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김형욱의 이니셜 논란… 국정원이 무언가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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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이하 국정원 과거사위 : 위원장 오충일)’는 지난달 26일 김형욱 실종사건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김형욱 실종사건’에 대한 국정원 과거사위의 중간발표가 나온 뒤 오히려 여러 가지 억측과 의혹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이번 발표에 대해 김형욱 씨의 육사 6기 동기생이자 과거 중정 시절 부하직원이었던 방준모 씨(현재 뉴욕거주)는 지난 본보와의 인터뷰(제506호)를 통해 오히려 ‘파리공관 살해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고, ‘파리 양계장 분쇄說‘을 제기했던 시사저널 또한 이 같은 국정원 과거사위의 발표에 대해 의문을 계속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

우선 국정원 중간발표 내용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김형욱은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의 지시를 받은 이상열 주불 공사가 주불 거점 요원들을 투입해 이들이 따로 고용한 제3국인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란 것이 주내용이다. 최근 ‘김형욱 실종사건’과 관련 20여년 넘게 추적취재를 벌이고 있는 ‘월간조선’은 최신호인 7월호를 통해 “김형욱 씨는 루마니아 출신 조폭들에게 살해되었다”는 내용을 담은 특종보도를 했다. 나머지 모든 정황은 지난 월간조선 3월호를 통해 공개한 내용과 같으며, 지난 국정원 과거사위의 중간발표 내용과도 가장 근접한 보도라는 평이다.

 하지만 현재 쟁점은 “중간발표 내용이 신현진(가명) 씨 한 사람의 진술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과 가장 중요한 ‘사체처리’와 관련 소위 ‘목격자’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 쏠리고 있다. 이번 국정원 중간발표 결과를 믿는다손 치더라도 중정요원 신현진 씨와 이만수 씨(두 사람 다 가명) 두 사람은 전적으로 자신들이 고용한 제3국인(월간조선에 의하면 루마니아 출신 조폭들) 2명이 살해하고 이들 두 사람은 돈을 건네는 역할만 수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즉 국정원 중간보고를 면밀히 살펴보면, 살해에 사용된 권총도 분실된 것으로 나타나 증거물이 없는 상태고 이들 중정요원 연수생 2명은 살해현장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대기하고 있는 등 직접 살해를 목격한 목격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사체처리 과정도 “낙엽으로 덮어 버렸다”라는 것이 골자인데, 어딘지 모르게 석연치가 않다.

한편 국정원 중간발표를 보면 “김형욱의 여권-지갑은 이상열 씨가 가졌으며, 다른 소지품들은 신현진에게 건네져 이상열 씨의 지시에 따라 ‘철저히 인멸한 후 즉시 파리를 떠나 귀국하라’고 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최근 불거져 나온 ‘사우디아라비아 行’에 대해 국정원 과거사위 관계자들은 “동명이인이 출국한 것이다… 중정요원 이만수가 김형욱 명의의 위조여권을 사용해 출국한 것이다”라는 등 혼선을 빚는 증언을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박상균<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이하 국정원 과거사위 : 위원장 오충일)’의 ‘김형욱 실종사건’ 중간발표와 관련 여기저기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갖가지 추측과 가설들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라는 국정원 중간발표 과정의 명분이 무색하게도 더욱 많은 추측과 가설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국정원 발표가 ‘상부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과 함께, 결국 모든 언론들의 가설을 끌어다 모아 ‘짜맞추기 식 발표’를 한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까지 거들고 있는 형국이다.


국정원 과거사위의 발표는 …
“어딘가 석연치가 않다”


국정원 중간발표에도 불구하고 ‘파리 공관 살해설’ 및 ‘사우디아라비아 행’에 무게가 실리는 증언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국정원 중간발표’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김형욱의 사우디아라비아 행’을 최초 보도한 뉴욕 한국일보(담당기자 : 신용일)는 최근 6일자(미국 시각) 신문을 통해 “미 중앙정보부(CIA)가 ‘김형욱 前 한국 중앙정보부장의 1979년 10월 실종 사건과 관련한 정보’의 비밀해제 요청에 대해 이를 ‘국가기밀(Classified)’ 정보로 분류, 공개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6일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즉 CIA는 뉴욕 한국일보에 보낸 서신을 통해 “(기록의 존재 여부를 우리 기관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을 경우 이 같은 정보는 대통령 시행령 12958호의 1.4(c) 조항과 1.4(d) 조항에 의해 국가기밀로 분류된다. CIA는 외국인(김형욱)과 관련된 정보 공개 요청에 대해 기록의 존재 여부를 확인 또는 부인하지 않는 기존 정책을 갖고 있다”며 김 前 부장의 실종 사건에 대한 기록 공개는 물론 기록 자체의 존재 여부까지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

따라서 ‘김형욱 실종사건’과 관련 큰 실마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미 중앙정보부의 기록 또한 미궁 속에 빠져든 모습이다. 


