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진실규명위 “김형욱 양계장 타살설, 사실 아닌듯”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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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욱 씨의 파리 양계장 분쇄 타살설’에 대해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의 오충일 위원장이 지난 26일(한국시각) 모 라디오 방
송에 출연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제기해 눈길
을 끌고 있다.

김형욱 실종사건을 조사중인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의 오충일 위원장은 26일 <시사저널>이 제기한 ‘파리 양계장 분쇄 타살설’에 대해 “현장조사를 더 해봐야겠지만 현단계에서 그것은 아닌 것 같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이를 최초 보도한 <시사저널> 정희상 기자는 국정원의 의도적 조사 회피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사진실규명위 오충일 위원장 
“설을 따라다니면 미궁 빠질 수 있어”

  
오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 “‘내가 했다’는 설들은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납치해서 청와대에서 죽였다던지, 기타 여러가지 말들을 하고 있는 당사자들이 있다”며 “진상위가 그런 설들을 따라다니면서 조사를 하다가는 정말로 미궁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시사저널>이 이 모 씨라는 익명으로 인터뷰한 김형욱 암살 실행팀장의 주장에 대해 “신원이 확실하게 우선 인정이 되고, 그 사람의 증언이 우리가 찾고 있는 객관적 사실하고 합일될 때 우리는 그 증언을 채택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위원장은 그동안 이 모 씨의 실명 증언을 요구해왔다.
  
오 위원장은 특히 “본인이 직접 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검증을 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사료는 마른 것으로 하게 돼 있어 젖은 인간의 시신이나 딱딱한 두개골 부분이 양계장 정도 수준에서…”라고 말해, 김형욱을 산 채로 양계장 분쇄기에 넣어 죽였다는 주장의 사실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오 위원장은 또 “(본인이 직접 했다는 이 모 씨 증언의) 신빙성도 신빙성이지만 다른 부분을 찾아봐야 되겠다”며 “시신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양계장에서 증거가 없다던가 시신이 없다던가 할 경우에는 또 다른 의혹, 예컨대 제3국에서 잘 살고 있다는 말이 성립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이 모 씨가 익명으로 이야기를 하니까 사회적 의혹이 일고, 많은 사람들이 국내에서 경악을 했고, 유럽에서 그런 일이 있었던 것으로 돼서 검증없이 발표되는 바람에 코리안 이미지에 상당히 걱정스런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시사저널 정희상 기자.

정희상 기자, “증거 갖다주는데도 국정원이 거부”
  
하지만 최초 의혹을 제기한 <시사저널> 정희상 기자는 국정원이 이 씨의 증언을 ‘익명’이라는 이유로 조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한 데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정 기자는 지난 21일 CBS 라디오 ‘정범구의 시사토크’에 출연, “<시사저널> 보도가 나간 후 이 씨를 만나 ‘국정원 과거사 진상규명위에 공개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을 받고 비공식적으로 국정원 고위 관계자를 만나 관련기록 일체를 제공할 의사를 밝혔으나 어찌된 일인지 국정원에서는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정 기자는 “국정원이 그런 자세를 보인 후 이 씨는 ‘무시무시한 조직이 개인을 상대로 바보를 만들수도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인권단체, 시민단체 관계자를 포함해서 공정한 조사를 할 수 있는 기구와 멤버 속에서 조사를 받고 자신의 신변도 보장을 받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 기자는 실명 공개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프랑스의 경우 반인도적 범죄자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없어서 현장 답사한다고 기자들과 돌아다닐 경우에 신변의 안전 보장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기자는 이어 “(국정원 과거사조사위에) 민간 조사단원들이 의욕을 가지고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강한 권한을 가지고 조사하기보다는 감추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라며 “김형욱 사건은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기록 중심의 조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정 기자는 “최근 김형욱 사건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국정원측에서 나를 생각해준다면서 ‘망신 당할 수 있으니 발을 빼라’고 말한다”며 “진실규명을 위해 증거를 갖다주는데도 거부당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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