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추적 : 재향군인회 주관 「참전용사 묘역」사업은 처음부터 없었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 유공자 묘역 안내지에 게재된 김봉건 회장의 묘지 계약 체결식 장면. 그러나 실제로 계약서는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5 Sundayjournalusa

대한민국재향군인회 美 서부 지회(회장 김봉건)가 조성하는 ‘유공자묘역’사업이 미국 묘지회사S.C.I. 그룹과 정식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개인적인 묘역 매입으로 진행되어 일부 한인 묘들은 가매장 상태에 있는 비참한 실태임이 본보 취재로 밝혀져 동포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김봉건 회장이 그동안 “한인 전용묘지 조성을 계약했다”고 밝힌 것은 허위로 밝혀졌다. 재향군인회가 그동안 동포사회에 홍보해 온 한인 묘역단지가 있다는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 묘지에는 2월 현재까지 한인유공자묘역단지가 조성되지 않는 상태다.

이 문제와 관련, 현재 재향군인회측과 S.C.I 묘지회사와는 법정분쟁이 시작됐다. 재향군인회를 통해 묘지를 구입한 한인들은 애초 약속한 내용대로 묘역이 조성되지 않고, 재향군인회측이 구체적인 진행상황도 알려주지 않아 “사기 당했다”면서 법정대응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유공자묘역’ 매입과 관련해 30여만 달러로 알려진 커미션의 행방에 대해서도 각종 루머가 나돌고 있으며, 한인들의 묘지구입을 담당했던 관계자가 돌연 묘지회사로부터 해고당한 사건까지 발생해 ‘유공자묘역’에 대한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특별취재팀> www.sundayjournalusa.com

최근 재향군인회의 회원이라는 김 모 씨는 본보 취재진에게 “재향군인회의 ‘유공자묘역’을 매입했으나 묘역조성도 안되고, 매달 불입금만 내고 있어 불안하기만 하다”면서 “공연히 재향군인회측의 말만 믿고 매입했다가 자녀들로부터 원성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자녀들이 매달 불입금을 내고 있다고 한다. 또 김 씨는 “재향군인회측에 여러 번 문의했으나 차일피일 딴소리만 하고 있다”면서 “애초 모집할 때와 약속이 너무나 틀리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그리고 김 씨는 “지난번 재향군인회 총회에서도 많은 회원들이 불만을 나타냈는데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발뺌이나 변명으로 일관했다”면서 “재향군인회에서 묘역 상담을 한다는 김 목사는 요즈음 연락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한인들이 500기 정도 매입하면 향로봉도 세워주고 한인 유공자 전용묘역으로 단장도 해주겠다”고 했다며 “이미 800기 정도 매입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묘지회사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불평했다.

‘유공자묘역’은 재향군인회가 글렌도라시에 소재한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1401 S. Grand Ave. Glendora)에 조성했다고 알려진 한인전용 묘역이다. 재향군인회측은 이 묘역에 안장 자격자를 6.25 참전용사(부인 포함), 월남전 참전자와 해외 참전자, 독립유공자 및 애국지사, 국가유공자와 원호가족 그리고 20년 이상 군 군속자로 정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국의 국군묘지와 같은 묘역을 미주 땅에 건립한다는 것이었다.

“자녀들도 원망한다”

재향군인회측은 ‘유공자묘역’ 계획을 2002년에 발표하면서 이 묘역을 이용하게 되면 한국의 국립묘지 안장시 소용되는 경비가 절감되고, 간소한 절차로 묘역에 안장될 수 있으며, 유가족들의 성묘에도 편리하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한 ‘유공자묘역’이 조성되면 미국내 한국 영토 확장의 의미도 있고, 한미우호 증진의 효과도 있으며, 이민 후세대들에게 조국에 대한 애국심 고취를 위한 교육장소로 활용되고 나아가 한국인의 위상정립과 교민단결과 결속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유공자묘역’ 계획을 주도한 김봉건 회장은 재향군인회 산하에 ‘재미한국군참전 유공자묘역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69명의 추진 위원들을 선임했으며 자신이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재향군인회에서 작성한 ‘유공자묘역’ 안내서에는 “원래 묘지 1기의 가격은 6,500 달러이지만 특별히 한인 유공자묘역을 위해 특별가격으로 묘지 1기에 1,825달러, 부부 합동 2기 매입가는 3,555 달러”로 설명이 되어 있다.