월간조선 7월호 ‘국정원 중간발표’ 뒷받침 “루마니아 조폭이 살해했다” 보도

“박정희가 김형욱 살해의 최고 책임자 밝히기 위해 과거사위 발족” 주장
 
이러한 가운데 ‘월간조선’ 7월호가 지난달 국정원 과거사위 중간발표에서 김형욱을 살해한 사람은 동유럽 출신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이들은 루마니아 출신으로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 중이던 조직 폭력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월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루마니아 출신 조폭들은 당시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중앙정보부 요원 신 모 (가명 : 실제 성은 변 씨) 씨로부터 청부살해 부탁을 받았다. 신 씨는 중앙정보부 정규과정 10기 공개채용 시험을 통해 입사해 김형욱 살해사건에 가담한 후 10·26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퇴사했다.

신 씨와 함께 사건에 가담한 이 모(가명 : 실제 성은 김 씨) 씨는 김 씨를 살해한 루마니아 출신 조폭들을 만나 사례비 10만 달러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이 씨는 정규과정 12기 출신으로 2004년 말 국정원에서 퇴사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월간조선은 “국정원 과거사위원회는 중간조사 발표에서 김재규 前 중앙정보부장이 이상열 주불 한국대사관 공사에게 김형욱을 살해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 공사는 신 씨와 이 씨에게 이 일을 맡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 가지는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있다”고 전제한 뒤, 월간조선 측은 “국정원이 과거사위원회를 발족하고 김형욱 살해사건을 서둘러 발표한 데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이 반영됐으며, 김형욱 살해의 최고 책임자가 박정희 前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라는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 지난 75년 김형욱씨가 미리 작성해둔 ‘유언장’을 보면
김씨가 ‘Kim Hyung Wook’이라고 자필 사인한것을 알
수 있다.
 
 ⓒ2005 Sundayjournalusa

 


때아닌 “김형욱 이니셜” 논란
김형욱 씨 유언장에는 자필로 ‘Kim Hyung Wook’ 사인


국정원 과거사위의 한 관계자는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형욱 前 중앙정보부장이 프랑스에서 실종된 뒤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했다는 미 국무부 비밀문서 내용은 김형욱과 동명이인의 출입국 기록을 잘못 파악한 것에서 비롯된 일이다”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은 국정원 과거사위의 한 관계자 말을 빌려 “지난79년 10월 7일 김 前 부장이 실종되고 사흘 뒤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한 누군가가 ‘김형욱’이라는 이름의 여권을 사용한 것을 프랑스 수사당국에서 김 前 부장이 출국한 것으로 오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프랑스 경시청에서 넉 달 만에 수사를 종결하면서 이 출입국 기록에 근거해 ‘김 前 부장은 죽었든지 살았든지 간에 프랑스 밖으로 나갔다’고 발표했다”며 “이와 같은 사정을 당시 일본 대사관이 본국에 보고했고, 일본 정부는 다시 미국에 이 내용을 통보해 미국 기밀 문서에 이 내용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 여권에 적힌 영문 이름이 김 前 부장의 여권에 기재된 이름과는 달라 나중에 프랑스 수사당국이 ‘김형욱이 프랑스 밖으로 나갔다’는 발표를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한발 더 나아간 주장도 있어 소개한다. 연합뉴스는 지난 16일(한국시각) 국정원 과거사위 관계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근거로 “김형욱 前 중앙정보부장을 파리 근교에서 살해하는데 가담한 중정 요원 이만수(가명) 씨가 사건 후 ‘김형욱’(Kim Hyung Wook)이라는 위조여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을 거쳐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프랑스에서 출국한 사람은 이만수이며, 그는 사건 후 중정이 사전에 만들어 놓은 ‘김형욱’이라는 이름의 위조여권을 갖고 다란을 거쳐 서울로 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김형욱 여권의 영문이름은 ‘Kim Hyung Wuk’인데 이만수의 여권은 ‘Kim Hyung Wook’으로 ‘Wook’ 부분이 틀리게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 조사 결과, 당시 서울이나 프랑스 등 국내외 어디에서도 ‘Kim Hyung Wook’이라는 이름으로 여권을 발급한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본보 취재팀이 입수해 공개한 바 있는 김형욱 씨 유언장을 보면 김형욱 씨가 자필로 ‘Kim Hyung Wook’이라고 사인한 기록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정원 과거사위의 관계자들은 김형욱 씨의 본래 여권명의는 ‘Kim Hyung Wuk’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탈출과정에서 이만수 씨가 사용했다는 여권은 ‘Kim Hyung Wook’으로 위조된 여권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듯 작은 부분에서도 ‘혼선’을 야기하고 있는 ‘국정원 과거사위’의 조사내용이 “어딘지 석연치 않다”라는 시각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이니셜이 논란이 되는 것은 김형욱 씨가 ‘Kim Hyung Wuk’이라는 여권을 사용했기에 ‘Kim Hyung Wook’이라는 여권으로 출입국한 기록은 ‘동명이인 혹은 위조여권’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형욱 씨는 분명 지난 75년도에 작성한 유언장에 ‘Kim Hyung Wook’이라는 명의로 서명을 하고 있어 ‘누구 말이 맞는가’를 놓고 크나 큰 혼선이 야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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