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딥 임팩트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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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kg짜리 임팩터 얼음 덩어리 ‘템펠1’ 에
축구장크기 구멍 만들어 혜성 분화구 물질 밝혀


‘어느 날 지구를 향해 뉴욕 시 크기 만한 혜성이 돌진해 온다. 과학자들이 총동원돼 우주선을 쏘아 올려 핵 폭탄으로 혜성의 궤도를 바꾸려 시도하나 실패한다. 이어 혜성이 떨어진 바다에서 남아시아 지진해일의 수십~수백 배 크기의 해일이 발생해 해안을 덮친다. 도망가는 사람들은 모두 산더미 같은 파도에 휩쓸린다…’

지난 1998년 개봉됐던 할리우드 영화 ‘딥 임팩트(Deep Impact)’에 나오는 장면들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언젠가 있을지 모를 이런 지구의 종말에 대비하기 위한 실험에 착수했다. 신비와 공포의 대상인 혜성의 정체를 보다 상세히 밝히기 위한 이 미션엔 영화 제목과 같은 ‘딥 임팩트’란 이름이 붙여졌다.






◆ 혜성에 우주선 충돌 시켜 혜성 내부조사


실험의 목표는 탐사선을 띄워 얼음으로 뒤덮인 혜성에 충돌시킨 뒤 그 충격으로 방출되는 물질을 연구하는 것이다. 충돌 후 혜성의 반응과 분출물질 등은 카메라로 촬영한 뒤 지구로 자료를 전송했다.

NASA는 12일 오후 10시경 딥 임팩트 탐사선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했다. 당초 작년 말 발사예정이었으나 점검 과정에서 일부 부품 결함이 발견돼 연기됐다고 BBC를 비롯한 외신이 전했다.

딥 임팩트는 발사된 뒤 6개월간 1억2,800만㎞를 날아가 얼음 덩어리인 ‘템펠(Tempel) 1’ 혜성의 궤도에 도착한다. 이어 372㎏짜리 임팩터(충돌선)를 분리시킨다. 이 혜성은 1867년 윌헬름 템펠이 발견한 혜성으로 5.5년 주기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 폭 4㎞, 길이 11㎞의 감자 모양으로 생겼으며, 목성 근처에서야 모습을 드러낸다. 자체 항해시스템을 갖춘 임팩터는 탐사선을 떠나 24시간만인 오는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템펠1에 충돌한다.

이때 축구장 넓이의 거대한 구멍(크레이터·crater)이 생긴다. 크레이터의 깊이는 최대 14층 건물 높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NT 4.5t을 폭파시킨 정도의 위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충돌이 혜성에 일으킬 효과는 747 여객기에 모기 한 마리가 부딪히는 정도라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보도했다.

◆ ‘딥 임팩트’ 뭘 탐사하나

임팩터는 혜성에 크레이터가 만들어질 때 방출되는 물질을 카메라와 분광기 등으로 촬영해 지구로 전송한다. 임팩터의 카메라는 충돌 직전 수초까지도 혜성을 촬영한 뒤 모래알처럼 부서질 예정이다. 충돌 때 발생하는 불꽃은 지구에서 소형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도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팩터를 분리시킨 탐사선은 따로 혜성 500㎞까지 접근, 임팩터와 혜성의 충돌 과정을 생생하게 관측하고 충돌 이후 떨어져 나온 물질을 촬영한다. 이후 탐사선은 혜성의 반대편으로 돌아가 촬영을 계속한다. 탐사선이 수집한 자료와 지구에서 관측한 자료는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유추하는데 활용된다. 물론 태양계와 지구 형성의 비밀을 푸는데도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혜성의 표면 아래 내부 물질, 즉 태양에 노출되지 않은 성분을 관찰함으로써 45억년 전 태양계 생성 이전의 우주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도 기대하고 있다. 혜성의 ‘피부’에 해당하는 표면 층은 약 9m에 이른다. 또 혜성의 가스와 얼음이 충돌과 동시에 우주 속으로 방출되는지 아니면 혜성의 핵 속으로 다시 빨려 드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250여명의 연구진과 3억3,000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 이번 딥 임팩트 계획에는 NASA 제트추진 연구소와 메릴랜드 대학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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