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은 태산같은데 수개월동안 뒷짐만

이 뉴스를 공유하기

“국민회관 운영 이대론 안된다”

국민회관 기념재단 발족 2개월… 집행부조차 구성못해

사무국장 선정에 합의점 못찾고 시간만 낭비
홍명기-백영중씨 이사장 감투에만 연연한 꼴
재단 발기시 정관초안·의사 일정조차 마련못해 비난

공동 이사장 추대후 두사람 불성실한 태도
회관 사료 정리 급선무… 조치 마련되어야

국민회관기념관의 정상적인 운영관리를 위한 기념재단이 발족된 후 2개월이 되었는데도 책임을 맡은 공동 이사장들이 산적한 과제를 수행치 않고 서로 기싸움을 벌여 동포사회를 실망케 하고 있다.

국민회관기념재단은 지난해 11월 30일 발기대회를 갖고 홍명기 미주도산기념사업회장, 백영중 흥사단미주위원장 그리고 金도기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 장로 등 3인을 공동이사장에 추대 선정했다. 그러나 이들 3인 공동 이사장들은 12월이 지나고 해가 바뀌어 1월이 되어 중반이 되었으나 재단운영의 기본골격 조차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허송세월을 보내는 바람에 지난번 다락방에서 발견된 국민회관 유물들과 기존의 사료들은 보존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교회 창고에서 일부 사료들이 가루로 변해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들이 없다. 동포사회 일각에서는 무능한 공동이사장단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성 진 [email protected]

▲ 국민회관에서 보관중인 유물들.
ⓒ2004 Sundayjournalusa

국민회관기념재단이 3인 공동 이사장만 선임한 채 운영관리를 위한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홍명기 공동이사장과 백영중 공동이사장이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리만 3개 있고 몸통이나 사지도 없는 기형적인 상태가 지금의 기념재단의 모습이다. 지난해 11월에 개최된 발기대회 자체도 변칙이었으나 그 자리에서 3인 공동이사장을 추대해 그들에게 대표 이사장 선정과 향후 사업계획 등 기본적인 운영사항을 위임했다.

당시 공동이사장에 추대된 3인은 취재진들 앞에서 “기념관 운영에 최대한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들 3인은 2개월이 가까워오도록 집행부 조차 구성치 못하고 시간만 허비해왔다. 한마디로 이사장 감투에만 관심을 가진 꼴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알려진 사항은 백영중 공동 이사장과 홍명기 공동 이사장간에 기념재단의 사무국장 선정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시간만 허비했다는 것이다. 무엇이 중요한 임무인지를 이들 공동 이사장들은 모르고 있으며 오히려 서로의 영향력을 키우는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는 과정에 홍명기 이사장은 개인 비즈니스로 출장 여행이 잦아 기념재단의 골격조차 마련하는데 시간을 쏟지 못하고 있다.

3인 공동 이사장들이 취해야 할 조치는 우선 3인 중에서 대표 이사장을 선정해야 한다. 현재 서로가 눈치만 보고 있다. 다음으로 하루빨리 발기 이사회를 구성하고 정관을 제정하고 우선적인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편성 의결하고 공식적인 재단 이사회를 설립해 정관에 따라 사무국 등 집행기구를 출범시켜 사료보존, 관리운영 등 시급한 과제부터 실시해 나가야 한다.

원래는 발기 이사회 구성과 정관 제정 등을 먼저 실천했어야 했는데 순서가 뒤바뀌어 공동 이사장 3인만 추대해 그들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등 극히 비민주적 형태를 취했다.
지난해 11월 30일에 열린 발기대회는 민병용 자문위원의 사회로 진행됐는데 당시 발기인들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모든 것이 변칙적으로 처리됐다. 재단을 발기하면서 정관초안이나 기본적인 의사일정 조차 마련되지 못했다.

이런 여건에서 발기대회공동준비위원장 3인이 그대로 재단의 3인 공동 이사장으로 추대 선정되는 형식을 취했다. 국민회관은 도산 안창호와 흥사단의 혼이 담긴 유적지이다. 도산이나 과거의 흥사단은 철저히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실천했다.

