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단소리 – 개구리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 경칩

이 뉴스를 공유하기
















1년 24절기의 세 번째 절기로 우수와 춘분 사이에 들어 있으며 태양의 황경이 345도에 해당될 때이며 우수와 춘분 사이에 있는 절기를 경칩(驚蟄) 또는 계칩(啓蟄)이라고도 한다.

음력으로는 1월 하순이나 2월 초순이며 양력으로는 3월 5일경이 되는데 금년 2005년 을유년은 양력 3월5일 음력 1월25일이 경칩이다.

겨울잠을 자고 있던 벌레가 날씨가 따뜻해져서 밖으로 나오는 시기라는 뜻이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였다. 여한미진(餘寒未盡) 후의 계절에 해당되며 년[年]에 따라서는 남쪽지방에서도 가끔씩 눈이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봄이 가깝기 때문에 낮 시간은 서서히 길어지는 시기이다.

경칩은 글자 그대로 땅 속에 들어가서 동면을 하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무렵이 된다. 개구리들은 번식기인 봄을 맞아 물이 괸 곳에 알을 까놓는데 그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좋을 뿐 아니라 몸을 보한다고 해서 경칩일에 개구리 알을 먹는 풍속이 전해 오고 있다. 지방에 따라서는 도롱뇽 알을 건져먹기도 한다. 토역(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이날 담벽을 바르거나 담장을 쌓는다.

경칩 때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부러 흙벽을 바르는 지방도 있다.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물에 재를 타서 그릇에 담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면 빈대가 없어진다는 속설이 전한다.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즙을 마시면 위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약으로 먹는 지방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인의 날이라고도 한다.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라는 노래가 있다. 봄이 오는 시점은 가히 청춘 연인들의 계절이다. 이는 동서고금이 다 그러하다.

고대 로마에는 2월 보름께 [루페르카리아]라는 축제날이 있었는데 젊은 아가씨의 이름을 적은 종이 쪽지를 상자에 넣고 동수의 젊은 총각으로 하여금 뽑게 하여 짝지어 주는 신나는 사랑의 날이었다. 지금의 발렌타인 데이(2월14일)도 봄이 오는 길목에 있다. 우리나라에도 은밀히 나마 연인의 날이 있었다. 벌레들이 겨울잠에서 놀라 깨어난다는 바로 경칩 날이었다. 신토불이 발렌타인 데이인 셈이다. 이날 우리 선조의 남녀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징표로써 은행씨앗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은밀히 은행을 나누어 먹었다한다.

은행나무는 숫 나무와 암 나무가 따로 있는데 서로 맞바라보고만 있어도 사랑이 오고가서 열매를 맺기에 순결한 사랑을 유감한 것이며 또한 비록 맛이 쓰고 껍질이 단단하여도 심어 그 싹을 틔우면 천년을 살아가는 영원한 사랑을 기원한 까닭일 것이다. 우리 옛 문헌 [사시찬요]에 보면 은행 껍데기에 세모난 것이 숫 은행이요, 두모 난 것이 암 은행이라 했는데 대보름날 은행을 구해 두었다가 경칩날 지아비가 세모 은행을, 지어미가 두모 은행을 맞바라보고서 생긋 웃으며 먹는 품은 낭만적이 아닐 수 없었겠다.

처녀 총각들은 이날 날이 어두워지면 그저 동구 밖에 있는 숫 나무 암 나무를 도는 것으로 사랑을 증명하고 또 정을 다지기도 했다. 은행나무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에만 자라는 동방의 나무다. 두 갈래진 은행 나뭇잎을 처음 본 독일의 문호 괴테는 잎은 하나이면서 둘인가 둘이면서 하나인가 아! 사랑은 저러해야 하는 것을…하고 읊었음도 사랑나무로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처럼 사랑을 동물성에서 식물성으로 구상에서 추상을 승화시켰던 우리 선조들 정말 멋있었다. 참고로 1년 24절기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태양년(太陽年)을 태양의 황경(黃經)에 따라 24등분하여 계절을 세분한 것이다. 시령(時令)·절후(節候)라고도 한다.

황경이란 태양이 춘분점을 기점으로 하여 황도(지구에서 보았을 때 태양이 1년 동안 하늘을 1바퀴 도는 길)를 움직인 각도이며, 이 황경이 0°일 때를 춘분으로 하여 15°청명(淸明) 30°곡우(穀雨) 45°입하(立夏) 60°소만(小滿) 75°망종(芒種) 90°하지(夏至) 105°소서(小暑) 120°대서(大暑) 135°입추(立秋) 150°처서(處暑) 165°백로(白露) 180°추분(秋分) 195°한로(寒露) 210°상강(霜降) 225°입동(立冬) 240°소설(小雪) 255°대설(大雪) 270°동지(冬至) 285°소한(小寒) 300°대한(大寒) 315°입춘(立春) 330°우수(雨水) 345°경칩(驚蟄) 0°춘분(春分) 와 같이 15°간격으로 24절기의 날짜가 구분된다.

절기와 절기 사이의 간격은 대략 15일인데 날짜는 해마다 양력으로는 거의 같게 되지만 음력으로는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가끔 윤달[閏月]을 넣어서 계절과 맞게 조정해야 한다.

24절기는 다시 절(節)과 중(中)으로 분류되는데 입춘(立春)을 비롯한 홀수 번째 절기는 절이 되고 우수(雨水)를 비롯한 짝수 번째 절기는 중이 된다. 중기(中氣)는 음력 열두달의 이름을 정하는 절기이다. 예를 들면 춘분이 드는 달인 음력 2월은 중춘월(仲春月), 소설(小雪)이 드는 달인 음력 10월은 맹동월(孟冬月)이라 한다.

4계절은 입춘·입하·입추·입동의 4절기(사입:四立의 날)로 시작되는데 1444년(세종26) 간행된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의 [기후]라는 항목에서 입춘이 든 음력 1월은 동풍이 불어 언 땅이 녹고 잠자던 벌레가 움직이며, 입하가 든 4월은 청개구리가 울고 보리가 익는다 하였고, 입추가 든 7월은 쓰르라미가 울고 벼가 익으며, 입동의 10월은 물과 땅이 얼기 시작하고 폐색(閉塞)되어 겨울이 된다고 하였다.

<자비원 지안 스님  213-268-2986>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