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은행(행장 양 호)과 중앙은행(행장 김선홍)이 조만간 합병한다”는 소문이 금융街에 심심찮게 번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한미-나라간 합병說’도 나돌고 있어 그 진위여부에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데에는 최근 윌셔은행(행장 민수봉)이 뉴욕소재 ‘리버티 은행’을 전격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 바람이 가시화되면서 한인 은행권들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미은행의 손성원 행장은 지난 6월 LA 비즈니스 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5년 내 한미은행을 포함한 2개의 한인은행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라는 폭탄선언으로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는데, 현재 금융권의 분위기는 일종의 ‘합종연횡’을 통한 ‘덩치 불리기’로 더 이상 ‘커뮤니티 은행’이 아닌 ‘주류은행’으로의 도약을 꾀하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약 35억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한미은행에 맞서, “나라-중앙간의 합병으로 한미은행에 걸맞는 대형은행으로 도약한다”는 것이 그간 줄기차게 제기되어온 ‘나라-중앙 합병說‘의 요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한미-나라… 한미-중앙’ 시나리오가 흘러나오면서 “50억 달러 자산의 초대형 공룡은행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한인 은행업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미-나라간의 합병說이 나돌자 금융권은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사실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의 경제력 또한 만만치 않게 급성장한데다가 이들 두 은행들은 이러한 한인 커뮤니티 경제력을 발판 삼아 미국 서부와 동부지역에서 순수 한인 커뮤니티 자본으로 이뤄진 ‘커뮤니티 은행’ 가운데에서는 ‘Top’을 달리고 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LA에서 강점을 지닌 한미은행과 뉴욕에서 강점을 지닌 나라은행이 합병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클 것이다”라는 관측이 큰 설득력을 얻어왔던 것도 사실.
하지만 나스닥 상장 4대 한인은행들 중 윌셔은행을 제외한 한미-나라-중앙의 경우 공히 금융감독국으로부터 ‘MOU’를 받은 상태라, 이들의 합병 시나리오는 해당 은행들이 징계상태에서 벗어나야 가능한 사안인지라 ‘MOU 해제’ 시점을 앞둔 빅4 은행들간의 ‘물밑협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상균<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한인 금융 街에 때아닌 ‘합병說’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합병바람’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되어왔던 터라, 오히려 관심사는 한인 은행권들이 어떤 식으로 합종연횡을 꾀할 지 여부로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 가운데에도 특히 나스닥 상장 4대은행들의 움직임에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지난 윌셔은행의 뉴욕소재 리버티 은행 전격인수 성공의 뒷배경에는 이들 빅4은행들이 처한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물이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BSA 규정위반 관련), 중앙(회계보고 관련), 나라(회계보고 관련) 등은 현재 금융감독국으로부터 ‘MOU(징계)’를 받고 있는 상태라 ‘합병’과 관련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윌셔은행 측이 ‘리버티 은행’ 인수에 손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초 한미-중앙-나라 등이 탐을 내었던 ‘리버티 은행’의 인수가는 지난해 2천만 달러 선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들 은행들이 MOU로 말미암아 ‘인수자 자격’을 자동적으로 상실한 모양새가 되어버렸던 것.
이렇듯 선택의 폭이 줄어든데다가 지속된 경영난으로 다급해진 리버티 은행 측은 제 발로 윌셔은행 측을 찾아와 약 1,500만 달러의 오퍼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항간에는 윌셔 측이 “1,300만 달러 선까지 인수가를 낮출 수도 있었다며 아쉬워했다”는 후문마저 들리고 있다. |