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두번 죽고 김대중 두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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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중기념관의 내부 전경. 

박정희 기념관 지원비를 회수해 김대중 기념관에 지원하는 양상이 벌어져 국내에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노무현 정부는 이미 박정희 기념사업에 지원한 200억원을 도로 회수하는 한편, 김대중 기념사업에는 60억원을 지원하기로 해 일반 시민들의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박정희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면서 “DJ에게 잘 보이려는 노무현의 속셈이 엿보인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박정희 기념사업과 김대중 기념사업을 비교 해본다.-<편집자>


한국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2005년 20억, 2006년 25억, 2007년 15억, 3년 간 총 6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전직 대통령예우에 관한 법률’ 제5조의2항은 “전직대통령을 위한 기념사업을 민간단체 등이 추진하는 경우에는 관계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동교동에 위치한 ‘김대중 도서관’에서는 총 124억을 들여 김 전 대통령에 관한 사료와 기록을 수집, 전시, 출판 등의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사업은 정부의 지원이 끊겨 난항을 겪고 있다. 한때 김대중 정부가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200억원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으나 지금은 행정자치부에서 지원했던 200억원을 되돌려 달라고 하고 있어 박정희 기념 사업회에서는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박정희 기념 사업회는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사업 국비 지원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으나 두 전대통령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발전 공로를 누구나 인정하고 그것이 민주화의 초석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기념관 설립을 위해 지원을 약속한 200억원 조차 회수하려 하는 이 정부가 일부 좌익 시민단체의 의견에 끌려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의 주범인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역사와 민족 앞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독립신문과 애국 시민단체는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반대하는 국민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며 더불어 정부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사업을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서정갑 예비역대령연합회 회장은 “조국 근대화에 기여한 바가 커 국민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는 박 대통령 기념관을 제치고 대남 테러기관(북한)에 국민 세금을 몰래 갖다 준 대통령의 기념관을 세운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김대중 정권이 북한에 국민의 혈세를 바쳐 핵을 개발, 우리의 심장을 겨누고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지는 못할 망정 기념관을 지어주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약속을 했으면 박정희 대통령부터 지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정부의 유머이기를 바라지만 이런 괴상한 유머는 있을 수 없고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럴 돈이 있으면 불우이웃이나 최근 급증하는 생활고로 자살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거나 강원도 산불로 고통 받는 이재민들을 지원하는데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자유진영의 시민 단체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조만간 김대중 기념사업을 반대하는 대규모 규탄 집회를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정희 기념사업에 모두가 긍정적이지는 않다. 지난 2000년 처음으로 ‘박정희 기념관’ 이야기가 나왔을 때 비판적인 여론도 있었다. 당시 박정희 기념 사업회가 추진 중인 ‘박정희기념관’이 공공도서관의 기능이 없는 단순한 자료실 형태로 설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티 박정희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박정희 기념관이 공공도서관 기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부지를 내주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온 서울시와 ‘기념관 건립반대 국민연대’측의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그 당시 박정희 기념사업회의 기념관 설계 현상공모 발표 이후 기념관을 설계 중인 5개 설계회사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서울시가 조건으로 내건 공공도서관의 기능을 갖춘 기념관으로 설계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가 설계하고 있는 기념관은 모두 박정희 전대통령 관련 자료를 보관하거나 통치자료를 연구하는 기능만 갖추고 있는 것. 이들 업체는 현재 기념관 설계를 60∼80% 가량 마친 상태다.

한 설계회사의 설계담당자는 “기념사업회로부터 전달 받은 설계지침에는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의 기능을 포함시켜 달라는 내용이 없었다”며 “내년 1월15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설계안은 박 전대통령 재임시절의 자료와 관련 도서를 전시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짜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설계회사 담당자도 “연면적 2500평 규모는 박 전대통령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것만으로도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열람실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라며 “우리는 기념 사업회가 제시한 설계지침에 맞는 기념관을 설계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의 주장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원칙적으로 ‘공공도서관 기능이 없는 기념관은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내심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서울시의 한 고위관계자는 “시가 박정희기념관 건립에 협조하는 것은 기념관이 내용에 관계없이 공익적 성격을 띠는 도서관이라는 점과 완공 후 시에 기부 채납한다는 두 가지 명분이 있기 때문인데 단순한 자료실 형태로 만들어진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며 난감해 했다. 그동안 국정감사 등을 통해 조건부 수용의사를 밝혀 온 당시 고건 서울시장도 난처한 입장에 처해졌었다.

그후 박정희 기념관 사업이 부진한 상태에 들어갔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무슨 마음인지 DJ 정권이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사업에 지원을 표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최근 다시 표류 위기를 맞고 있는 중이다. 이러는 가운데 박정희의 고향인 경북 구미시가 독자적으로 기념관 사업을 추진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구미시에 따르면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주변 2만 3000여 평에 박 전 대통령 기념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곳에는 추모관과 전시관 등이 들어서 사실상 기념관 건립사업을 추진하게 되는 것이다. 구미시는 이미 1만 7000여 평의 부지를 매입했고 기본계획도 세운 만큼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도 건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대에 의뢰한 용역결과가 나오는 내년 6월쯤 실시설계에 들어가 2006년 상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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