發行人 칼럼 – 저를 용서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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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를 결산하는 연말 특집호를 제작하기 위해 금년에 발간된 본지를 하나하나 넘기다 보니 사뭇 독자들에게 적지 않은 미안함을 느낄 수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유난히도 많은 특집기사와 와이드 특집을 비롯, 각종 심층취재 등을 통해 혹 신문이라는 매체를 경영하고 있다는 특수한 위치에서 ‘사회적 비리를 고발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적지않은 심적 피해를 입힌 사람들이 혹시 없었는지 문득 뒤돌아볼 수 있었다.

반면 신문보도가 명백한 사실을 확인 취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억울함을 토로하는 등 “내가 번 돈 내 마음대로 쓰는데 무슨 언론이랍시고 참견이고 딴지를 거느냐”며 항변하는 경우들도 있다.

이들은 본인 스스로는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내세워 이를 보도한 언론에 시비를 걸어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사실 본지와 같은 이른바 ‘탐사 기획보도’를 모토로 하고 있는 언론의 경우는 일반적 언론과 달리 사실에 가깝게 접근해도 일부는 사실과 달리 의혹제기나 추측성 보도를 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시비가 일기 마련이고 때로는 위협적인 협박에 시달리는 등 소송사건 직전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한 해 본보는 크고 작은 갖가지 폭로기사를 보도할 때마다 공갈, 협박, 또는 회유에 시달리며 신경전을 벌여야 했고, 때로는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상황의 협박을 받는 경우마저 있었다.

혹자들은 이를 두고 “목숨이 몇 개라도 되느냐”고 반문하며 “이렇게 기사를 써도 괜찮으냐”며 오히려 의아해 하는 등 “한 세상 사는데 생명의 위협까지 받아 가며 이렇게까지 기사를 쓰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어찌 보면 결코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본보는 성역 없는 보도-사실접근 기사를 모토로 하고 있으니 이런 반응은 당연한 일 일터이고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강한 신문’을 발행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시셋말로 ‘간 큰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신문이란 소리를 들을 법하다.

‘남의 뒤를 캐서 기사화하는 일’이란 적지않은 고통을 수반하고, 기자들의 정직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야 ‘욕을 먹지 않는 기사’가 나오게 된다. “남의 비리를 캐서 세상에 폭로한다”는 것은 적어도 기자의 양심과 도덕성이 병행되고 있어야만 빛을 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LA 한인사회가 아무리 100만 명이 넘는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고는 하나 철저하게 인간관계 중심의 사회로 형성되어 있어 ‘선데이저널이 취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하면 당사자들이 동원 가능한 모든 경로를 통해 인맥을 활용한 압력과 회유를 하고 있어 곤란을 겪게 된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기자가 무시할 수 없는 위치의 사람들이 유-무언의 압력을 행사해 오면 어쩔 수 없이 일부 기사가 축소되거나 삭제되는 일도 있음을 솔직히 시인한다. 또한 기자들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의 요청을 거절해 불편한 인간관계에 처하는 참으로 난처한 일도 많았음을 고백한다.

올해를 마감하는 이 순간에 혹시 본지 보도로 인해 악한 감정이 남아 있거나 앙금이 있으면 모두 용서해 주고 희망 찬 새해를 맞이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두서 없이 몇자 적어본다.

연 훈<본보 발행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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