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계 ‘비야라이고사’ 후보 유리한 고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 캘리포니아 간호사 협회 회원들과 함께 한 비야라이고사 후보.


태평양의 관문이며 다양한 인종으로 다문화 국제도시인 LA 시에 역사상 최초의 라틴계 시장이 탄생할 전망이다. 지난 8일 실시된 LA시장 예비선거에서 라틴계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1위의 득표를 차지해, 2위에 오른 현직 시장인 제임스 한 후보와의 오는 5월 17일 결선 투표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과거 캘리포니아 주하원 의장을 역임했던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8일 밤 승리 파티에서 “나는 LA시장이 될 것이다”면서 “LA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더 나은 생활 터전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또 그는 “LA는 시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결선 투표의 지지를 호소했다.















▲ 제임스 한 현 LA 시장이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현재 LA 시의원인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지난 예비선거에서 백인, 유태인, 흑인, 아시아계 등으로부터 고르게 지지를 받았는데, 오는 5월 결선 투표에서 현재의 지지세를 유지하면 시장에 당선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그리고 지난 예비선거에서 탈락된 3위의 밥 허츠버그 후보와 4위의 버나드 팍스의 지지층을 끌어 모을 경우 그의 당선은 결정적이 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가까스로 결선투표에 진출한 한 시장은 절대 지지층이었던 흑인계의 대거 이탈과 밸리 지역 백인층의 외면으로 앞으로의 선거운동에 난관이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도 탄탄한 노조층의 지지와 백인층의 광범위한 지지가 있어 공화당계의 백인층을 끌어 모으게 될 경우 재선의 희망을 바라 볼 수도 있다.

만약 그가 결선 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지난 30년 LA시장 선거에서 유일하게 재선에 실패한 시장이 된다. 그리고 LA정치계의 명문 가문으로 이어 온 그의 정치 역정에 크나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한 시장의 열세는 4년 시장 임기 동안 시공사와 관련한 각 가지 부정 의혹과 흑인계 경찰국장이었던 버나드 팍스를 밀어내어 흑인층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LA 시민들의 주요 이슈인 갱 범죄 퇴치에서 지도력을 발휘치 못한 것도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유권자들이 한 시장에 대해 “특별히 잘 한 정책이 없다”라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비야라이고사 후보,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지난 2001년 시장 선거에서 제임스 한 시장과 겨루어 결선에서 패배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과거의 문제점을 보완해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정치인으로 다가 섰다.
그는 제임스 한 시장이 누리고 있는 흑인층 지지세력에게 과감히 도전했다. 그 결과 흑인 커뮤니티의 정신적 대부로 알려진 AME 교회의 세실 머레이 목사를 포함해 다수 흑인교회 성직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여기에 현직 흑인계 마틴 러드로우 시의원의 지지도 한몫을 했다.

오는 5월 최종 결선 투표에서 비야라이고사의 최대 약점은 제임스 한 시장이 기득권을 지니고 있는 민주당원과 노조들의 지지기반이다. 이번에 시장 선거는 당적과 관계없이 치루어 지는 것이지만 후보들 모두가 민주당 소속이기에 민주당 유권자들의 표심도 무시할 수가 없다. 여기에 공화당 소속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하는 가에도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소년시절 한 때 갱 단원의 어두운 시절을 보냈으나 인내와 끈기로 학업을 이루고 화려하게 정치인으로 입신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교육환경의 개선을 최대 공약으로 내걸고 있으며, 다인종 LA사회에서 새로운 지도자로 강력한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고 있다.

한 여론조사는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유권자들의 생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했다. 오는 5월 17일 결선 투표는 다인종 사회의 국제 도시 LA가 과연 새 인물을 탄생시킬 것인가로 세계가 주목하게 될 것이다.






세리토스 시의원 출마 한인 낙선

O—‘어바인의 기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8일 실시된 세리토스 시의원 선거에서 동반 당선을 꿈꾸던 한인 조재길 후보와 김찬용 후보는 모두 실패했다. 2명의 시의원 자리를 두고 7명의 후보가 나섰는데 현직 존 크롤리 시의원이 재선되고, 나머지 한 석을 짐 에드워즈 후보가 차지했다. 한인계 조재길 후보는 아깝게도 3위로 탈락했다.

또 다른 한인계 김찬용 후보는 5위에 머물렀다.
세리토스 시는 LA 카운티 시들 중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과거 찰스 김 (KAC 사무총장)씨가 첫 번 도전 한 이래 아직까지 한 명의 한인계 시의원을 배출치 못했다.

