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입국 망명신청 탈북자 「캐나다 법정」서 충격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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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윤인호 씨 「남한에서 고문당했다」 망명 재판서 공개
자유찾아 왔는데도 조사과정서 혹독한 고문

수갑찬 상태에서 「구타·협박」 으름장 당해
노무현 정권 「탈북자 미 망명 극력저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면서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가 미국법정에서 “남한에서 고문을 당했다”면서 자신이 추방당하면 남북한 양쪽 어디서나 처벌을 당할 것이라며 정치적 망명 이유를 증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미국과 캐나다 간 블레인 국경검문소를 통해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 윤인호씨(29)에 대한 첫 재판이 지난 4일 타코마 이민국법정에서 열렸다.

이 재판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남한에 일단 귀순했던 탈북자가 다시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남한정권이 윤씨를 고문하면서 “말을 듣지 않으면 죽여서 북한으로 돌려 보내겠다”는 등 인권탄압적인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들을 은폐하려고 하는 것이다.

미 이민법정은 윤씨의 망명신청을 조만간 서류를 통해 판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윤씨와 함께 또다른 탈북자 임천용씨도 재판을 받고 있다.

제임스 최 [email protected]

▲ 탈북자들이 캐나다 등 미주지역으로 향하려는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

탈북자 윤씨는 이날 재판에서 자유를 찾아 남한에 왔으나 남한사람과 똑같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증언하면서 국정원 조사과정에서 여러 차례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의 탈북자 조사기관인 ‘대성공사’에서 4개월 동안 북한내에서의 거주사실과 탈북한 이후의 행적에 관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고문을 여러 차례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조사관들로부터 수갑을 찬 상태에서 20여분간 고무방망이로 구타를 당했으며 특히 조사를 마친후 한 조사관이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며 외부에 나가서 고문사실을 발설한다면 죽여서 시체를 북한으로 보낼 것이라고 위협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증언에서 북한을 탈출한 이래 한국공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번번히 거절 당하다 한 기독교단체의 도움으로 간신히 남한에 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탈북직 후 중국 청도의 한국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힌 윤씨는 한국인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몽고로 들어가 울란바토르의 남한공관을 찾아가 남한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임시여권을 받아 남한에 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한에서도 살 수가 없어 캐나다로 와서 난민을 신청하려 했으나 오히려 남한공관이 이를 방해했으며, 현지의 교민단체 등에도 탈북자를 지원하지 말도록 사주했다는 사실까지 털어 놓았다. 이같이 전후사실을 밝힌 윤씨는 “만약 추방을 당한다면 남한이나 북한에서 처벌 당하는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캐나다에서 미국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을 듣고 망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 북한 인권법 주요내용.
ⓒ2004 Sundayjournalusa

윤씨는 이날 빅토리아 영 이민판사의 주재로 열린 재판에서 자신의 탈북 때문에 부모가 수용소로 보내졌다는 소식을 나중 다른 탈북자로부터 들었다며 부모에 대한 불효로 죄책감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눈물을 흘려 재판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미이민수용소에서 지급한 청색 수감복을 입고 출정한 윤씨는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심리에서 자신이 북한에서 태어난 이후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윤씨는 탈북전까지 함경북도 회령시의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7월8일동에서 조모·부모·두 동생과 함께 거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7년 7월 두만강을 건너 탈출한 후 농장 등에서 허드렛 일을 했으며 어떤 때는 중국 공안원에게 체포를 당하는 등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살아왔었다고 밝혔다.

남한에 와서 국정원의 고문을 통한 조사를 받고 풀려나 처음에는 남한정부의 생활보조비로 250달러 정도와 공공 근로사업인 도서관 책 정리 업무로 한 달에 5백달러의 임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후 2년 동안 모델도 했으나 정식 직업으로는 볼 수 없는 열악한 생활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한에서 살면서 미국을 가려고 계획하여 탈북자에 대한 특별보호기간 2년이 지난 후 여권을 신청했으나 거절 당했으나 나중 탈북자들에게만 발급되는 일종의 여행증명서를 지급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윤씨는 자신을 ‘북한인’이라고 신분을 밝혔으며 종교는 기독교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번 재판을 통해서 북한의 실정과 남한의 실정을 폭로하게 된 것을 잘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씨의 정치망명을 담당한 토마스 도노반 변호사는 윤씨의 망명이 받아 들여질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로는 윤씨가 북한인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지니고 있으며 북한으로 돌려 보내질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법조인들에 따르면 탈북자 윤씨가 일단 남한에서 정착해 남한 여권을 소지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여간 이번 윤씨의 정치망명이 어떤 판결로 이어질지 앞으로 탈북자들의 망명에 크나큰 영향이 주어질 것은 자명하다. 이번에 발효된 북한인권법안의 302조항에는 ‘북한인’이라고 주장하면 이를 받아들이도록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윤씨의 변호인은 윤씨가 소지한 남한여권은 총 14페이지에 불과한 단순여권으로 이는 윤씨가 남한에 정착하지 않은 ‘북한국민’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윤씨가 남한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 등 혜택은 윤씨가 요구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남한의 탈북자 지원제도를 통해 자동적으로 제공받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힌편 지난 9월28일 열린 임천용씨도 이번 윤씨와 함께 망명재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윤씨의 변호인 도노반 변호사는 이번 케이스가 미국 내 탈북자 망명케이스에 대한 최초 판결이기 때문에 담당판사가 상당히 신중을 기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이민재판에서보다 항소법원에서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윤씨와 임씨에게는 2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되어 있으나 보석의 경우 재판이 지연될 수 있어 보석은 일단 재판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 변호인들의 전략이다. 이들 탈북자들에 대해서 LA에 있는 탈북자협회의 金용 회장이 현지 동포사회 탈북자 지원단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시애틀 사회의 원로인사인 박남표 예비역장성 등이 지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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