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LA 방문 앞두고 한인들 … “도대체 누가 오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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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찬밥”
전직 대통령 “더운밥”

DJ·YS 연이어 미국방문 “모시기 각축전”
노대통령 방문 맞춰 국보법 폐지 등 반대데모

이용태 회장 “역대 한인회장들과 차별선언… 환영사에 뭔가 있다” 기대
김봉건 회장 “참전용사 묘지관련 한국정부 지원약속 에 꿀먹은 벙어리”

노무현 대통령의 LA 방문을 앞두고 코리아타운이 비교적 조용했다. 그러나 한인사회는 노무현 정권의 ‘국보법 폐지’ 등을 포함 4대 악법에 대해 항의표시로 총영사관 등지에서 데모를 벌일 계획이다.

그리고 일부 한인들은 노 대통령 방문 이후 LA를 방문하는 두 전직 대통령의 행차에는 더 관심들이 많다. 김영삼 전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은 오는 18일 아칸소주 리틀락에서 개최되는 ‘빌 클린턴 대통령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 후 귀국길에 LA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로 LA를 방문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오랜만에 LA를 방문하는 양 김 전 대통령들을 맞이하는 코리아타운 사람들은 양상이 각각 다르다. YS 쪽의 사람들과 DJ쪽의 사람들은 서로 상대방 모임에 신경을 쓰면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상대방 측에서 어떻게 전직 대통령들을 맞이하는가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 방문에 큰 관심이 없는 이유 중에 하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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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복 LA 총영사.
ⓒ2004 Sundayjournalusa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을 두고 LA 총영사관(총영사 이윤복)이 가장 신경을 쓴 사항이 보수계층의 데모 사태와 언론들의 보도내용이다. 언론사 보도내용에 대해 총영사관 자체 판단에서 중앙일보나 한국일보 그리고 TV 라디오 방송 등은 문제가 없으나 본보와 일부 주간지 기사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9일 “우리측 관계자들이 선데이저널 기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총영사관 측은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노 대통령의 LA 방문일정을 거의 비밀에 부치고 있다.

LA 현지 한인언론 취재에 대해서도 본국 언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을 받고 있다. 청와대나 총영사관 측은 13일 오후 3시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열리는 동포간담회에 대해서만 한인언론 취재의 유연성을 두고 있으나 기타 공식 행사들에는 풀기자 한명으로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TV 취재는 KBS-LA가 맡아서 풀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노 대통령의 LA 방문에서도 현지 언론과 본국 언론과의 차별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개혁을 주도한다는 참여정부도 본국언론을 중시하고 그 중에서도 노무현 코드가 맞는 언론을 은근히 추겨 세우는 경향을 보여왔다.

노 정권이 진정한 참여정부를 지향한다면 해외방문 시 대통령이 청와대 수행기자단이나 본국특파원만 상대로 한 기자간담회를 할 것이 아니라 현지 한인언론과도 간담회를 가져 현지 동포사회의 여론을 듣는 지도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만약 사정 때문에 동포언론과 간담회를 갖지 못하면 수행기자단이나 특파원과의 간담 시 함께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12일 특별기 편으로 LA도착해 세계문제연구회(world Affairs Council)에서 초청 오찬연설을 가진 후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USC, UCLA 총장과 한국학 관계자 그리고 도산 안창호 유족들을 포함해 학계 문화계 인사들도 접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 제임스 한 LA 시장 초청 리셉션에는 한인사회에서 소수의 인사들이 초청을 받았는데 초청자 명단을 두고 시장실과 총영사관 사이에서 약간의 이견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 리셉션 주최는 제임스 한 시장이라 총영사관에서 희망하는대로 전부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번 LA 시장 리셉션 초청 한인사회 언론사로는 중앙일보 박인택 사장, 한국일보 장재민 회장, 라디오코리아 손태수 회장 등 3인만 초청되어 KBS-LA 사장이 제외된 것을 놓고 한인 언론계에서 의아해 하고 있다.

현지 언론차별은 변함없어

노 대통령의 LA 방문을 앞두고 수개월 전, 청와대 측에서는 대통령 방문과 관련, ‘데모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라’는 지침을 일찍부터 외교부에 내려 논 상태였다. 그 중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가 LA 보수계의 중심 세력인 재향군인회 서부지회(회장 김봉건)의 자세였다. 김봉건 회장은 LA 코리아타운의 보수계의 대부 격이다.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의 중요정책에 대해 반대소리를 내왔다.

재향군인회 서부 지회는 김봉건 회장이 취임하면서 활동범위가 확대됐다. 코리아 타운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발언을 하고 본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무관심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선기간 중에는 부시 재선을 강력히 지지했으며, ‘북한 인권법안’에 대해서도 지지 모임에 동참하는 등 활발한 참여를 보였다.