이 시에는 한인 유권자들이 3천명을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투표참가가 미비한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한인표도 큰 영향

지난 예비선거에서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후보와 제임스 한 후보가 1, 2위로 득표해 오는 5월 결선에서 맞붙게 되어 4년 전 선거에 재판이 되고 있다. 따라서 두 후보는 결선 투표를 위해 총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 결선에서 한 시장은 비록 예비선거에서 비야라이고사 후보에게 뒤졌지만 흑인층의 몰표와 밸리 지역의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역전승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 되고 있으나 정치분석가들에 따르면 이번에는 흑인들이나 밸리 지역의 백인들이 한 시장에게 몰표를 몰아 줄 것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

문제는 이번 예비선거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와 그들의 유권자들을 누가 끌어 모으는가에 달려 있다. 현재로서는 비야라이고사 후보가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번에 탈락한 후보들은 모두 한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었다. 따라서 비야라이고사 후보가 리더쉽을 발휘한다면 이번에 탈락한 후보들과의 연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과거와는 달리 한인 커뮤니티도 정치력 신장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A 타임스도 선거를 앞두고 코리아타운의 표심이 시장 선거에서 영향을 주게 될 지도 모른다고 보도 했다. 그리고 유세기간 중 전례 없이 코리아타운에서 후보토론회가 열려 한인사회에 대한 후보들의 공약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은 큰 성과였다.

이 같은 점은 주요 후보들이 2만 5,000여명에 달하는 한인계 유권자수를 의식했으며, 특히 대통령 선거전 불과 한 달여 만에 1만 여명에 달하는 한인 유권자들이 대거 등록하는 열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더 이상 한인 표를 무시할 수 판단에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투표에서 한인 유권자들이 많이 참가했으나, 전반적으로 30% 정도의 투표율에 비슷한 수준이었다.






결선 투표에 오른 두 후보 프로필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4.29 폭동 피해 보상에 노력”


라틴계 커뮤니티에서 자란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51) 후보는 한마디로 산전수전을 겪고 정치에 화려하게 입문한 정치인이다. 하지만 그의 몸에는 서민생활이 그대로 배어 있다.

이번 시장 후보들 중에서 누구보다도 한인 커뮤니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민역사상 최대 수난이었던 4.29 폭동에 대해 “한인들의 피해 보상에 관심 갖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01년에 이어 다시 LA 시장에 도전한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현직 시의원은 당선되면 시장 실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민족 다문화권인 LA시의 환경을 새롭게 변화시켜 나가기 위한 “다민족 시정부” 구성도 공약 중의 하나다.

4.29 폭동 이슈 이외에도 특히 한인 인재를 많이 등용해 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겠다는 것이다. 지난 4년간의 제임스 한 시장의 실추된 시정부 신뢰도 및 실종된 지도력 회복을 공약으로 내세운 비야라이고사 시의원은 교육개혁과 교통체증 해결, 경제 활성화도 약속하고 있다.

1953년1월23일 몬테벨로에서 태어난 그는 젊은 시절 노동운동가와 사회운동가로 커뮤니티에 봉사했다.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나중 UCLA와 피플스 법대를 졸업했다. 1994∼2000년 가주하원의원으로 재직했고, 1998∼2000년 가주하원의장으로 활동했다.

그 후 2001년에 LA시장에 출마했다가 결선투표에서 제임스 한 시장에게 패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2003년에 LA시 14 지구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되어 시장 재도전에 발판을 마련했다.

제임스 한 후보
코리아타운 개발에 역점”


현직 LA 시장인 제임스 한(53) 후보는 그의 작고한 선친 케네스 한 전 수퍼바이저 시절 때부터 가족이 한인사회와 우정을 맺어 오고 있다.

이번에 재선 고지에 도전한 제임스 한(53) 현 LA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청렴결백한 정치인’이란 이미지 회복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평소 한인사회와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코리아타운이 더욱 성장 할 수 있도록 교통문제와 범죄퇴치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 놓고 있다.

또 LA시 역사상 처음으로 재임 중 부시장을 한인으로 임명했으며, 커미셔너 직에도 한인 1·5∼2세를 과감히 등용했던 경험으로 한 LA시장은 오는 5월에 재선되면 더 많은 한인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특히 그는 재임 기간 중 LA시내 강력 범죄율을 평균 20% 줄인 결과를 강조하면서 코리아타운을 비롯해 LA시를 보다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500여명의 경찰을 추가 고용하겠다며 한인 등 이중언어 구사 경관 비율을 대폭 늘이겠다고 약속했다. 직업 창출, 교통체증 완화도 공약 중의 하나다.

1950년7월3일 LA에 크렌셔 지역에서 태어난 한 시장은 LA 정치계의 명문가 출신이다. 부친 케네스 한은 10선 수퍼바이저였으며, 누이 동생 제니스 한은 현재 LA 15지구 시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페퍼다인 대학(정치학 학사)과 페퍼다인 법대를 졸업해 LA시 검사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강신호<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