그리고 묘지구입의 편리를 위해 5년 월부계획을 마련해주고 있다. 1기일 경우는 월 34달러이고 2기는 월 66 달러이다. 한인들을 위한 묘지가격이 월등히 싼 이유는 1,600기를 재향군인회가 예약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3년 동안에 1,600기를 재향군인회가 책임지고 조성한다는 것이다.

6천 달러 묘지가 1천6백 달러로

이 같은 안내서에는 이 묘역이 마치 한국의 국군묘지와 같은 성역화된 그림을 표지에 장식했으며 특히 2002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재향군인회 회원 200여명이 현장에서 행사를 갖고 김봉건 회장이 S.C.I 묘지그룹의 부사장과 묘역계약식을 가졌다면서 당시 사진도 게재했다. 재향군인회측은 묘지그룹의 세일즈맨인 김진흥 씨를 묘역담당자로 선정해 묘지구입 업무를 전담케 했으며 행사때 마다 홍보를 벌였다. 이에 지난해 말까지 약 800기가 매입된 것으로 재향군인회측은 밝혔다.

묘지가 이처럼 많이 매입된 것은 김봉건 회장 등 관계 임원들이 ‘해외에 최초로 조성되는 한국의 유공자 묘역’이며 ‘600기 이상 매입되면 한국인 전용묘역 설정과 함께 유공자묘역을 상징하는 조형물 등 소위 성역화 단장을 묘지회사측이 약속했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정부에서 묘지조성 지원금이 나올 경우 이미 구입한 대금의 일부를 상환해준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회원들이 자신들과 부인 명의로 묘지를 구입했다. 그러나 묘지가 800기 이상 매입계약이 실현됐으나 한인전용의 ‘유공자묘역’은 조성되지도 않고 있다.

한편 묘지회사는 최근 재향군인회의 클레어 金 고문변호사에게 ‘유공자묘역 지정을 정식 계약한 사실이 없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한다. 여기에 묘지상담역을 맡아온 김진흥 담당자도 묘지회사측으로부터 해고 당하는 사태에 이르러 ‘유공자묘역’ 매입업무가 중단된 지경에 이르렀다.

의문의 세일즈맨 해고

본보 취재진이 만난 재향군인회유공자묘역추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21일 익명을 전제로”나는 추진위원으로 선정됐으나 구체적 내용도 모른다”면서 “모든 일은 주로 김봉건 회장과 김진흥 묘지세일즈맨이 처리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김봉건 회장은 묘지회사측의 ‘한인유공자묘역조성 계약한 적 없다’는 통보에 대해 지난 18일 용수산 식당에서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사실은 구두로만 계약했다’고 해명하는 바람에 우리도 놀랐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김 회장은 묘지회사와 싸우기 위해 묘지를 계약한 것을 파기하고 나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무책임한 발언도 했다”면서 “정식계약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동안 은폐해 온 것에 의혹이 간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난 총회에서 묘지매입과 관련해 약 30만 달러 정도의 커미션이 발생했으나 세일즈맨이 단독으로 가져갔다는 설명이 있었다”면서 “커미션을 놓고 분쟁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유공자묘역’과 관련해 재향군인회의 한 임원은 “우리가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치 않은 것은 실수였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장 이하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없는 것이 더 문제이다”라고 지적했다. 본보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묘지를 계약하고 사망한 사람 중에는 애초 ‘유공자묘역’으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진 ‘채플 라운지’ 지역에 안장되지 못하고 다른 지역에 매장 된 것으로 대부분 나타나고 있다. 결국 한인 사망자는 공원묘지에 개인적으로 안장된 것이다.

최근 ‘유공자묘역’ 스캔들이 조금씩 터져 나오면서 항간에서는 김봉건 회장이 ‘커미션에 관련있다’라는 소문이 퍼졌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난 18일 총회에서 “항간에는 묘지계약과 관련해 커미션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으나 단 1 달러도 관련이 되어 있지 않다”면서 “만약 이 문제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어떤 응징이라도 받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한 한 회원은 “아직도 집행부측이 많은 것을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