發行人 칼럼 : 삼성공화국 기세에 닫혀버린 ‘판도라의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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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삼성그룹’의 실질적 2인자인 이학수 부회장을 불러다가 소환조사를 펼쳤다. 지난 9일(한국시각) 이학수 삼성 부회장을 97년 대선 당시 불법 로비자금 제공 혐의 등으로 소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양새를 볼 때 ‘삼성 수사’에 착수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이러한 ‘이 부회장의 소환’을 놓고 “비판 여론 분위기에 떠밀려 구색상 소환한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군다나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은 “녹음 테이프 내용에 담겨진 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간 검찰 측이 불법도청 테이프 내용에 대한 수사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독수독과론’(毒樹毒果論·고문이나 불법도청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된 자료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법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었을까. 혐의 자체를 한마디로 일축 시켜버린 것이다.

 지난 2002년 대선자금 수사에서도 “삼성 측이 385억원에 거금을 정치권에 건넨 것이 밝혀졌지만, 이학수 부회장이 소위 ‘뒤집어’ 쓰는 형식을 빌려 모든 책임을 떠안았다”고 볼 수 있다. “이학수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모르게 이 회장의 개인 돈 385억원을 빼냈기 때문에 이 회장은 잘못이 없다”는 것이 검찰 설명의 요지였다. 이번 97년 대선자금 수사에서도 삼성그룹 측은 경우에 따라 ‘X파일의 주인공 이학수-홍석현 씨가 뒤집어 쓰면 된다’라는 마지노선을 확보한 모습이다. 절대로 이건희 회장의 소환까지 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는다는 계산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모든 국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과연 274개의 X파일로 명명된 이른바 ‘판도라의 상자’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정경언 유착의 비리가 담긴 이 ‘엑기스’와도 같은 자료들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영원히 판도라의 상자 속에 갇혀질 모양이다.

그간 대한민국 검찰은 삼성SDS 헐값 사채발행 사건 등 참여연대 등의 거듭된 고발에 ‘무혐의’ 처리를 내렸으며, 올해 들어서도 “삼성 측이 근로자의 휴대폰을 불법적으로 위치 추적했다”고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이렇듯 ‘삼성그룹’과 관련된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왜일까. 

참여연대 측은 X파일 내용 중에 이른바 떡값을 건네 받은 현직 검찰간부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X파일 관련 당사자들이 누구를 수사할 수 있냐”라는 명분에서다.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반면 이번 ‘97년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검찰 측은 “경우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소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검찰 측의 설명이 곧이 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유독 삼성그룹이 수사선상에 등장할 때마다 검찰에 대한 불신만이 더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연 훈<본보 발행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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