공동이사장 추대후 두사람 불성실한 태도

▲ 좌로부터 백영중, 홍명기 씨.
ⓒ2005 Sundayjournalusa

그러나 도산을 존경하고 따른다고 선언하여 온 공동 이사장들의 자세는 도산과는 다른 행태를 보여왔다. 지난 2002년 2월 4일 당시 백영중 흥사단미주위원장은 언론을 상대로 “400만 달러를 조성해 국민회관을 복원하겠다”면서 “흥사단 자체보유기금 50만 달러와 정부지원금 그리고 동포사회에서 ‘1달러 모금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거창한 그의 계획발표는 공염불에 그쳤다. 그 후로도 백 위원장은 동포사회에 대해 구호만 남발하는 발언으로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홍명기 미주 도산기념사업회장도 국민회관 복원위원회를 맡으면서 불법 반출된 국민회관 유물과 사료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못했으며, 보관되어 방치된 사료들 복원사업에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는 복원사업이 끝나면 사퇴하겠다고 수 차례 공언했으나 다시 국민회관기념재단 공동 이사장을 맡아 구설수에 올랐다.

만약 이들 두 사람이 심기일전해 자신들에게 맡겨진 사명에 충실했다면 동포사회의 기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공동 이사장에 추대된 후 태만과 불성실로 재단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여기에는 동포사회의 무관심도 책임이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국민회관에 관심을 지닌 일부 인사들은 “무책임한 공동 이사장들이 즉각 퇴진하고 동포사회가 새로운 운영체제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초기 이민사를 연구하는 한 P씨는 10일 “동포사회는 국민회관 사료보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지난해 11월 LA를 방문했던 노 대통령도 사료보존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조만간 관심 있는 인사들간에 모임을 갖고 국민회관 문제를 다룰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타운의 한 단체장인 C씨도 “현재 선임된 공동 이사장단은 국민회관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은 스스로 사퇴해 새로 운영체제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교회 한 구석에 비치된 역사적인 국민회관 사료들은 허술한 보존 때문에 벌써 일부 귀중한 사료들은 먼지가루로 변해 유물가치를 잃고 있다.

이들 유물들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미주한인사회의 보물이다. 이러한 유물들이 손상되면 다시는 복원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2003년 7월 29일 당시 복원공사 중 다락방에서 발견된 수천 점의 사료들을 지난해 봄 육안으로 검증했던 USC 동아시아 도서관장인 켄 크라인 박사는 즉각적인 보존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원상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라인 박사는 유물들이 지금껏 발견되지 않았던 귀중한 역사 자료들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료들을 보관해 온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 측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회관 사료 정리 급선무… 조치 마련되어야

오히려 당시 복원위원회와 교회측은 다락방 유물을 놓고 서로가 자신들의 소유라고 기싸움을 벌이는 추태를 보였다. 지난해 여름 USC 동아시아 도서관 측이 유물의 손상을 막기위한 과학적인 처리를 지원하겠다고 교회 측에 요청까지 했으나 교회 측은 기념재단이 구성을 기다린다는 구실로 시기를 놓쳤다.

또한 복원위원회 측도 사료보존 복원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국민회관 건물보수와 내부단장 공사만을 서둘러 역사의식 없는 자세를 보였다. 이러한 관계자들의 태만과 무지에서 국민회관 사료는 그야말로 먼지 속에 방치되어 일부는 영원히 복원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귀중한 유물과 사료들은 목록조차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어 무슨 사료인지도 알 수가 없다. 특히 다락방 유물들은 막연히 수천 점으로만 추정할 뿐 정확한 수량조차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피폐되어 있다.

보존상태에 대해 지금껏 실태조차 공개하지 않고 쉬쉬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는 교회측은 마치 썩어나가는 시신을 감추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추정되는 다락방 유물은 독립운동 관련 중요 행정서류, 상하이 임시정부에 보낸 독립자금 명부와 액수, 국민회 회원들의 사진들, 신한민보의 영문판, 신한민보 구독자 명부록, 1919년 3.1운동에 대한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기록들, 과거 국민회나 초기 이민 단체들이 발간한 간행물들이다. 여기에 또 수많은 사진들이 있는데 이중에는 역사적인 가치가 큰 희귀본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이 국민회관의 귀중한 역사적 유물과 사료가 썩어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싸움만 벌이는 공동 이사장들은 즉각 사퇴하고 새로운 봉사자들에게 인계하는 것이 선조들에 대한 죄를 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 커뮤니티의 의견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