지난번 북한의 룡천 철도역 폭발사고 시 성금을 받으러 온 유엔 북한 대표부 관계자들에게 물세례를 퍼붓는 등으로 항의를 벌여 미국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노 정권의 ‘국보법 폐지’와 ‘수도 이전’ 정책에 대해 강력한 반대를 표명해 왔다. 이런 사정으로 노 대통령이 LA를 방문하게 되면 당연히 ‘항의 데모에 김봉건 회장이 앞장 설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시각이었다.

외교 통상부와 주미 대사관에서도 LA 총영사관 측에게 만반의 대비를 할 것을 시달했다. 이에 따라 이윤복 총영사는 국정원에서 파견된 담당관들과 함께 논의를 거친 후 코리아 타운의 보수계 대표격인 김봉건 재향군인회 서부 지회장을 비밀리에 만났다. 이 총영사는 국가원수의 방문인 만큼 적절한 예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이번 계기를 통해 재향군인회 측의 애로사항도 청취할 뜻이 있음을 넌지시 비쳤다. 이에 김봉건 회장은 자신이 벌이고 있는 ‘재미 한국군 참전 유공자 묘역’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총영사는 ‘정부 당국에 건의하겠다’면서 노 대통령이 올 경우 이를 건의하는데 협조하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참석하는 동포간담회 석상에서 김봉건 회장의 자리를 대통령과 아주 가까운 자리로 배정하겠다는 것.

유공자 묘역을 위해 김봉건 회장은 이미 지난 2002년 10월에 LA 근교 글렌도라에 있는 ‘옥데일 메모리알 파크’에 1,600 기 묘지 계약을 미국 최대의 장의회사인 S.C.I. 그룹과 체결했다. 이 유공자 묘역이 조성되면 이곳의 한국전, 월남전 참전 용사들이나 국가유공자 및 배우자와 유공 원호가족들이 한국의 국립묘지와 같은 예우로 미국 땅에서 유공자 묘역에 안장될 수 있게 된다는 계획이다. 이미 약 700기의 묘역이 한인 참전용사들이 예약을 했다는 것이 재향군인회 측의 설명이다.

김봉건 회장은 이 총영사와 만난 후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다. 현실적으로 유공자 묘역사업이 쉽지 않은 터에 노무현 대통령의 LA 방문을 통해 자신의 염원이 어쩌면 단숨에 빛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기회가 항상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김 회장 일생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이에 자신이 건의문을 만들어 동포간담회 석상에서 노 대통령에게 전해주면 정부에서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김 회장은 참전 유공자 묘역조성에 대한 정부 지원비를 약 30만 달러 정도로 바라고 있다는 후문. 이를 위해 이미 재향군인회 서부 지회측은 본국의 재향군인회 본부에도 건의했으며, 국회입법을 위해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 등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에게 건의해 현재 지원법안이 만들어지는 단계에 있다. 따라서 김 회장은 이번에 노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정부지원을 밝힌다면 그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래서 보수계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듣더라도 유공자 묘역 조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재향군인회 회원들은 “6.25 참전의 의미를 훼손시키는 노 정권에게 아부해가면서 묘역을 조성하는 것은 뜻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동포간담회 예행연습(?)이었을까 “수상 또 궁금”

▲ 동포 간담회에서 노무현대통령 우측 옆자리에는 김광남 평통 회장, 이용태 한인 회장이, 좌측으로는 김봉건, 홍명기씨가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2004 Sundayjournalusa

지난 8일인 월요일 타운 내 Y모 중국 레스토랑에서는 LA 총영사관 주재로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한인 단체장들이 비밀리에 한자리에 모여 화제다. 이들은 모두 타운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초대한 것으로 김광남 LA 평통회장, 이용태 LA 한인회 회장 김봉건 재향군인회 서부 지회 회장, 밝은미래 재단 홍명기 前 평통회장, 안영대 오렌지 카운티 한인회장 등이 참석한 오찬자리로 알려졌다.

들리는 바로는 바로 이날 자리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하는 ‘동포 간담회’ 자리배석을 위한 사전 만남이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이날 자리에서 동포간담회 때 노무현 대통령 옆에 과연 누가 앉을 것인가를 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 날 앉은 자리에 위치는 이랬다. 이윤복 총영사 우측자리에는 김봉건 회장이, 그 옆에는 홍명기 씨가 앉았고, 좌측자리에는 김광남 LA 평통회장, 그 옆으로 이용태 LA 한인회장이 자리를 했다고 한다. 만약 각본대로 예행 연습을 했다면 자리배치가 그리 될지는 ‘동포간담회’ 때 지켜보는 것도 재미나는 일이 될 성 싶다.

한편 이날 이윤복 LA 총영사가 ‘노무현 정권 타도에 선봉장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었던 김봉건 회장에게 무슨 당부를 했을 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타운 내에는 평소 보수 우익을 대표하며 13만 재향 군인들의 대표를 자임하며 ‘데모도 불사하겠다’던 태도에서 김 회장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태도가 180도로 바뀌었는지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바로 옆 자리네’라며 농을 건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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