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이 오히려 주가에 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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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 없는 점진적 유가 상승은 미국 경제와 증시에 독이 아니라 오히려 약이라고 마켓워치가 12일 보도했다.
나스닥지수는 현재 1년 래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우지수도 4년 래 최고치와의 거리가 4%에 불과하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배럴 당 61.90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지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10년간 유가 107% 급등..증시는 약세장 탈출


이 같은 모순된 상황에 대해 씨티그룹 스미스 바니증권의 미국 주식 담당 대표인 토비아스 레브코비치는 “최근의 유가 상승과 1970년대 `석유파동`은 유가 상승까지 걸린 시간에서 주요한 차이가 있다”며 “점진적 유가 상승은 경제와 소비자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에 유가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면 1970년대처럼 소비자들은 큰 충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경우는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수출 중단 사태가 벌어졌던 1973~1974년과, 1979~1980년 이란 혁명 및 1990~1991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등 세 번에 불과했다. 이때 세계 경제는 유가 급등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반면, 1990년대 후반 유가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WTI 선물가격은 1998년 배럴 당 11달러 대에서 2000년 초 배럴 당 30달러 이상으로 상승폭은 컸지만, 유가 상승 속도는 완만했다.
레브코비치는 “유가가 오른다고 해서 경기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경제적 조건만 있다면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는 2002년 11월 배럴 당 29.35달러에서 현재 60.62달러로 107% 급등했다. 이 기간 중 뉴욕증시는 지난 2002년 10월9월 저점을 찍은 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우지수는 44%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92% 상승했다.


◇소득증가로 美경제 유가충격 흡수


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 3.8%를 기록했다. 소비지출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실업률은 6월 5%를 기록,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가 상승에도 미국 경제와 증시가 이처럼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소득수준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위팅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 관련 비용이 500억 달러 가까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소득은 527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를 반영해 소매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내수관련주들은 시장평균 수익률 이상의 상승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코노미닷컴의 피셔는 “1970년대의 석유파동과 달리 최근의 유가 급등 사태는 수요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이는 경제가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으로, 기업들의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가가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버트레이더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케네스 타워는 “유가의 시장 영향력이 제한적인 것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유가 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해 명목 유가는 1990년에 비해 약 48% 정도 높은 수준이다. 그렇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경우 유가는 15년 전에 비해 1% 상승한 것에 불과하다.
글로벌 인베스터 글로벌 리소스 펀드의 공동 매니저인 브라이언 힉스는 “4분기 석유 수요가 절정에 달해 유가가 배럴 당 62달러 선을 돌파한다고 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며 “다만 유가가 60 달러 대에서 머무는 기간이 늘어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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