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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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Sundayjournalusa

신문에 나온 흑백 사진 한 장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 때(?)가 되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오랜 동안 학생들과 지내온 탓으로 스스로 젊음을 간직한 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너그럽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Sunday 저널에 실린 칼럼 사진이 이처럼 세월을 되돌아 보게 할 줄이야.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 다시 보지만 여전히 작은 슬픔이 마음 속에 잔잔하다.

어느날 갑자기 아침에 잠에서 깨어 옆에 누워있는 마누라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거울로 달려간 그 남편, ‘다시 한번 소스라치게 놀랐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나란 말인가! 이순(60)이 채 되지 못한 인생을 살아 온 주제에 사진 한 장에 웬 호들갑인가 라고 되물을 수 있겠지만, 울타리를 탈출한 우마(牛馬)처럼 질풍같이 살아온 나날들이기에 한번도 뒤돌아 볼 수 있는 여유가 없었기에 때를 알려 준 그 사진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이제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들이 휠씬 적을 나이기에 달려오는 젊은 세대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함께 동행하는 같은 세대에겐 위로와 격려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용기 있게 칼럼 쓰기에 응했으나 여전히 무거운 어깨는 아직도 글쓰기엔 부족한 나이임에 틀림 없는 것 같다.

25년전 철통 같았던 유신체제가 총 한방에 무너지고 이어서 전두환 소장이 막강한 군사력으로 정부를 찬탈하고 무소불위의 힘을 전횡하고 있을 무렵 새로운 희망을 품고 태평양을 건너 다행스럽게 힘든 고학 생활인 유학을 마치고 오늘에 이르렀다.

어느 성인이 ‘세월을 아끼라’ 하였던가?  영웅 호걸들도 진시황제도 오는 세월을 막지 못하지 아니하였던가! 인생은 짧고 무의미하다고 설파한 어느 잠언자도 세월의 흐름을 잘 알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젊음의 피가 그대 가슴에 있거든 세월을 그 무엇보다 아끼라. 먼 훗날 사진 한 장에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때가 분명 그대 앞에 있기를 위해서다.  나와 같은 동행자는 인생의 의미를 지나간 사진에서가 아닌 현재 소유하고 있는 당신의 이름에서 발견 할 수 있기 바란다.  

고난 후의 부활, 그 부활을 상징하는 백합화의 화사한 모습과 향기를 모든 칼럼 독자에게 드리면서 사무엘 음만의 시 한 귀절로 인사와 함께 끝맺음을 대신한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 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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