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재단·미주총연합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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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한인회장 직함 조작 청와대 참석 사건 파문 확산
유령 한인회장 둔갑사실 알고도 애매모호한 태도 취한 당사자들이 더 문제

2004 세계한인회장 대회
청와대 방문 가짜 직함 사용 해프닝 ?

가짜 한인회장으로 청와대를 드나든 사건이 점점 꼬이기 시작하고 있다. 애초 가짜 한인회장 명찰은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는 시카고 지역까지 나타나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유령 한인회장이 일리노이 주에도 생겨 난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이광규) 주최로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롯데 호텔에서 열렸던 ‘2004 세계한인회장대회’ 중에 발생한 유령 한인회장 사건을 두고 현재 주최측인 재외동포재단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유령 한인회장은 남가주 지역에서 조인하 전 LA한인회장이 팜스프링스 한인회장으로 둔갑되고, 오구 전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이 가든그로브 한인회장으로, 그리고 북가주에는 오재봉 마린카운티 한인회장, 조태성 서니베일 한인회장, 김복기 살리나스한인회장, 노명수 오클랜드한인회장, 장동학 산호세 한인회장 등이 포함돼있었다. 여기에 다시 미중서부 지역에서도 시카고 한인회의 김경자 수석 부회장이 존재하지도 않은 ‘피오리아 한인회장’으로 참가자 명단에 접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외동포신문(6월1일자)에 게재된 한인회장대회 참가자 명단(총 109명)을 토대로 재외동포재단과 미주 총연측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내 8개 지역 한인회장 직함이 가짜이고 이어 일리노이주에서도 김경자 한인회 수석 부회장의 직함이‘피오리아 한인회장’으로 둔갑되어 모두 8명의 가짜 한인회장이 나타났다.

현재 일리노이주에는 시카고한인회 외에 다른 곳에는 한인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길영 시카고 한인회장은 김경자 수석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참가 신청을 했지 피오리아 한인회장으로 신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을 볼 때 누군가가 계획적으로 유령 한인회장을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성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시카고·라스베가스까지 파문 확대
총연의 참가 인원 증가요구가 ‘화근’
재외동포재단 80명 할당에 총연측 120명 참석 요구

관련 단체 내용 종합해 보면 1차 책임은 총연측 인듯
참석인원 선정놓고 인원수 조정 과정에서 사건 야기

▲ (왼쪽)미주총연 최병근 회장 (오른쪽)재외동포재단 이광규 이사장.

가짜 한인회장 사건은 한 때 주최측인 재외동포재단 측이 조작한 것이 아닌가로 알려지기도 했다. 세계 한인회장단 회의에 참석했던 인사들이 미국에 돌아 오면서 재단측을 비판하면서 그런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재외동포재단과 재외동포신문 그리고 미주 총연(회장 최병근),과 관련 한인회 등의 관계자들이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미주 총연과 총연 산하 조직체 관계자들이 이번 사건에 많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우선 이번 한인회장단회의 참가자 명단을 총괄한 미주 총연이 일차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즉, 재외동포재단과 미주한인회 총연합회간의 참석인원 선정을 두고 인원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양측간에 숫자를 두고 벌어진 것이 아닌가로 좁혀지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열린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동포재단에서는 참가자격 기준을 현직 주요지역의 한인회장으로 규정해 전세계 50개국 재외공관과 미주 총연 등에 선발을 요청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LA 총영사관(총영사 이윤복)은 관할 남가주, 아리조나, 네바다, 뉴멕시코주의 한인회장 참석자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연은 각 지역의 현직회장 이외에 자체 임원진을 포함시키기 위해 재단으로부터 일정수를 위임 받으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재외동포재단의 정영국 교류부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전체에 최대 80명을 할당했으나 총연이 더 많은 인원의 참가를 요구, 조율에 실랑이를 벌였다”고 말했다. 총연측에서는 지난해의 세계한인지도자회의의 예를 들어 더 많은 수의 참가를 요구했는데 과거 미국에서 120명 정도의 한인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던 것을 이유로 이번에는 총 109명이 추천했다.

