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범 칼럼 – 야당은 패배의식 사로 잡혀 허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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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은 15년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는데…”

혁명적인 재편없이는 집권층 장기집권 부추기는 꼴
민주 선진화 세력결집으로 능력갖춘 수권야당 절실

지금 한국에선 이런일이…

기존 야당 한계 뛰어넘는 대안세력의
희망은 어디에도 없어… 기득권 주장
허물고 주도인물 중심세력 모색해야

과거 부정적 정치적 유산과의 단절 선언있어야
기존 야당체질 혁신하는 길만이 야당이 사는 길
2007년 대통령 선거 대비 새로운 인물 필요해


정권 고위층의 입에서 2007년 대통령 선거는 현재의 집권세력이 더 쉽게 이길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자신만만한 단언으로 주목할만한 주장이다.

자신들이 15년 장기집권을 도모할 만큼 정치세력 가운데 도덕적으로 가장 우월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고 야당에 대한 조롱과 경멸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장기집권 호언장담

그러나 한 세력의 장기집권은 나라를 불행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복수정당의 경쟁과 주기적인 정권담당세력의 교체가 나라의 활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5년 단임 대통령 중심제는 단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박정희 정권 18년 장기집권이 남긴 혼란과 시행착오 끝에 장기집권의 폐해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국민적 결단으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이 제도의 장점이 실현되려면 5년마다 정권과 세력교체가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미 같은 세력이 두 번 계속 집권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의 야당으로는 정권을 교체할 수 없다는 패배의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정권핵심의 호언장담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새해 들어서도 야당이 혁명적으로 재편되거나 새롭게 탄생하지 않으면 현 집권층의 장기집권은 실현되고 그 폐해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45대 30의 구조 고착되나

지금의 여당이 야당 같고 야당이 여당 같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야당다운 투지도 부족해 보이고 대안세력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에도 게으른 것에 대한 비판이다.

야당에 대한 압박과 모략전술에서도, 악착스러움과 끈질김도 여당이 한 수 위다. 선전의 요체는 반복이며 거짓말도 거듭하면 낙타도 믿는다는 선전술을 여당은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는데 야당은 항상 밀린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이 야당 후보를 어떻게 먹칠했고 야당이 허위선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보면 딱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여당이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집권당 지지율은 30%를 넘지 않는다. 그런데 야당의 지지율도 30%를 넘지 못한다. 마(魔)의 벽이라고까지 할 정도이다. 여기에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15% 정도 나온다. 이들은 어떠하든 투표할 때 현재의 야당으로 기울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전에 들어가면 현 집권당과 야당의 대결양상은 일단은 45대 30으로 야당의 열세국면이 된다. 중간 부동(浮動) 층이 비슷하게 분할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보면 지난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이 진 것과 같은 결과가 또 나오리라고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야당의 정체와 지지기반의 위축현상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지적되어 온 것이다. 영남 그것도 대구 경북, 고(高) 연령, 저(底) 학력 층으로 위축되면서 20, 30대와 고 학력 층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야당은 혁신하는데 게을러 구조적인 열세와 불균형을 고착시켜 왔다.

30 + 전략

▲ 대통령후보 당시 노무현 대통령.
ⓒ2004 Sundayjournalusa

물론 야당 나름대로 쇄신 노력을 전혀 안 한 것은 아니다. 이름도 바꿔보고 공천물갈이도 해 보았지만 지지기반의 한계를 허물지는 못했던 것이다.

이제 벽을 허물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때이다.
기존의 야당 안에서 지지율 30% 울타리의 벽을 넘어 세력을 넓히기 위한 혁신의 동력을 만들어 내거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밖에서 동력을 만드는 운동을 일으켜 이것이 새로운 야당의 중심이 되거나, 새 힘이 기존의 야당과 합쳐져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야당이 가진 과거의 부정적인 유산과는 정치적으로 단절해야 한다. 정치적 단절이란 인적 청산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주도인물, 중심세력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역사에서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1960년대에 야당이 대통령 선거에 두 차례 실패했을 때 당내에서 일어난 40대 기수론이 무기력증을 극복한 전략이었다. 주도인물을 바꾸어 당풍(黨風)과 면모를 일신한 것이다.

군사정권의 2중대로 현실에 안주하던 1980년대의 민한당은 당 밖에 민주화추진협의회로 결집된 동력을 기반으로 신민당이 만들어지면서 무너뜨려져 새로운 중심세력에 흡수되었다.

소수로 만들어진 평화민주당은 1988년 총선을 앞두고 재야출신을 조직화한 평민연과 5대5의 통합수혈이라는 정치적 행위를 통해 정치적 시선 끌기에서 앞서 수도권에서 제1야당이던 통일민주당을 제치고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평민연에서 실제 총선에 입후보한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당의 지도부를 기성 정치인 출신과 대등한 모습으로 짜 면모일신의 의지를 가시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쇄신의 사례를 교훈 삼아 한나라당은 진입장벽과 기득권을 허물어야 한다. 제왕적 총재의 폐단을 없애자고 만든 대표를 다시 제왕화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한 바탕 위에서 어떤 기득권도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굳은 체질 깨고 발상의 전환을

그런데 실력자가 정해지면 그를 중심으로 모이는 오랜 당 체질 때문에 내부에서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진입장벽은 높아지고 기득권은 더욱 공고해질 성향이 농후하다. 이리 되면 지역과 구세력 이미지의 장벽, 기술관료 체질이 밴 무기력증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기존의 야당 밖에 당의 체질과 중심을 혁신할 정치적 힘을 모으는 운동이 일어나야 야당이 산다는 것이다. 최근의 뉴라이트(New Right) 운동은 그래서 주목해 볼만 하다.

여당을 따라 하며 인기를 끌려는 추수주의(追隨主義)도 버려야 한다. 야당은 대안세력이지 여당의 아류가 되면 백전백패이기 때문이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창조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예컨대 탈북자 정착지원금을 줄이는 따위의 국제사회의 인권기조와 역행하는 정책에 대하여는 단호하게 싸울 줄 알아야 한다.

북한 체제와 정권을 유지시키겠다는 분단영구화 세력과 대비되는 통일 추진세력,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창조적 협력관계로 발전시키는 가운데 평화를 실현하는 한반도 전체의 민주화, 선진화 세력, 낡은 이념이 아닌 미래지향적 실용주의 세력으로서 성격을 분명히 하고 정국을 주도해 나아갈 줄을 아는 야당이 되어야 한다.

이름이나 바꾸고 분칠하는 정도로 될 일이 아니다.
새해에는 이제까지의 야당과는 체질이 다른 대안야당, 집권세력이 15년 계속 집권을 꿈꾸며 얕보지 못하고 여당을 긴장시켜 국민에 대한 봉사경쟁이 벌어지게 만들 수권야당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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