을 이용해 한인회 위상을 높여 보려고 하는 자세라 동포사회는 실망하고 있다.

가든 그로브에서 세일즈업에 종사하는 c.J.김(35)씨는 “성금전달에 투명성을 요구하는 동포사회의 바람에 LA한인회는 역행하고 있다”면서 “북한 외교관을 만나는 것이 큰 업적으로 여기는 한인회 자세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LA 방문 무산된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어떤 인물

정통 외교관 출신…대미분야 전문가

박길연(61) 주유엔북한대사는 2001년 11월 당시 리형철 대사 후임으로 유엔주재 상임대표(대사)로 임명됐다.
그는 1943년 자강도 출생으로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했다. 박 대사는 정통 외교관료로 이미 지난 86년 2월부터 96년까지 무려 11년동안이나 유엔대사로 활동한바 있는 대미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로 전해졌다.

1969년부터 미얀마주재 북한대사관 영사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뒤 71년 싱가포르 영사, 75년 싱가포르 총영사직무대리, 82년 외교부 비동맹국 국장, 83년 국제기구국 담당 외교부 부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유엔 북한대표부 대사를 지낼 당시 유엔을 무대로 ‘조선은 하나다’라는 구호를 앞세워 남한의 유엔 단독가입을 반대하는 등 북한의 외교 및 통일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맹활약, 김정일 노동당총비서로부터 “박길연 대표처럼 대적투쟁을 잘하라”고 격려를 받기도 했다고 외교관출신 탈북자들은 전했다.

유엔대사를 마치고 귀국한 96년부터는 외무성 부상으로 복귀한 뒤 중동지역을 관장했으며 한때 아시아지역을 담당,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수행해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3개국을 순방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86년 12월부터 98년 7월까지 최고인민회의 제8∼9기 대의원으로도 활동했다.

박 대사는 영어실력이 뛰어나 70년대에는 외무성 번역국 영어과 과장도 지냈으며 주요 행사 때에는 김일성 주석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외무성의 실력자인 강석주 제1부상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박 대사는 무뚝뚝하면서도 무난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탈북 외교관들은 전했다.

한편 보수성향의 한 단체 임원인 K. 최씨(49)는 “이번 북한 유엔대표부측의 LA방문은 장기적으로 코리아타운에 친북거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차원이다”면서 “최근 반미풍조에 편승한 일부 동포들을 부추기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씨는 “북한측은 오래전부터 해외 최대 한인동포집결지인 LA코리아타운에다 일본의 조총련 같은 거점을 노려왔다”고 전했다.

한 정보관계자에 따르면 LA코리아타운에는 이미 친북조직이 상당한 수준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친북조직 이외에 최근 변화된 국제정세에 따라 중국의 조선족, 과거 동유럽 국가들의 한인계, 그리고 일본과 동남아 지역의 친북조직들이 미국으로 스며 들어 왔다는 것이다.

이미 오렌지카운티 베트남 사회나 LA의 중국 커뮤니티에서는 이념갈등으로 말들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 커뮤니티에서는 친 대만계와 본토 중국계가 갈라져 대립하고 있으며 리틀사이공에서도 친베트남계와 과거 월남계 등이 갈등을 보이고 있다. 최근 베트남 공산정권의 대표단들이 오렌지카운티의 리틀 사이공을 방문하려고 미국정부의 허가까지 받았으나 반공산주의 월남계 사람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앞으로 코리아타운에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일어 날 것으로 보여지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북한유엔대표부의 LA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UC어바인 대학에 재학 중인 S. 강씨(22)는 “북한측에게 LA한인사회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도 개방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북한유엔대표부의 LA한인사회 방문을 계기로 미주사회와 북한과의 교류폭도 한층 확대되리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 과거 미주사회는 남북한이 심하게 대치되는 상태에서도 남북화해와 이산가족상봉 등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미주한인사회는 북한의 개방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해 왔다. 오는 9월 한국의 날 축제에 북한에서 예술단이 참가하게 되면 이를 계기로 미국과 북한간의 교류도 넓어져 미북한 수교로 이르는데 기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정보관계자는 “북한은 인도적 교류를 이용해 적화통일의 전략을 꾀하고 있음을 잊에서는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길연 대사 포함 10여명의 외교관 상주

북한 유엔대표부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PERMANENT MISSION TO THE UNITED NATIONS)는 뉴욕시 820 Second Avenue, 13th Floor, New York, NY 10017에 자리잡고 있다. ‘Diplomacy Building’ 의 13층을 전세내어 사용하고 있는데 직원들 숙소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 현재 박길연 대사를 포함 10여명의 외교관들이 상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직원들이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하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대표부에는 보통 상주 대사외에도 대사라는 직함을 지닌 외교관이 2-3명 있다. 현재의 박 대사가 80년대 유엔 대사 시절에 허종 대사를 포함해 한성렬 등 3명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유엔 대표부에 파견되는 북한 외교관들은 북한에서도 일류 엘리트에 속한 사람들이 파견된다. 영어와 불어에 능통한 사람들이다. 미국 외교관들도 유엔에 파견된 북한 외교관들의 영어 실력을 인정해주고 있다.

북한 유엔대표부도 외교부서이기에 다른 외국 외교부서처럼 파티도 개최한다. 보통 유엔본부 건불내 외교 라운지 등에서 개최하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외교부 사무실에서도 연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사정으로 외화가 부족한 현실이라 다른 나라들 처럼 파티를 자주 개최하지 못한다. 그래서 돈있는 친북인사들이 비용을 대주기도 했다고 한다.

대표부 전화는 (212) 972-3105/3106이고 Fax는 (212} 972-3154 이다. E-mail 주소는 [email protected] 과거에는 외부 전화에 대해서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여러모로 부드러워 졌다고 한다. 지난번 조선일보 특파원이 전화했을 때도 기자가 놀랄 정도로 친절했다고 한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