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한인소녀의 글… 미국을 감동시키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19일 미국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에서 열린 링컨박물관 개관기념 행사. 검은 머리의 한 여고생이 조지 W 부시 대통령, 일리노이 주 주지사 및 연방 상원의원과 나란히 연단에 올라섰다.

그는 ‘새로운 국가, 새로운 세기, 새로운 자유’라는 주제의 글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현재 메릴랜드 주 조지타운 데이스쿨 11학년(고교 2년)에 재학 중인 한국계 이미한(17) 양이었다. 이 양은 의회전문 방송인 C-SPAN이 링컨박물관 개관기념사업으로 주최한 전국 백일장의 대상 수상자로 이 자리에 선 것이다. 무려 5400명이 참가한 대회였다.

이 양은 일제강점기 한글사전을 편찬하다 옥고를 치른 외증조부 고(故) 건재 정인승(健齋 鄭寅承) 박사의 이야기를 썼다. 건재 선생은 전북 장수 출신으로 연희전문 문과를 졸업한 뒤 조선어학회가 1936년부터 기획한 ‘큰사전’ 편찬 사업에 참여하다 투옥됐고, 광복 후에는 전북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다.

“자유에 대한 나의 이해는 언어의 이해와 강하게 연결돼 있다. …일본 정부가 한글 사용을 금지했던 1940년대 외증조부는 한국 최초의 한글사전을 편찬하다 박해를 받았다. 그는 개인의 사상을 형성하고 교감하는 매개인 언어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믿으셨다. …나는 친구들과 동성결혼 권리,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토론한다. 21세기의 자유는 나이 인종 성 지위 언어와 상관없이 개인의 자유를 의미하며, 이런 자유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양의 글은 비교적 짧았다. 링컨 대통령의 대표적 연설인 게티즈버그 연설에 사용된 272개 단어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이 양은 취재진에 “주제는 ‘링컨과 새로운 자유의 탄생’이었지만 자유라는 큰 주제를 떠올리면서 외증조부가 내게 준 영감을 썼다”고 말했다.

행사를 생중계한 C-SPAN은 행사장에 참석한 아버지 이종훈(미 식품의약국·FDA 병리학자) 박사와 어머니 박유미(조지타운대 영문학 교수) 씨의 모습을 자주 비췄다.

C-SPAN은 “이 양은 미국 내의 어떤 대학에도 들어갈 수 있는 높은 SAT 점수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뒤이어 등단한 부시 대통령은 “자유사회의 삶에 대해 생각을 표현한 이 양에게 특별한 감사의 뜻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이 양은 “대상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며 “그저 숙제로 했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