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박지성, 너는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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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다고 너무 슬퍼하지 마라. 태극전사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으니까.

네덜란드 프로축구 명문 아인트호벤의 당당한 주전 박지성(24)과 이영표(28). 빅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태극전사에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은 넘기 어려운 산임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상대가 챔피언스리그 6회 우승에 빛나는 AC밀란이라 더욱 그렇다. 개인기, 팀전력, 지명도 등 모든 면에서 뒤지는 게 사실이니까 말이다.

◇‘홍길동’ 박지성=27일 새벽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인트호벤-AC밀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박지성은 회심의 슛이 상대 GK에게 걸릴 때마다 아쉬운 표정을 지었고 이영표도 초반 불안을 딛고 ‘세계최고 오른쪽 윙백’ 카푸를 잘 막았다. 결과는 아인트호벤의 0-2 패. 후반 45분 토마손에게 내준 추가골은 너무 아쉬웠다.

아인트호벤이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다음달 5일 홈 2차전에서 3점차 승리를 거두는 것.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이루기 어려운 목표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러나 한국과 네덜란드의 팬들은 다른 사람들이 손사래를 치는 아인트호벤의 대승에 기대를 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신도 몰랐을 법한 4강 신화를 이끌어낸 히딩크와 박지성·이영표가 있으니까. 그리고 이들은 이날 AC밀란도 꺾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몸으로 보여줬다.

박지성은 처진 스트라이커와 투톱 공격수를 번갈아 맡으며 90분간 쉼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를 해설한 서형욱 MBC 해설위원의 말처럼 박지성 발에 페인트를 묻혔다면 그라운드 모든 곳에 그의 발자국이 남았을 것이다. 그는 공수에 걸쳐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 활약’을 보였다. 마치 쌍둥이 박지성이 동시에 뛰고 있는 듯했다.

일단 박지성의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났다. 전반 10분 아인트호벤 GK 고메스가 쳐낸 볼이 골지역 오른쪽에 있던 크레스포의 머리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드는 순간. 텅빈 골문을 지킨 것은 박지성이었다. 그는 크레스포의 헤딩슛을 머리로 받아내 골문밖으로 보냈다.

아인트호벤 으뜸 공격수도 박지성이었다. 그의 슈팅 3개 모두 골대를 살짝 벗어나거나 상대 GK 정면으로 굴러가 아쉬움만 남겼다. 후반 2분 이영표의 중거리슛을 GK가 막아낸 뒤 흐른 볼을 문전으로 달려들며 발을 갖다대려 했으나 간발의 차로 늦었다. 박지성이 당한 파울은 팀내 최다 6개. 그만큼 부지런히 뛰었다는 뜻이다.

요한 크루이프의 극찬은 계속되고=박지성은 축구전문사이트 ‘골닷컴’과 이탈리아 공영방송국 스포츠사이트 ‘RAI스포츠’로부터 결승골의 주인공 셰브첸코, 카카(이상 AC밀란), 고메스와 같은 평점 7을 받았다. 특히 다른 축구전문사이트인 ‘플래닛풋볼’에서 팬들이 준 평점에서는 팀내 유일한 9점대다. 플래닛풋볼은 박지성의 플레이를 두고 ‘Lively, lacked killer touch’(활기찼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라고 평가했다.

히딩크 아인트호벤 감독은 “우리가 6번이나 득점찬스를 잡았는데 아쉽다”면서 “그러나 우리 구단보다 5배나 돈이 많은 팀을 상대로 잘 싸운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어 “박지성은 지능적이고 완벽한 플레이를 했고 이영표는 카푸를 잘 막았다”고 평가했다.

이영표도 제몫을 해줬다. 경기 초반에는 몇차례 패스미스가 나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찰거머리 수비는 빛을 발했다. 공격적인 윙백 카푸가 수비에만 치중한 것도 공수에서 끈질긴 활약을 보인 이영표 때문이었다. 이날 경기를 네덜란드에 중계한 네덜란드 축구영웅 요한 크루이프도 “상대 4, 5명을 곤경에 빠뜨리는 플레이를 한 박지성과 이영표가 가장 빛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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