애초 현직 한인회장에 국한한 참석자 기준에 대해250만 명이 거주하는 미국동포의 인구비례로 보아도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해야 한다는 총연측의 강력한 요구로 결국 당초 할당된 인원보다 많은 숫자가 신청된 셈이다. 그런데 대회 이틀째인 지난 6월1일 이번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노 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다과회에 일부 미주지역 대표들이 유령 한인회장이 되어 참석한 것이 들통 나는 바람에 문제가 일어 났던 것이다. 청와대에 들어 가기 위해 ‘가짜’ 한인회장 타이틀을 만들었다는데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이 바람에 청와대 경호실만 묵사발이 됐다. 청와대 경호 시스템에 구멍이 뻥 뚤렸기 때문이다. 실지로 가짜 한인회장 ‘마린 카운티 한인회장’으로 청와대에 참석한 오재봉 前 상항 한인회장은 지역 언론에게 “대회장에서 접수 당시 ‘2004세계한인회장단회의 오재봉’이라 돼있던 것이 청와대행 버스에서 경호실 마크가 달린 명찰을 받아보니 ‘마린카운티 한인회장’으로 돼있었다”면서 “총연과 재단중 누가 바꾸었는지 모르며 나도 피해자다”고 말했다.

▲ 이번 파문과 과련 가짜 한인회장으로 참가 신청된 사람으로는 LA의 조인하 전 한인회장
(좌측)이 팜스프링스 한인회장으로, 오구 전 오랜지카운티(OC) 한인회장(우측)이
가든그로브 한인회장으로 둔갑 되어 있었다 .

처음 ‘유령 한인회장’ 사건이 터졌을 때 재외동포재단 측이 조작한 것이라고 우겼던 미주 총연측은 슬며시 이 문제를 덮어 두자는 입장이다.
한편 존재하지도 ‘피오리오 한인회장’으로 명찰을 받았던 시카고의 김경자 시카고 한인회 수석 부회장도 “나의 직함을 당연히 시카고 한인회 수석 부회장으로 참가신청을 했고 그곳에서도 명함을 돌릴 때, 혹은 나의 소개를 할 때 시카고 한인회 수석 부회장이라고 당당히 내 직함을 밝혔다”며 “사실 회의장에 도착해 등록할 때 피오리아 한인회장이라고 표시돼 있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으나 별로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령 한인회장으로 둔갑된 당사자들에게도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상한 타이틀로 되어 있어 의아했지만 개의치 않았다’고 말한다. 어떻게 자신의 타이틀이 잘못됐는데도 그것을 시정치 않는다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이다. 한인회장의 감투만을 좋아 한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대회 자체가 ‘세계 한인회장 회의’였는데 그 장소에서 자신의 직함이 바뀌었으면 당연히 주최측에 시정조치를 하는 것이 정당한 행위임에도 그것을 하지 안 했다는 자체는 공범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의 정영국 교류사업부장은 “이번 대회는 주요지역의 현직 한인회장이 참가자격이 있다”면서 “재단은 미주 총연에서 신청한 자료대로 입력한 것일 뿐 재단에서 가공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특히 “이름과 직함은 총연에서 신청한 그대로 입력한 것일 뿐”이라며 “미주지역 참가신청에 대한 모든 권한을 미주 총연에 부여했으므로 재단에서 가공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공은 미주 총연쪽으로 넘어 온 것 같다.

재단측이 굳이 명단을 조작할 필요가 없었다는 정황은 총연에서 참가를 신청한 대로 재단의 참가자 명단이 작성된 것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재단의 참가자 신청명단과 사진에는 가짜 직함과 이름이 그대로 적혀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경우 5명 중 1명만이 실제로 청와대에 참석했다. 만약 재단측이 작성했다면 5명 모두 참석해야 맡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애초 신청 때부터 가공의 직함으로 신청했다는 정황이 되는 것이다. 즉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4명의 인사들도 총연을 통해 참가 신청한 대로 재단이 대회 이전에 작성한 인쇄물에 기재된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2004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 신청한 인사들 중 유독 미주 총연 지회 중 캘리포니아 주를 관장하는 서남부 협의회(회장 이정순) 소속에서 가짜 한인회장들이 가장 많으면서 가짜 직함의 제조가 어디에 있는지 나타나고 있다.

가짜한인회장으로 참석했던 오재봉 전 상항 한인회장은 자신의 신청서를 미주 총연에 의뢰했다고 밝혀 이번 사건의 의혹이 어떻게 일어났는가를 알 수가 있다. 현직 한인회장만을 초청하려는 동포재단의 방침과는 달리 미주 총연이 무리하게 참가자를 밀어붙이려는 과정에서 총연이 가짜 회장 직함을 조작했다는 결론으로 모아지고 있다. 미주동포를 “미주 똥포”로 만든 이번 사건의 주동자들은 반드시 색출되어 다시는 이런 추태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동포사회의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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