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가게 간판이 ‘박정희 대통령 매도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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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색 간판’ – 온라인 상에 떠돌던 “박정희 대통령을 매도 말자”는 문구의 간판이 찍힌
  사진은 진짜였다. 14일 찾은 경북 하양의 한 화장품 상점.
  ⓒ2005 오마이뉴스 이승욱

 “더 이상 박정희 대통령을 매도하지 말자”?

정치 집회에서 나올 법한 구호 정도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해부터 온라인 상에서 떠돌고 있는 ‘이색’ 간판을 찍은 사진이 해를 넘겨서도 여전히 화제다. <오마이뉴스>는 14일 오전 이색 간판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간판이 ‘실존'(?)하고 있다는 현장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진은 ‘진짜’였다.

현장은 경북 경산시 하양읍 내 번화가. 하양읍사무소에서 200여m 정도 하양 방면으로 올라가자 ‘화제’의 간판이 눈에 띄였다. 온라인 상에서 떠돌던 간판 사진 그대로였다. 대략 가로 10미터, 세로 1.5미터 크기의 이 대형 간판이 있는 자리는 W화장품 가게였다. 물론 이 간판을 제작·부착한 이는 화장품 가게의 주인 여동활(48)씨.

여씨가 이 간판을 제작한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여씨는 당시 가게를 확장하면서 상호가 적인 간판 대신 정치성 구호를 간판 문구로 사용했던 것. 10여년간 화장품 도·소매업을 해온 여씨는 “애초 작년 4월 무렵부터 박 대통령을 매도 말라는 구호를 간판에 넣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가게 간판을 바꿔 다는 기회에 문구도 단순한 상호가 아닌 구호를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여씨는 “5천년 역사 이래 가난을 몰아내 준 것은 박 대통령뿐”이라면서 “당연한 이야기를 가지고 인터뷰 하는 자체가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박 대통령을 너무나 단편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공은 제대로 나타내지 않고 과만 부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과오’는 무엇이지 묻는 질문에 대해 그는 “공이 너무 크기 때문에 (잘못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60~70년대 구로공단 등에서 힘든 일을 했지만 그땐 꿈과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고 말했다.

간판을 제작한 후 그동안 ‘압력'(?)도 많이 받았다는 여씨. 그는 “모 관청에서 논란이 되니 간판을 없애라는 이야기를 해왔다”며 “20여 차례 이상 술 먹은 사람들이 찾아와 시비를 건 적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  이색 간판을 내건 여동활씨
         ⓒ2005 오마이뉴스 이승욱

하지만 여씨는 주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간판을 내리지 않을 요량이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때 내릴 생각”이라면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국민이 총화될 때 간판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벌써부터 그 때 걸 간판을 미리 염두해 두고 있다. 역시 이색적인 문구다. ‘희망은 있다 젊은이여, 용기를 가지세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박사모를 탈퇴 후 현재는 박 대표의 울타리가 되자는 의미에서 ‘혜울’의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박 대표가 정치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의 올바른 평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라고 부르는 여씨는 대구경북이 더 정치적 보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대구경북에서 보수세력 많다고 하지만 고개만 숙이고 침묵만 지키고 있다”면서 ” 지금은 대구경북의 보수성을 더 살려야 한다. 지금은 현실 정치에 너무 아부만 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색 간판으로 자신의 ‘가슴 속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여씨. 흔히 말하는 ‘박정희 향수’가 짙게 배인 TK 지역 정서를 한 눈에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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