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98골 차붐, 찬호 98승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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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의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5일 통산 98승에 도전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을 기록한‘차붐’차범근 수원 감독이 후배 박찬호에게 보내는 격려 편지를 보내왔다.

코리안 특급이라고 하던가?


그것도 아주 잘생긴 특급 말일세. 올해가 박찬호군(아직 미혼이니 이렇게 부르고 싶네)에게 메이저리그 열두 번째 시즌이니 그간 객지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어느 기자가 자기들의 삼겹살 소주 파티에 자네가 “양질의 고기가 아니면 해롭다”는 이유로 함께 해주지 않았다고 투덜거리다 나에게 심한 말을 들은 적이 있네. 아마도 독일생활 초기에 죽어라 앞만 보고 훈련하는 나에게 비슷한 이유로 험담을 하며 힘들게 했던 기억이 떠올라 순간 화가 났던 것 같네.


나는 그때 박찬호 이 친구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네. 객지에서 그것도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열두 시즌을 버틴다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아니네.


우리 두리가 선발에서 제외된 어느 날,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새벽. 원정경기를 마치고 아파트 문을 혼자 따고 들어서는데 가슴이 미어질 것처럼 아파서 혼자 벽을 치고 소리내어 울었다는군. 그런 시간을 찬호군은 열두 해나 보냈다니….


이제 98승을 눈앞에 두고 있지? 내가 분데스리가에서 열 시즌을 통해 얻었던 골이 98골이었지. 뭐, 내 기록은 그리 대단한 것도 크게 모자라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네. 그러나 야구의 98승은 축구의 그것과는 다르질 않나!


어느 날 공항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 틈에 끼어 찬호군의 경기를 잠깐 본 적이 있네. 엄청나게 빠른 공 앞에서 코끼리보다 더 커보이는 상대팀 타자가 그만 배트를 땅으로 내리고 말더군.


운동장의 관중들은 물론이고, 공항에 있던 대한민국 사람들까지 소리를 지르고 좋아하는데 찬호군의 표정만 그대로였지.


그렇지. 그 한 경기를 이겼다고 야구인생을 승리하는 것이 아니니까. 그래서 얼마 전 세상을 뜨신 나의 스승은 지나간 승리를 ‘어제 내린 눈’이라고 하셨던 것 같네.


벌써 서른을 훌쩍 넘겼으니 어느새 벌써 노장선수라고 불리는 나이군. 20대와 달리 한 번 몸에 이상이 오면 빨리 회복이 되지 않는 나이지.


벌써 여러 차례 경험을 했지? 그래도 몸을 아껴서 오래오래 선수생활을 하게. 찬호군이나 나나 돈을 벌기 위해 축구나 야구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좋아하는 야구, 웬일인지 그만두고 나면 그게 더욱 그리운 걸세. 그리고 그만큼 찬호군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이 세상에는 별로 없을 거라네. 주위에서 뭐라 그런다고 은퇴를 서두르지 말게. 몸이 허락한다면 기록에 크게 구애받지 말고 오랫동안 메이저리그 생활을 즐기게나. 열심히 뛰어서 정상에 오른 스타플레이어에게 주는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내일 꼭 98승을 해달라고 말하지는 않겠네.


그간 찬호군을 꼭 한번 격려하고 싶었는데, 98승을 핑계로 내 마음을 전한 것뿐이네. 우리 두리도 찬호군을 열렬히 지지한다는 걸 잊지 말아달라네. 부디 시시한 것들에 흔들리거나 마음 상하지 말고,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답게 당당하게 건승하길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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